[병영생활행동강령]군인, 휴가를 알차게 보내는 방법은?


의정부 역에서 친구들과 만났다. 난 시커멓게 타고 난리가 났는데 친구들은 100일전 봤던 그모습 그대로였다. 친구들이 점심을 먹지 않아 근처 회기역에 파전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난 배가 불러 많이 먹지는 못했지만 친구들은 배가 고팠던지 허겁지겁 막걸리와 함께 파전을 비워 나갔다.

30분만에 파전을 해치운 우리들은 잠깐 앉아서 못나눈 얘기를 했다.


"야 어떠냐 지낼만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대답이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낼만 하냐니까?"

"야 니들 어떻게든 군대 가지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렇게 심해?"

"나같으면 자살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처럼 얘기 했지만 100퍼센트 진담이었다.

난 지금까지 있었던 훈련소, 자대 얘기를 해주며 시간을 보냈고 한시간 가량이 지나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전철에서도 난 군대에 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해줬다. 아직은 뭐 그러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입대하고 나서 내가 했던 말들이 얼마나 실감 갈지 알기에 난 속으로만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 가봐야 정신차리지'

한시간 반 가량을 전철에서 시간을 보내고 서서히 우리집인 개봉역근처에 다다랐다. 한 정거장 한 정거장 가면서 내가 입대하기 전에 봐왔던 것들이 눈에 보이니 서서히 휴가 나왔다는게 실감이 났다. 그리고 개봉역에 도착해 내리자 마치 어제 여기 있었던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내가 군인이라는 것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야 나 집에 갔다올게"

"그래 부모님께 인사 드려야지"


친구들이 피씨방에서 기다리는 동안 나는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부모님을 곧 뵐거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됐다.

엘리베이터를 타 우리집 버튼을 누르고 올라갔는데 한층 한층 올라갈때마다 심장은 더욱 크게 뛰는것 같았다. 드디어 집앞 문 현관 난 벨을 눌렀다.

"띵동~"

한참후 어머니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엄마 나야~"

"철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 손잡이를 당겨 문을 여니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어머어머"

"단결 신고합니다 이병 이슬기는 2004년 11월 11일부터 동년 동원 15일 까지 휴가를 명받아기에 이에 신고합니다. 단결"

어머니께 신고를 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그 반가운 마음은 말료 표현하기 힘들정도였다. 그동안 힘들일이 머릿속에 지나가면서 눈물도 날 뻔 했지만 참고 참았다. 어머니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동안 훈련받은 일과 자대에서 있었던 일 등 할말이 너무 많았다. 회사에 계신 아버지와도 통화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2시간 가량 흘렀을 때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다.

"잠깐 친구들좀 보고 올게요 이따 아버지랑 같이 저녁 먹으러 가요~"

피씨방에서 기다리는 친구들과 게임 몇 판을 하다가 저녁을 먹으러 가야 된다고 말하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아버지가 퇴근해 집에 계셨고 어머니와 함께 외식을 하러 갔다. 역시 돼지갈비. 입대전 그렇게 억지러 쑤셔 넣었던 돼지갈비가 어찌나 그렇게 맛있던지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갈비 중에 제일 맛있었다.

저녁을 먹으며 얘기를 했다. 원래 과묵하셨던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해본적이 없었는데 군대 얘기를 하자 평소와는 다르게 할 말이 많았고 이런저런 군대 얘기들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고기먹고 집에서 잠깐 있다가 10시쯤 됐을 때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야 많이 기다렸지 미안하다 부모님과 얘기할게 너무 많아서"

"아냐 우리때문에 괜히 나오는거 아냐? 괜찮은데.."

"아냐 너희들하고 할 얘기도 많은데 뭐 ㅋㅋ"

그렇게 휴가 첫 날이 끝나고 있었다. 애들하고 헤어져 집에 와서 잠자리에 누웠다.

'내 방 침대가 이렇게 편했다니..'

'이제 하루 지났네 앞으로 3박4일 알차게 지내자.'

휴가를 알차게 지내려면?

정해져 있는 시간 동안만 밖에서 생활 하게 되는 휴가. 어떻게 하면 알차게 지낼 수 있을까? 필자는 4박5일 100일휴가를 나가기 전에 선임들 몰래 수첩에 무슨 일을 할지 빼곡하게 적어놨다. 정확히 시간까지.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누구와 만나고 또 몇 시부터 몇 시까진 무엇을 할건지 세세하게 정리를 해놨다. 길지 않은 시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야 되기에 이렇게 스케쥴을 미리 짜놓지 않으면 다 만나고 오기 힘들게 때문이었다.

우선 100일휴가 나가기 전에 통화를 해서 언제 시간이 괜찮은지 다 물어본 뒤에 스케쥴을 잡는게 중요하다. 무작정 나와서 애들을 만나려고 하면 시간이 안맞게 되기 때문이다. 통화로 애들 괜찮은 시간을 다 물어보고 적당히 조합하여 스케쥴을 잡자. 1분 1초가 아까운 휴가시간 집에서 혼자 게임이나 하고 있는 시간이 많으면 아깝지 않겠는가?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것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입대하고 효도하겠다고 마음 먹어놓고 휴가를 나오면 친구들과 놀기 바뻐 가족들과는 시간을 많이 못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 누구보다 아들이 휴가 나오길 고대하셨을 텐데 친구들만 만나고 다니면 상심이 크실 것이다. 또한 내 자신도 복귀하고 나서 왜 부모님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는지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


Trackbacks 0 / Comments 5

  • Favicon of https://semiye.com 세미예 2010.09.21 09:24 신고

    추석명절 군대는 참 외롭죠.
    추석명절 즐겁고 행복하고 기쁨으로 맞이하세요.

  • 곰신곰신 2010.09.21 10:35

    내동생이 알아야할텐데 .
    휴가나와서 가족이랑도 오래 지내야한다는걸..ㅠ

  • 그림 2010.09.22 21:22

    왜안보임?못나눈 얘기 아님?못나누가 뭐임??오타좀 확인하고 올리지

  • 수험생곰신 2010.09.22 21:41

    울오빠 백일나왔을때 군인이 무슨돈이 있겠어.. 밥이라도 먹이고 보낼랬는데, 동생 돈쓰게 하는거 싫은지 끝까지 안먹겠다네.. 난 울오빠 친구들도 많이 보고싶었을텐데 동생이 놀아달라는거 4.5초에 1초나 빼줘서 그게 너무 미안하던데 ....

    • Favicon of https://mnd9090.tistory.com 이슭 2010.09.27 18:52 신고

      와 ㅠㅠ 훈훈한 남매시네요 눈물이 절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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