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생활행동강령] 군대에서 긴 연휴는 어떻게 보낼까?


추석맞이(?) 체육대회 축구예선에서 치명적인 내 실수로 인해 예선탈락하게 됐다. 선임들에게 욕을 많이 먹을까 두려워 하고 있었지만 딱히 내 실수에 대해서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워낙 약체팀이었고 우승은 기대도 안하고 있었던 것이었을까 축구가 끝난 뒤 우리팀은 샤워를 하고 피엑스로 내려갔다.

확실히 연휴가 좋은게 어제 그제(토요일은 점심 이후부터) 푹 쉬고 오늘도 이렇게 놀았음에도 아직 2일이나 더 휴일이 남아있었고 연휴가 끝나고 2일만 일하면 또다시 주말이 찾아온다는 생각에 한없이 기뻤다.

추석연휴는 한마디로 할일없이 보냈다. 시간나면 선임들이 피엑스에 대리고가 맛있는걸 사줬고 그 외의 시간에는 티비를 보던가 편지를 쓰는 것처럼 개인정비시간이 주어졌다.

'추석이라 가족들은 다 모여있겠지?'

문득 가족 생각이나서 전화부스로 가 전화를 걸었다.
역시나 많은 친척들이 모여있어 북적거리고 있었다.
친척어르신들께 인사를 돌리고 부모님과 통화를 하고 나니 내가 군대에 와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실감나게 해주는 외로움이 밀려왔다. 이제 군생활 2달도 안했는데 언제 전역하냐.. 라는 막막함이 밀려왔고 그 감정을 없애기 위해 난 다시 티비를 시청했다.


그렇게 연휴 5일이 흘러 목요일이 됐다. 난 소대에 배치를 받았음에도 역시 대기병이라는 이유에서 내무실에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차라리 뭐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는데 내가 대기병에서 벗어날 무렵 한가지 소식을 듣게 된다.

"신뱅 짐싸. 내일 연대 본부로 간다"

"이병 이슬기 네 알겠습니다"

'연대본부? 거긴 어디야? 내가 먼처음 갔던곳 말하는건가?? 운전면허 따러 간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제 가나보네'

군대 오기전 운전병에 지원하게 되면 군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야수교'라는 곳을 가게 된다는 얘길 들은적이 있다. 이곳에서 약 한달간 운전교육을 받고 자대에 배치되게 되는데 훈련소와는 다르게 피엑스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고 운전교육 외에는 특별한 일과가 없어 이등병의 파라다이스로 불리운다고 한다. 내가 면허를 따러 그곳에 가면 적어도 한달은 자대생활을 안하게 되는거니 얼마나 좋은것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이미 자대 배치된 나는 야수교로 가는게 아니고 연대본부로 파견을 나가 그곳에서 교육을 받고 시험날에 맞춰 시험만 보고 온다는것이었는데 연대본부 운전병들도 우리의 선임이어서 편한 생활은 무슨 오히려 더 빡세다는 것이었다.

'에휴 내가 그렇지 뭐...'

다음날 우리(나를 포함해 군 운전면허가 없는 4명)는 연대본부로 향했다.
연대 본부에 도착해 수송부로 향하니 내가 처음으로 전화할때 나를 아들이라고 부르던 아버지 군번이 나를 맞이해 줬다.


"아드을~~"
"이병 이슬기"

"아들~ 파견온거야?"

"네 그렇습니다"

"아들 아버지가 잘해줄게 걱정하지마~"

"네"

사람은 참 좋아보였다. 인상도 좋고 서글서글하니 잘 챙겨줄거 같았다. 전투지원중대에서 말썽만 피우던(그리고 아들인 나를 갈구던) 아버지 군번하고는 극과 극이었다.

이제 또다시 새로운곳에서의 군생활이 다시 시작됐다.


Trackbacks 49 / Comments 7

  • Belle 2010.06.15 10:54

    저 아드을~ 하시는분 왠지 실제로 한번 보고 싶어요 'ㅂ'ㅋ

  • 강미님ㅋ 2010.06.15 11:11

    계속 적응할만 하면 이동하고 이동하고 하네요.ㅋ 아버지분은 헤어가 윤택;

  • 어서 2010.06.15 11:44

    어서 네이버 정식 연재 하셨으면 좋겠어요

  • 아..아... 2010.06.15 22:33

    왠지 보니까 외롭게 느껴진다...ㅠ

  • 6/22 2010.06.16 02:50

    입대 일주일 남았네요,,,ㅠ

  • 지크군 2010.06.30 01:53

    추석에도... 크리스마스에도.. 하물며 설날에도...
    빨간날 구분없이 언제나 지하 지휘통제실에서
    하루 평균 2-3 시간 자며 일하던 기억만 나는군요...

    아예 잠을 못자고 계속 일해본게 80시간 이었으니..

    지금도 그런곳이 있을거라 생각하니 왠지 씁쓸하네요.

  • vcz 2010.09.28 21:35

    난 추석 설연휴가 사흘짜리일때는 외박 나갔고 길때느 짬이 어느정도 되다보니..
    연휴에 힘든기억은 딱히...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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