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기 이면에 숨겨진 세계사 [ 1 ] 붉은 곰, 건수 잡다

U-2기 이면에 숨겨진 세계사 [ 1 ] 붉은 곰, 건수 잡다



세계가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팽팽히 갈려 대립이 한창이던 냉전시대 절정기인 1960년 5월 1일, 소련 외무성은 자국 영공을 불법 침범하여 간첩 행위를 하던 미국의 정찰기를 격추시켰다고 발표하며 이것은 미 제국주의자들의 간악한 도발의 증거라고 열변을 토했다. 그리고 그 증거로써 생포한 조종사 파워즈(Francis G. Powers)의 신상과 격추된 정찰기의 잔해를 함께 공개하였다.



[ 소련에 의해 격추된 미국 정찰기의 잔해 ]


공교롭게도 이 사건은 5월 16일부터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던 제2차 대전 승전국 정상 회의 직전에 일어났다. 흐루시초프는 미국에게 스파이 비행 행위 중단, 불법 영공 침범 행위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사과 그리고 관련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였고 만일 이 조건을 수락하지 않는다면 회의를 무산시키겠다고 정치 외교적 공세를 강화하였다. 사실 이는 소련의 정당한 대응이라 할 만 하였다.



[ 흐루시초프는 서방을 향한 선전 공세를 강화하였다 ]


자백한 생포 조종사의 증언 외에도 객관적인 여러 증거 자료 때문에 미국은 간접적인 여러 방법으로 비행 목적이 스파이 행위였고 지난 4년간 이런 행위가 계속 되어 왔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타부타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러한 미국의 태도에 소련은 분노하였고 결국 흐루시초프와 아이젠하워의 회담이 무산되면서 긴장관계는 한층 더 심각해졌다.



[ 소련의 요구에 미국이 응하지 않음으로써 냉전의 골은 깊어갔다 ]


바로 냉전시대 또 하나의 자화상이었던 'U-2기 격추사건(1960 U-2 Incident)'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그동안 미국이 비밀리에 운용하던 전략병기인 U-2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런데 소련의 U-2기 격추는 비밀리에 영공을 침범한 적기를 우연히 발견하여 요격한 우발적인 사건은 아니었다. 때문에 이 사건을 리뷰하려면 U-2의 개발 과정부터 거슬러 올라가 볼 필요가 있다.



[ 격추된 U-2기 잔해를 살펴보는 흐루시초프 ]


제2차 대전 후 미소가 상대를 공격할 핵을 상호 보유하게 되자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게 되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007같은 유능한 스파이를 적국에 파견하여 정보를 빼오는 것이지만 이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었고 적절한 정찰 장비를 이용하여 적의 핵무기 배치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었다. '인공위성을 이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하고 반문할 사람도 있겠지만 아직 첩보위성이 실용화되기 이전이었다.



[ 스파이는 중요한 정보 획득 방법이지만 현실적이지는 못하였다 ]


그렇다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 적의 영공에 정찰기를 띄어서 샅샅이 정탐하는 것뿐인데, 문제는 아무리 교전을 벌이지 않는 평화 시라도 적성국에 대한 이런 공중 정찰 행위는 당연히 불법적인 도발을 전제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영공 침범도 당연히 문제지만 만일 정찰기가 발각되어 피격이라도 된다면 상대에 대한 군사적 도발 행위로 간주되어 최악의 경우 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었다.



[ 지금은 첩보위성이 보편화되었지만 당시에는 불가능하였다 ]


하지만 그보다도 상대방의 영공을 들키지 않고 몰래 침투하여 정찰 활동을 벌인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몰래 침투가 힘들다면 상대방의 영공을 과감히 침범은 하되 요격을 뿌리치면 된다고 결론이 내려졌다. 이때 미국은 CIA의 주도로 장거리 정찰비행이 가능하되 소련의 방공포나 요격기가 기어오르지 못할 만큼의 고고도를 자유롭게 비행 할 수 있는 정찰기를 투입하면 된다고 생각하였다.



[ 명품 전략정찰기 U-2의 초기 모습 ]


‘흰머리독수리(Bald Eagle)’라는 암호명으로 구체화 된 이러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 주무 부처인 미 공군은 여러 방산 업체에 신예 고고도 정찰기 개발을 의뢰하였고 그 결과 룩히드(Lockheed)사가 제출한 CL-282시안이 채택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걸작이 이후 50년이 넘게 진화를 거듭하며 아직도 현역에서 사용 중인 U-2, 일명 ‘사악한 여인(Dragon Lady)’이다.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Trackbacks 63 / Comments 0

댓글 남기기

블로그 인기 키워드

Tistory Cumulus Flash tag cloud by requires Flash Player 9 or better.

링크

re_footerlink.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