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생활 행동강령] 훈련소에서의 차출?!


2004년 8월 7일 토요일
입대하고 나서 맞는 첫 토요일이다.
'군인들도 토요일, 일요일은 쉬겠지?'
맞다 군인들도 토요일 일요일을 쉰다.(물론 작업이 없다는 가정하에) 그런데 훈련병은 쉬어도 쉬는게 아니었다.
 

갖가지 자기 소개서 등을 쓰고 정신교육을 받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정도로 바쁘게 지나갔다.

아직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된게 아니어서 아직까진 얼마나 편한건지 몰라 태평한 소리들을 하고 있다.

"야 우리 훈련은 언제받냐? 어제오늘 자기소개서 적은게 20장은 넘겠다."
"ㅋㅋ 그러게 지겨워 죽겠네 차라리 빡세게 훈련이나 시켜주지"
"월요일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무슨 훈련을 받으려나"
"뭐 티븨에서 보면 총검술인가? 그것도 하고 구르고 총쏘고 별거 다하더만"
"ㅋㅋ 총쏘는건 정말 재미있겠다 아 주말에 이게 뭐야"

입대 후 첫 토요일은 정말 별 일 없이 지나갔다. 그나마 잠깐 편지쓸 시간을 줘서 손에 불이나게 편지를 써댔다. 물론 첫 편지는 부모님께..


내 생각엔 이때부터 조금씩 철이 들어갔던거 같다. 전에는 몰랐던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들이 편지를 쓰자 쉴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평소에는 왜 몰랐을까

'사회에 있을때 잘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전역하고 나면 꼭 효도할게요'

사회에 있었을때 편지를 썼더라면 한장이나 나왔을까? 어버이날 짜내고 짜냈던 편지도 반이상을 채우지 못했었는데 쓰다보니까 어느덧 3장을 훌쩍넘기고 있었다. 편지지를 너무 많이 넣었다간 반송될거 같아서 적당히 간추리고 편지를 부쳤다.

오늘은 청소구역을 정해줬다. 자대를 가던 어딜 가던 청소구역은 거의 비슷한데 주로 내무실(내무실 복도 쓸기/닦기, 침상쓸기/닦기)그리고 담당구역이 정해져있었다. 담당구역은 내무실, 또는 소대별로 화장실 복도 식당등으로 나뉘어지는데 훈련소에서는 좀 다른 담당 구역이 존재했다. 이 담당구역은 내무실 별로 나누는것이 아니고 내무실별(소대) 몇명의 인원을 차출하여 몇주에 한번씩 하게 하는거였는데 나 역시 이 인원에 차출돼 3~4일에 한번씩 일을 했다.

그일이 뭐였냐면 바로 "딱보"였다.

처음 딱보라고 차출했을때는 별로 시키는 일이 없었다 내무실 청소할때 각잡는(모포나 매트릭스 등에 각을줘서 정렬돼 보이게 하는 작업)일만 시킬뿐이었고 달리 힘든일 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 딱보들은 자리에 편안히 앉아서 각작는 액션만 취하고 몰래 잡담을 했다.

며칠 후 알게 됐는데 "딱보"란 바로 식기 닦는 보루를 뜻하는 말인데 이름에서도 알 수있게 우리 중대(120여명)의 식사가 끝나면 그 식기들과 밥통(밥을 만든통) 국통(국을 만든통)등을 닦는 것을하는 당번이었던것이다.


"아 이게 뭐야"
"이걸 언제다 닦아"
"...."
"와..."

우리는 할 말을 잃었다 120여개의 식판과 국통, 밥통을 닦는 수세미도 스폰지에 불과 했다. 닦는 인원은 총 6명 맨처음 사람은 남은 음식을 물로 씻어 한번 닦고 2번째 사람은 수세미로 식판을 닦고 3번째 앞 뒷면을 모두 수세미로 씻은뒤 4번째 사람 부터 헹구기 시작해 마지막 사람은 식판을 한곳에 쌓는 것으로 분담하여 일을 했다.

가장 빡센건 첫번째 사람과 맨 마지막 사람.

첫번째 사람은 깨끗하게 짬(남은 음식)을 비워내고 물로 씻어야 하므로 할일이 많아 빡세고 마지막 사람은 식판을 마지막으로 헹구며 남아있을 만한 것들을 정리하고 바닦에 있는 박스에 차곡차곡 쌓아야 해 허리에 큰 무리가 갔다.

우리는 공평하게 가위바위보를 하기로 했다. 1등 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 구역으로 가서 하기로 한것이다.

가위~

바위~

보!!


나는 보를 냈다.


나를 뺀 나머지는 찌를 냈다.





난 열심히 짬을 버리고 헹궈냈다.

'아 된장'


Trackbacks 0 / Comments 5

  • Favicon of https://realog.net 악랄가츠 2009.10.27 10:08 신고

    아... 취사지원 토나와요 ㅜㅜ
    고추장불고기나 비빔밥 나오는 날은...
    그냥 죽은거임 ㄷㄷㄷㄷ

  • Favicon of https://jkyuk97.tistory.com 요술거울 2009.10.29 09:38 신고

    아....

  • dddd 2009.11.04 22:07

    나 훈병 96년때는 빨래비누로 식판 닦았는데

    아직도 빨래비누 쓰는지 모르겠네..

  • 아. 2010.05.20 17:11

    취사지원은좋지만(힘든훈련할때빠지는것이쵝오)
    기름때땜시 더토나올뻔함....

  • 레알.. 2010.05.25 13:23

    식판에 잘붙는것들 나오는날엔 토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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