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기 이면에 숨겨진 세계사 [ 5 ] 소련, 진땀을 빼다

U-2기 이면에 숨겨진 세계사 [ 5 ] 소련, 진땀을 빼다


1959년, 카스트로가 주도한 혁명이후 쿠바가 사회주의 노선을 지향하며 친소노선을 걷자 그동안 미국인들에게 최고의 휴양지였던 카리브 해의 아름다운 섬나라는 순식간 눈앞에 가시 같은 존재로 위치가 바뀌었다. 특히 당시는 미소의 대립이 가장 첨예하였던 시기였는데 공교롭게도 쿠바는 소련의 전초기지가 된다면 미국을 향하여 비수를 겨눌 수 있는 지리적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 1959년 카스트로는 부패한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잡았다 ]


따라서 만약을 대비한 미국의 모든 감시망이 항상 이곳을 주목하게 되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던 중 1962년 중순, 쿠바에서 암약하고 있던 스파이로부터 CIA에 중대한 첩보 하나가 전달되었다. 몇 주일 전부터 쿠바의 하바나 항에 정박하여 하역 작업을 벌이고 있는 소련 상선단의 화물들 중에 군사 장비로 추정되는 상당히 의심스러운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 군사 장비로 추정되는 물체를 하역하는 소련 상선 ]


미국과 국교를 단절한 이후 쿠바는 경제적으로 철저히 고립된 상태였다. 소련은 자생적으로 공산화 된 미주 유일의 국가를 적극적으로 나서 도와주었다. 때문에 수많은 생필품과 보급품을 적재한 선박이 소련으로부터 쿠바로 계속하여 이어졌고 이것은 통상적인 일이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하역이 이루어지는 화물들은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의심 화물의 실체를 확인하여야 했다.


[ 미국의 첩보망에 포착된 소련 상선단 ]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케네디 정부는 소련의 대외 공세에 유약하게 대처하여 냉전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쿠바에서 미국에게 직접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모종의 음모가 꾸며지고 있다면 이를 간과하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미국은 그동안 소련을 주로 감시하던 U-2를 쿠바 정찰에 투입하였다. 이것은 쿠바의 현 상황이 미국에게 그만큼 위험하였다는 의미이기도 하였다.


[ U-2가 쿠바 정찰에 투입됩니다 ]


1962년 10월 14일, 헤이저(Richard S. Heyser)가 조종하는 U-2가 쿠바를 횡단하면서 무려 16km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필름을 찍어왔다. 그 결과 쿠바에 4곳의 미사일기지가 건설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것은 쿠바의 방위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핵탄두를 장착한 중거리 지대지미사일 SS-4 MRBM를 운용할 수 있는 기지였다. 바로 ‘쿠바 미사일 위기(The Cuban Missile Crisis)’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U-2가 촬영한 쿠바 내 소련 미사일 기지 ]


대내외적으로 젊은 애송이라고 평가받던 케네디 정부였지만 일전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겉으로 표현한 강경함과는 달리 속으로는 전 정권에서 근무하던 경험 많은 노련한 관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갈등과 번민을 겪었다. 하지만 이러한 케네디의 예상을 뛰어 넘는 강경대응에 소련도 순간적으로 움찔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핵을 앞세워 미국과 정면충돌한다는 것은 공멸을 뜻하기 때문이었다.


[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케네디정권은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


쿠바에 소련의 미사일기지를 허용할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인 미국은 쿠바로 미사일을 운반하고 있다고 의심받는 모든 소련 선박들에게 회항을 명령하였으나 소련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였다. 세계는 미국과 소련이 맞대결하여 핵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공포에 순식간 빠져들게 되었고 세상의 종말은 다가온 것처럼 보였다. 이제 마주 달려오는 냉전의 기관차는 충돌할 시간만 남았던 것이었다.


[ U-2의 활약으로 미국은 소련의 도전을 물리치고 위기를 극복하였다 ]


바로 그 순간 소련이 뱃머리를 돌렸다. 물론 그 이면에는 코카서스를 향하여 터키에 배치한 미국의 미사일을 철수하겠다는 당근이 반대급부로 제공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미국의 뚝심에 소련이 굴복함으로써 위기는 물러가게 되었고 흐루시초프도 아직까지는 소련의 힘으로 미국을 제압 할 수는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U-2의 피격으로 망신을 당한 미국은 이처럼 U-2의 정찰 결과에 힘입어 소련을 굴복시켰던 것이었다.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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