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직전 팬텀기를 공중 견인해서 착륙시킨 급유기

추락 직전 팬텀기를 공중 견인해서 착륙시킨 급유기 


1983년 9월 5일, 4기의 미 공군 F-4E 팬텀기들이 ‘노스 스타’ 라는 애칭을 가진 KC-135 급유기와 함께 대서양을 건너 유럽으로 비행하고 있었다.


[팬텀기의 재급유 직전]


이 다섯 기의 편대는 통상 있어왔던 대서양 횡단 훈련에 참가하는 여러 항공 부대의 일부였다. 각 팬텀기들은 대서양을 완전히 건너기 위해서 KC-135으로 도합 8번의 공중 급유를 받아야 했다.


대서양 중간쯤에서 네 번째의 급유를 앞두고 있을 때였다. 존 ‘고스트’ 알렉산더 소령이 조종하는 팬텀기는 2번 엔진에 문제가 생긴 것을 감지했다. 같이 날던 동료기는 고스트의 팬텀기 한 쪽 엔진에서 오일이 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긴급 상황에 대비해서 미리 지정해두었던 뉴 펀들랜드 섬의 갠더 공항에 위기 상황 발생의 긴급 통보가 날아갔다. 팬텀기들은 대서양 횡단을 포기하고 뉴 펀들랜드 섬으로 기수를 돌려야 했다.


2번 엔진의 상황은 점점 나빠졌다. 육중한 팬텀기는 비행을 유지하기 위해서 두 엔진들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발휘하는 강력한 힘이 필요했다. 그런 팬텀기의 2번 엔진 추력(推力)이 떨어지고 있었다 팬텀기는 점점 스피드를 잃으며 고도가 낮아졌다.


[팬텀기와 급유기]


2번 엔진이 추력을 잃고 있는 반면 정상적인 다른 1번 엔진도 팬텀기의 비행을 유지하기 위해서 추력을 높이다 보니 과열되기 시작했다.


[뉴 펀들랜드 섬의 갠더 공항]


속도가 떨어지는 것을 느낀 고스트 소령은 무게를 줄여 비행 상황을 개선해보고자 보조 연료 탱크를 분리 낙하시켰다. 급속한 실속을 막기 위해 기수를 45도로 들고 과열된 1번 엔진과 겨우 가동되며 점점 추력을 잃고 있는 2번 엔진에 의지하여 힘겹게 날았다.

 

아래 대서양은 차가운 바람이 일으키는 파도가 넘실대고 있었다.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었다.연료 탱크를 분리 낙하하는 순간 고스트 소령기의 유압 시스템에 이상이 왔다. 겨우 날고 있던 팬텀은 유압 시스템의 고장으로 최악의 상태가 되었다..


[팬텀기의 폭격]


더 이상의 비행은 무리였다. 고스트 소령과 후방석 화기 통제 관제 장교에게 남은 옵션은 이제 하나뿐이었다. 기체를 버리고 비상 탈출하는 것이었다. 목적지 뉴 펀들랜드의 갠더 공항이 520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이런 외진 대양에서 비상 탈출하는 것은 확실한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팬텀기와 같이 날고 있던 KC-135 ‘노스 스타’를 조종하는 두 명의 조종사는 로버트 굿맨 대위와 마이클 클로버 대위였다. 급유 임무를 담당하는 승무원들은 캐럴 우치코우스키 중위와 더그라스 시몬스 하사였다. 


고스트 소령의 팬텀 상태가 비상 상태라고 판단한 로버트 굿맨 대위는 급유기의 속도와 고도를 높여 고스트 소령의 팬텀기 바로 앞으로 이동했다.


[K-135와 전투기의 급유 작업중]


팬텀기 앞에서 비행하게 된 KC-135는 이미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느려진 팬텀기와 속도를 맞추기 위해서 프랩과 스랫을 내려 속도를 낮추었다.


팬텀기는 급유가 필요했다. 노스 스타는 4,000피트로 고도가 낮아진 팬텀기에게 재급유 붐을 추출해서 급유를 했다.


유압 시스템 고장과 높이 들고 있는 기수, 추력 차이가 나는 두 엔진들로 힘들게 날고 있는 팬텀기에게 느린 속도에서 급유를 받는 것은 힘든 작업이었다.


급유를 거의 끝낼 무렵 팬텀기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팬텀기는 기수를 스르르 아래로 향하고 파도 높은 해면을 향하여 하강하기 시작했다. 점점 고도를 낮추는 그 비행은 팬텀기에 최후가 왔다는 상황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였다.


노스 스타는 기수를 숙이고 추락해 가는 팬텀기와 같이 낮아지는 고도로 비행했다. 재급유 붐이 그대로 연결된 상태였다. 팬텀기의 고도와 속도는 점점 낮아졌다. 속도는 단지 190노트에 고도는 1,900피트에 지나지 않았다. 


노스 스타는 팬텀기에 연결된 재급유 붐으로 고스트 소령의 팬텀기를 견인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믿지 못할 일이지만 그 육중한 몸의 팬텀기가 강아지처럼 끌려왔다.


노스 스타는 갠더 공항까지의 남은 160 마일의 비행거리를 이렇게 팬텀기를 견인해서 데리고 갔다. 팬텀기의 엔진들이 미약한대로 추력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급유기가 견인하는 힘이 위력을 발휘하였던 것이다. 


고도 6,000피트의 고도에서 계속 날자 뉴 펀들랜드 섬의 해안이 나타났다. 이 마지막 단계에서 고스트 소령은 과열되었다가 지금은 많이 식은 1번 엔진의 파워를 조금 더 높였다 엔진이 응답하자 고스트 소령은 노스 스타에 고마움의 인사를 하고 재급유 붐을 격리했다. 


혼자 날게 되었으나 팬텀기는 유압 시스템의 고장으로 왼쪽으로만 방향을 틀 수가 있을 뿐이었다. 고스트 소령 후방석의 화기 관제 장교는 이 상황에서 갠더 공항에 안전하게 내릴 수 있는 접근 코스를 재빨리 계산해냈다.


[갠더 공항]


팬텀기를 갠더 공항의 주활주로와 일치하는 일직선상 상공에 놓는 것이었다. 팬텀기는 계산한대로 정확한 코스에 들어갔고 조금 뒤에 무사히 랜딩하여 갠더 공항 격납고들 앞까지 굴러가 정지하였다.


이 F-4E를 구해낸 영웅적인 비행으로 급유기 노스 스타의 승무원들은 모두 멕케이 트로피를 수여 받았다.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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