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생활행동강령] 군대에서 말하는 '아들군번'의 의미는 뭘까?


여기는 자대로가는 버스 안이다.
사람은 20명 남짓. 좀전까지 빡세게 훈련을 받은 우리 동기들과 우리를 수송하는 운전병 그리고 인사장교가 타고 있었다. 좀전까지 퇴소를 했다고 웃고 떠들던 우리는 어디로갔는지 침묵만이 흐르고 있다.


'꿀꺽'

긴장감에 침만 삼키고 있었다. 아직 최종자대(군대에서는 중대까지만 선 후임으로 친다) 발표가 나지 않았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조심스러운건 누구나 마찬가지였다.

'27연대... 27연대는 과연 어떨까?'

훈련소 생활을 할때 나는 그나마 깨끗한 신막사에서 생활을 했지만 다른 중대는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내무실과 악취가 나는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할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을 받았는데 처음 자대(27연대)를 배치받았을때에는 전방에 가도 좋으니 시설만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 어딜가도 군기같은건 비슷할거야 그건 어쩔 수 없지만 시설이라도 깨끗했으면 좋겠다'

5분을 갔을까 차가 한 부대에 들어갔고 우리들보고 내리라는 말을 듣게됐다.

"벌써 왔나봐"

"한 5분 왔는데? 정말 가깝네"
27연대는 훈련소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연대였다. 좀전까지 생활하던곳과 가깝다는 느낌을받자 그나마 마음에 위안이 됐다.

연대 인사계원의 인도를 받아 식당에 좌르륵 앉아있었고 그가 뭔가를 준비하는동안 담배를 피는 사람들은 밖에 나가서 피고오라고 말을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몇몇 동기들은 더블백(옷,생필품등이 들어있는 가방)에서 연초(군대에서 무료로 나줘주는 담배)를 꺼내 밖으로 나가 담배를 폈는데 한달만에 접하는 니코틴에서인지 다들 정신못차리고 비틀비틀 거렸다.

한참 후 인사계원이 오더니 이번엔 몇명씩 조를 나누어 전화를 시켜준다며 데리고 갔다.

요즘은 훈련소에서도 전화를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복무할 당시만해도 훈련소에서 전화는 사격을 잘했을때나 꿈꿔볼 수 있는 '포상' 이었었다. 때문에 자대에와 35일만에 처음으로 집에 전화하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전화 하기전 기다림이 그렇게 떨릴수가 없었다.

그렇게 떨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풀뜯고 있던 이마 넓은 한 사람이 외쳤다.

"혹시 운전병 있어? 운전병?"
"이병 이슬기" "이병 강태공"

"몇월군번이야?"

"8월 3일 군번입니다?"

"어 정말? 8월? 아들이네"

"...?"

"아드을~~~~ 아들~~ 아들이 왔어"
"?"

"아들~ 아빠야 아빠~ 아빠라고 불러봐~"

'미친 사람인가...'

그당시에는 아들과 아버지 군번에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그사람이 왜 우리보고 아들이라고 부르는지 몰랐고 순간 이곳에 정신병자들을 격리하는 병동같은게 있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버지 아들 군번이란 딱 1년 차이나는 선 후임을 두고 칭하는 용어다. 내가 04년 8월 군번이니 나에게 아들이라고 말하던 그 사람은 03년 8월 군번인 셈이다. 그는 나의 아버지 군번 난 그의 아들군번인것.

그렇다면 아버지와 아들군번같이 특이하게 부르는 호칭은 또 뭐가 있을까?

예상했겠지만 할아버지, 손자 군번이 있다. 군생활이 2년으로 줄어들면서 사라져 버린 이 호칭은 2년차이가 나는 군번을 일컷는 말인데. 2년 2개월을 복무해야될 당시에는 길게는 한달정도 할아버지, 손자 군번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한다.(입대 후 6주를 훈련소에서 보내고 자대를 오게 되기때문에..)

그리고 삼촌 조카 군번이 있다. 이건 큰 의미나 아들 아버지군번처럼 돌봐주고 그런개념은 아닌데 11개월 차이나는 군번, 1년1개월 차이나는 군번을 삼촌과 조카 군번이라고 칭한다.


"드디어 아들이 왔는데 전투지원중대로 가겠네.."

"?"

점점 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시작했다.

'우리 아직 자대 배치도 안받았는데 전투지원중대라니 그건 또 뭐야'

이해하지 못한 우리들이 어정쩡하게 서있자

"아들들 전투지원중대에 인원이 부족해서 글로갈거야 근데.. 거기 장난아니야 완전 산골에 사람들도 다 무서워.. 근데 밥은 맛있어"

';;;;'

"아들이 일로 왔어야 됐는데..."

이말을 끝으로 우리들의 대화는 끝났다. 한명 두명 줄이 줄어 내차례가 다가 올수록 심장은 더욱 크게 요동쳤다.


Trackbacks 55 / Comments 2

  • 2010.04.12 16:10

    비밀댓글입니다

  • 2010.09.28 21:17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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