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호’의 ‘수석총 [燧石銃]’ -11-

 영화 ‘대호’의 ‘수석총 [燧石銃]’ -11-


명성황후가 시해된 1897년 을미사변 후에 전국 각지에서 의병활동이 거세졌다. 일본군이 토벌을 강화하자 많은 의병들이 죽고 무기들을 빼앗겼다. 일본군들이 노획한 무기 사진을 보면 당시로서 최신이었던 일본군의 30년 식 소총도 있었지만 화승총으로 짐작되는 무기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었다.


[일본군이 의병들로부터 노획한 화승총들]



[의병 탄압에 사용한 일본군의 아리사카 30식 소총 

- 독일제 모젤 93을 참조해 만든 총으로 러 일 전쟁 때 일본군의 주력 총기였었다.]


조선왕조 말이 되자 뇌관총들이 많이 나타나서 화승총과 혼성 사용하는 시대가 되었었다. 국내에서 뇌관총이 제조되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1919년도에 만주 신흥 무관학교에서 교관을 했었던 이범석 장군은 만주 양포라는 뇌관총으로 꿩 사냥을 했다는 것을 보면 총기 규제가 거의 없었던 만주 지역에서 뇌관총은 20세기까지 자유롭게 거래되고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19세기 말 화승총을 사용하는 사냥꾼들- 서양인 카메라를 위해 연출된 사진으로 추측된다. 왼쪽의 늙은 사냥꾼은 호랑이 사냥을 할 나이가 아니며 장죽은 당시 상민들에게 허락되지 않았었다.]



[앞 사진보다 [길어봐야] 10여 년 뒤의 조선 진도에서 발견된 뇌관총 

– 동 시기에 화승총과 뇌관총이 혼용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화승총의 시대는 한일강제 합방과 함께 끝이 났다. 일제가 대한제국을 식민화하자 제일 먼저 한일이 각종 총기의 압수였다. 당시 조선의 직업포수들에게 총은 생활 도구 이상인 생계수단이었다.

생계가 끊어진 포수들이 반발한 것은 당연했었다.



[홍범도] 


사냥꾼이었던 홍범도 의사가 의병을 발의한 것은 살길이 막막해진 동료 포수들과 뜻을 같이 한 것이었다. 홍범도 장군의 최초 의병활동 때는 틀림없이 화승총이 등장했을 것인데 아직 이 방면에 별다른 기록은 보지 못했다 .


홍범도 의병대는 1차 의병 거병에서 일본군과의 무기 성능 차이로 큰 뜻을 이루기가 힘들자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피신해서 부두에서 노동 등으로 돈을 모아 러시아 제 모신 나강 총으로 무장하고 다시 남만주로 나와 의병투쟁을 했었다. 유명한 홍범도 장군의 봉오동 전투는 이때 준비했던 무기로 싸운 것이다.


일본은 조선인의 총기 소지를 아주 엄중하게 컨트롤 했지만 조선의 남부에 늑대 떼가 창궐하자 제한적으로 총기 규제를 풀기도 했었다. 진짜 고수급 사냥꾼들은 모젤이나 윈체스터나 영국제 쌍발총 같은 총을 사용했었으나 대부분의 포수들은 가격도 싸고 쓸만한 일제 단발총을 사용하였었다. 


[무라타 특허로 만들어져 있었기에 무라타 단발총으로 많이 알려진 일본제 엽총]


19세기 말에 종말을 고한 것으로 알려진 흑색화약이 조선 포수에 의해 사용되었던 기간은 의외로 길어서 일제 말까지도 그 모습을 사냥터에서 볼 수가 있었다. 경비를 중시하는 포수들은 발사했던 탄피를 재사용하고 흑색화약과 뇌관만 구입하고 [전쟁 동안에는 일제가 배급] 손수 탄을 장약해 사용했었다. 무연 화약은 폭발력이 너무 크고 민감해서 정밀한 재장전 계기와 기구가 없었던 그 시절 조선의 포수들이 손 댈 수 있었던 대상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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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총 시절 총기의 금속 재질이 조악했었고 폭발력을 높이기 위해서 무리하게 화약을 많이 장전했었기 때문에 과잉 폭발로 눈을 크게 다치거나 손가락을 잃은 포수들이 많았지만 탄피를 사용하던 시절 그런 사고는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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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납구슬들인 납탄은 납을 끓여서 대나무에 뿌리면 그 끝에 납물이 작은 방울같이 맺히는 것을 돌 확에 갈아서 둥글게 만들고 크기별로 분류해서 썼었다. 모든 것이 부족했던 때의 조선 포수들의 알뜰함이 보이는 일화가 아닌가 한다. 


이제 본 주제였던 영화 대호의 천만덕이 사용하던 수석식 총으로 돌아가 보자. 영화대호에서 천만덕이 사용한 수석식 총은 격발을 하면 총구는 물론 부싯돌의 격발부에서 섬광과 함께 다량의 연기가 발생한다.


과거 수석식 소총이 사용되던 나폴레온 시대 전장은 전투가 격화되면 전장은 연기가 자욱해서 전방이 잘 보이지가 않을 정도였었다. 영화에서 주인공 천만덕이 총을 발사하는데 아무 연기가 나지 않아 실소를 하게 한다. 외국에서 영화의 소도구인 총기를 빌려올 때 이 방면에 전혀 경험없었던 사람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의 원래 목적은 영화 대호의 주인공 포수 천만덕이 사용하던 총이 과거 근세 조선에서 사용하지 않았었던 수석식 총임을 발견하고 한 줄 써보겠다고 한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총기사에서 근세 조선의 화기는 전혀 정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미지의 분야로 남아있다는 사실 쪽으로 생각이 미치면서 글이 길어졌다. 미진하지만 근세 무기에 관한 이 국방부 블로그의 올린 글들이 근세 조선의 총기 연구에 한 작은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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