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생활 행동강령]화생방! 내몸의 모든 물(?)을 다 보여주다?!


04-15기 화생방 훈련중 우리조가 아마 최악이었을 것이다. 한차례 소동으로 인해 가스가 부족하다는 교관의 판단에 기존 가스 + 새로운 가스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서서히 자욱해지는 연기를 보고 있자니 지옥에 와 있는듯한 느낌까지 들기 시작했다.


'젠장~ 빨리하지! 왜이렇게 시간을 끄는거야~'


교관은 잔인했다. 가스가 완전히 퍼질때까지 기다렸다가(농도가 최대치가 되면) 방독면을 벗길 작정이었다. 2~3분 지났을때 후라이팬에 쏟아부은 화생방약이 모두 기화돼 가스실에 꽉차게 됐다. 이윽고 여 교관의 명령이 떨어졌다.


"자! 모두 정화통을 빼도록!"

'응? 정화통을 빼라고? 방독면을 다 벗는게 아니고?'

의외의 명령에 당황한 우리들은 정화통을 빼지않고 뻘쭘하게 서있었다.

"정화통 안빼!?"

교관이 소리를 지르자 하나 둘 정신을 차리고 정화통을 빼기 시작했다. 나도 왼손을 들어 정화통을 돌려 빼기 시작했는데 서서히 정화통이 풀리며 동시에 불안감이 밀려왔다. 방독면 밖은 화생방 가스로 가득차 극심한 고통이 뻔히 예상되는데 내 스스로 정화통을 빼려고 하니 쉽사리 엄두가 나질 않았다.


정화통을 빼는 몇초되지 않는 그 시간이 그렇게 괴로울 수 없었다.


'덜덜덜'

정화통을 풀어 왼손에 파지하고 숨을 들이 마셨다.

'어? 별로 안심한데?'

라는 생각도 잠시 두번째 숨을 들이마쉬자 가스가 방독면 안에 가득 차게 됐고 눈에서는 눈물이 코에선 콧물이 쏟아져 나왔으며 숨을 쉬기조차 곤란했다.

'사.. 산소가 모자라..'

화생방 가스를 들이마시자 폐속에서는 난리가 났다. 일반 공기가 아닌 이물질이 섞인 가스가 들어오자 폐는  더 많은 산소를 원했고 산소를 호흡하기 위해 숨을 가쁘게 쉬자 가스들은 더 많이 들어왔고 나를 더욱 괴롭혔다.

'죽는게 이런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에 빠진 사람들이 죽을때 이런느낌일까? 숨을 쉬고 있는데 쉬고 있는게 아니었으며 가스를 마실때마다 기침이 쏟아져 나왔다.

그 다음부터는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교관이 뭔가를 시켰던거 같은데 그런건 기억도 나지 않을정도로 화생방이 괴로웠고 살고 싶다는 생각만 들게 됐다. 아까 뛰쳐나갔던 형의 심정이 십분이해가 갔다.

몇분이 흘렀을까? "화생방 체험"을 충분히 하고 난 뒤 나가도 된다는 교관의 구원의 음성에 우리들은 모두 우루루 쏟아져 나갔다.

나가자마자 방독면을 벗고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


새삼 공기의 소중함이 크게 느껴졌다.


'살았다'

주변을 돌아보니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었다. 눈물과 콧물은 기본이며 토를 하는 동기까지 있었다. 화생방 가스는 기관지 뿐아니라 피부에도 달라붙어 따끔 거렸는데 난 절대 손으로 건들지 말라는 조교의 말을 되새기며 건드리지 않았지만 몇몇 동기들은 참지못하고 손을대 뻘겋게 부어 올랐다.

약간 안정을 취한 다음 밖에서 대기하던 조교의 지시에 우리들은 팔을 휘휘 저으며 몸에 붙어있는 가스들을 날려버렸다.

'차라리 행군을 두번할래..'


Trackbacks 0 / Comments 2

  • 히힛 2010.03.16 23:49

    꺄아아아ㅏ~~~~~~

  • adonis 2010.03.17 17:44

    하긴 저짓 다시 할바에는 .... 행군 두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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