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생활 행동강령] 각개전투훈련에서 지켜야 할 것은?


포복연습과 약진연습을 마친 후 본격적인 각개전투 훈련을 했다. 각개전투 훈련도 역시 영외에 있는 훈련장으로 이동해서 받게 됐는데 거리가 꽤 멀었다.


본격전인 훈련을 시작하면서 영외 훈련장에 가서 훈련을 받는게 드물었다. 영외 훈련장까지 가는 지루한 시간을 달래고자 흡연자들은 담배꽁초를 찾아 이를 주워 훈련소 복귀 후 몰래 피기도 했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훈련병들은 '어디 여자 없나?'라는 표정으로 주변을 탐색(스캔)했다.


한참을 걸은 뒤 훈련장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하게 된 것은 바로 안면 위장이었다. 실제 전투를 가상으로 훈련하는 것이기에 위장이 필수였다.  다들 처음 보는 위장크림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대충 떡칠을 했다. 손에 묻는데로 여기저기 덕지덕지 발라 초등학생의 낙서처럼 보일 정도였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위장크림의 부족으로 몇개를 돌려서 썼다)사회에서도 좀 특이했던 나는 평범한 위장을 하기 싫었다. 그래서 TV에 나오는 특공대처럼 대각선으로 위장을 했다. 위장을 다하고 나자 많은 시선이 나에게로 쏠리는 것을 느꼈다.(난 좀 짱인듯)


'이정도는 해줘야 위장이지~ 후후후'

한참 만족해 하고 있을때 동기들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와~ 위장 쩐다! 나도 그렇게 할껄~"

"ㅋㅋ 이왕하는거 좀 멋있게 해야지~ 안그래?ㅋㅋ"

코가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23번 정도했을 때만큼 나왔을 때였다. 나보다 더 튀는 위장을 한 훈련병이 나타났다. (이 동기는 입소 첫날부터 개그맨다운 재치와 유머로 인기가 있었던 애였다.) 얼굴에 무슨 그림을 그려놓고 돌아다니는데 한순간에나는 삼천포로 묻히는 분위기였고 그는 영웅이 됐다. 그리고 잠시후 우리 둘은 오버한 위장 탓에 조교에게 기합을 받았다.


위장이 끝나고 번호 순서대로 분대를 나누고 분대장과 부분대장 직위를 부여했다.

한참을 기다린 뒤에 우리 분대가 할 차례가 왔다. 조교의 지시에 따라 분대장과 부분대장은 분대원들에게 전투방식(?) 명령을 내렸는데 레파토리는 다 똑같았다.

"분대원들은 들어라!"(예비군 훈련때에도 듣는 레파토리~)
분대장의 외침에 우리는 복명복창을 했다.


"분대원들은 들어라"

"일제 약진앞으로~"

각개전투가 시작됐다. 우리는 분대장의 명령에 따라 미친듯이 달려가 은폐엄폐를 하고 총쏘는 시늉을 했다. 다음 코스는 철조망을 엎드린 상태로 포복을 해서 통과하는 파트였는데 전날 내린 비로 인해 구덩이에는 물이 꽉 차있었다.

'으악~ 저렇게 물이 많은데 어떻게 철조망을 넘지?'

심각할 정도였다. 딱봐도 5센치 이상 깊이의 물이 고여 있었다. 어제 내린 비를 저주하는 훈련병들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나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 귓가에 생생히 들리는 것 같았다. 그저 조교의 말을 립싱크하는 분대장이 명령을 내리고 있을때, 우리들의 눈은 초스피드로 움직이고 있었다. 어느 사로가 물이 적은지 판단한 뒤 그쪽으로 들어갈 작정이었다.


명령이 하달되고 일제히 철조망 앞까지 뛰어 갔다. 난 어차피 젖을거 시원하게 젖겠다며 1박2일 정신으로 바로 앞에 물구덩이가 깊은 철조방 밑으로 기어 들어갔고, 개념을 밥말아먹을듯한 3명의 동기들이 물이 거의 없는 철조망쪽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는 한명이 들어가 공간이 생길때 까지 기다렸다가 들어가기 시작했고, 그것을 본 조교는 우리에게 단체기합을 준 뒤 다시 철조망을 통과하게 시켰다.


