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생활 행동강령] 훈련소에서 즐기는 감동의 회식~!


어머니와 누나의 편지를 다 읽고 난 뒤 다시 답장을 썼다. 왼쪽에 받은 편지를 놓고 읽어가면서 편지를 쓰고 있자니 또 다시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아 창피하게 계속 눈물이 나네..'


답장을 쓸 시간이 약 1시간 가량 주어졌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받은 편지를 읽고 내용에 대한 답장을 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편지를 다 쓴 뒤 각 분대의 분대장(분대의 가장 빠른 번호의 훈련병)들을 조교가 불렀다.

"오늘은 PX 회식이 있는 날이다. 분대장들은 날 따라오도록~!"


'PX 회식?! 그게 뭐야?'

조교와 분대장들이 나간 뒤 내무실은 PX 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PX' 라는 말과 '회식' 이라는 말이 들어간 것으로 봐서 뭔가를 먹을것 같다는 희망 때문이였다.

"PX 회식?? 과자같은거 먹는건가?"

"그런가? 회식이 들어갔으니 술도 마시는거아냐?"

"말도안돼~ 설마 술을 주겠냐?"

"하긴ㅋㅋ 술이라니 말도 안되지!"

시간이 어느정도 지났을까? 조교와 분대장들이 내무실로 들어왔는데, 그들의 양손에는 과자가 가득 담긴 봉지가 들려 있었다. 갖가지 과자와 음료수들이 봉지안에 들어있었는데, 그 봉지가 마치 산타클로스의 선물 상자처럼 느껴졌다. (물론 술은 들어있지 않았다.)


"분대끼리 모여서 과자를 먹되 정확하게 분배해서 먹고, 절대 남겨서는 안된다!"

'음식을 남긴다고? 무슨소리~ 나혼자 여기 있는거 다먹겠다.'

꽤 많은 과자가 개개인에게 할당됐지만, 우리들은 그동안 단것을 거의 접해보지 못했기에 순식간에 먹어치울 기세였다. 조교의 지시에 우리는 재빨리 봉지와 박스를 뜯어 정확하게 분대원에게 나누어(수가 맞지 않아 남은 과자는 부숴서 나눴다.) 주었고, 개걸스럽게 과자를 먹기 시작했다. 이렇게 뭔가를 미친듯이 먹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와~ 진짜 맛있다! 과자가 원래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
사회에서 과자를 즐겨먹지 않았던 (항상 누나가 먹고 있으면 뺏어먹기만 하고 내가 사먹은 적은 별로 없었다. 과자는 역시 뺏어먹는게 맛있다.) 나는 그동안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의 맛에 흠뻑 빠져 들었다.

<예전에 내려오는 얘기(?!) 중에 모든 음식에 질린 임금님이 요리를 가장 잘하는 요리사를 불러 자기를 만족시킬만한 음식을 가져오지 못하면 죽일 것이라고 했을때, 며칠을 굶겨 배추꼬다리(?!)를 준 것이 생각났다. 그 임금은 고작 배추꼬다리(?!)를 먹고 이렇게 맛있는 것은 처음 먹어본다고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과자를 먹으면 먹을수록 질렸고, 느끼함의 끝자락에선 느낌에 분주하게 움직였던 손들이 느릿느릿 과자를 집는둥 마는둥 하기 시작했다.

"어우~ 나 이제 못먹겠다!"

"나도 벌써 질렸어~"


시간이 좀 흐르자 대부분 동기들이 소량의 과자를 남긴 상태에서 아무도 과자에 손을 대지 않았고, 음료수만 깔짝깔짝 마시고 있었다.

"어떡하지? 조교가 남기지 말라고 했는데~;;"

"그렇다고 전부다는 못먹을거 같아~ 먹다가 토할지도 몰라~"

남은 과자에 대해 걱정하고 있을무렵, 한 동기가 자진해서 자기가 과자를 숨기겠다고 했다. 남은 과자를 모아 관물대에 짱박아놨고, 시간이 흘러 조교가 들어왔을때 내무실에는 과자 쓰레기들만 남아 있었다.

"좋아~ 다먹었군! 그럼 앞으로 2시간 자유시간을 가지고, 저녁을 먹으러 간다!"

'뭐? 2시간뒤에 밥을 먹어? 지금도 이렇게 배부른데, 누굴 죽일셈인가?'

조교의 말 한마디에 우리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결국 우리들은 배가 부른상태에서 저녁을 먹으러갔고, 얼마 먹지 못하고 내무실로 돌아와 청소를 시작했다.


그 뒤 점오시간이 다가왔을때 저녁을 거의 먹지 않은 우리들의 뱃속에서는 꼬르륵 꼬르륵 소리가 났고 동기들은 모두 한 관물대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바로 과자를 짱박은 관물대.....^^;


Trackbacks 0 / Comments 7

  • 군맘 2009.12.01 11:04

    밥먹기 전에 과자주면 밥 못먹죠...

  • Favicon of http://www.smul.kr 이찬식 2009.12.01 13:44

    훈련소에서 모두들 밥, 과자 남기는 일은 거의 드물었습니다. 못 먹으면 못 먹었지. 요즈음 다른가 보네요.

  • 2009.12.01 15:36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realog.net 악랄가츠 2009.12.01 16:30 신고

    후훗 남은 과자,
    어찌나 아까운지 ㅋㅋㅋ
    관물대 짱박기! ㅋㅋㅋ
    걸리면 죽는다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었네요 >.<

  • 전ㅋ역ㅋ자ㅋ 2009.12.18 00:20

    ㅋㅋㅋ... 아 진짜... 우린 피엑스 회식 중대장이 금지시켜서... 종교행사에서 받아오는게 유일했는데... 그거 몰래 짱박아뒀다가 밤에 동기들이랑 몰래 나눠먹고 한 기억 나네...

  • 취식물 2010.05.20 17:22

    남은과자 참아까운지....
    그래서 첨에 관물대에 안뜯는과자 짱박았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자가 무슨식중독있다고 버리고 참아깝게스리...
    과자먹고 밥먹으면 아에 배터져여..

  • vcz 2010.09.27 22:58

    전부 똑같은 과자..가끔식 주는 건빵...10분만에 해치워라는 말 무섭....그래서 물과함께 마셧떤(?)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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