'아~ 개념없는것들 때문에 두번이나 해야되네!'

짜증이 밀려왔다.

다시 팬티까지 젖을정도의 흙탕물 철조망을 넘어 수류탄을 던지는 흉내와 공포탄을 한발 쏜 뒤 지뢰를 제거했다.(역시 모션만) 지뢰를 모두 제거 한 뒤 백병전으로 돌입했다. 백병전이란 적군이 너무 가까이 다가와(또는 다가가) 화력으로(총알 등) 싸우는것보다 치고박고 싸우는것이 효과적일 때, 총에 총검을 꽂아 피해를 입히는 전술이다.

우리는 역시 분대장의 명령에 따라 총검을 총에 꽂는 시늉을 한 뒤 과녁을 향해 돌진하며 개머리판으로 최종고지에 있는 과녁을 가격했다.


그런데 한 훈련병이 너무 쎄게 과녁을 치는 바람에 탄피가 숲속으로 날아가 버렸고, 우리는 복귀도 못하고 몇시간동안 탄피를 찾아 헤맸다.

"아~ 배고픈데 이걸 언제까지 찾아야 되는거야?"

"몰라~ 아~ XX고문관 같으니라고!"

"괜히 오버하고 있어.."

몇시간을 머리카락 속 이를 잡듯 탄피를 찾던 우리들은 결국 탄피를 찾지 못한채 훈련소로 복귀했다.


군대에서 탄피를 잃어버리면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탄피는 탄중에 화약이 들어있는 부분을 이야기한다. 이곳에 들어있는 화약을 터뜨림으로써(작용 반작용에 의해) 총알이 날아가는 것이다.

군대에서 탄피를 잃어버려 몇시간동안 찾아 헤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것이다. 탄피가 뭐길래 그렇게 고생하며 찾는 것일까?

탄피는 일종의 증거물이다. 탄을 몇 발 쐈다는 것에 대한 증거물. 예를들어 100명의 훈련병에게 공포탄을 1발씩 나눠줘 쓰게 한다면 탄피를 정확히 100개를 반납하고(100발을 쐈으니 100발의 탄피가 남았다는) 상급부대에 보고를 해야한다.


공포탄의 경우는 덜 빡빡하지만(어느정도 쉽게 넘어 갈 수 있지만) 실탄의 경우 탄피를 잃어버리면 정말 큰일이 난다. 탄피 숫자가 맞지 않는다면 실탄을 은닉했다고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살상력이 있는 무기이기 때문에 오해의 여지가 있으면 안된다. 그리고 수류탄 훈련을 할때 역시 안전고리(수류탄을 투척하기전에 뽑는 핀으로 쉽게 뽑히지않게 하기위한 안전장치)는 필히 반납해야한다.




Trackbacks 0 / Comments 5

  • J.S 2009.12.29 13:19

    오예 ㅋㅋ 일등이닷...ㅋㅋㅋ 잘보고 갑니다

  • 배민혁 2009.12.29 18:05

    저런것도 있는지 첨알았네요...

  • 고문관 2009.12.29 23:34

    하.. 군대에서 탄피 잃어버리거나 못찾는 애덜땜시 고생한 기억이 있어서..
    (죽어라 찾아야 하죠.. 안좋은 소리 들어가며..)
    글 읽기만 해도 그때의 짜증이 밀려오네요.
    탄피수 모자라면..아 정말이지...ㅎㄷㄷ

  • 꼬우 2010.09.02 14:10

    그러고 보면 여기 작가님이 나온 훈련소는 참 애들이 많이 빠진듯 ㅋ08년군번인 우리 훈련소에서도 저런애들 절대 없엇는데 ㅋㅋ

  • vcz 2010.09.27 23:02

    각개전투 각 부분다힘들지만...마지막 돌진할대가 대부분 경사가 급한...곳을 뛰어가면 토할것 같애...
    지금 생각해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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