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인사이드 [ 5 ] 칼날이 되어 돌아온 롤스로이스

롤스로이스 인사이드 [ 5 ] 칼날이 되어 돌아온 롤스로이스



제2차 대전 종전 무렵 등장한 Me 262는 전세를 뒤집지는 못하였지만 하늘의 주역이 제트기가 되었음을 상징하였다. 그런데 소련은 제2차 대전기간 동안 야크(Yak)같은 전투기를 제작하였지만 당시까지 항공기 분야를 선도하는 나라는 아니었고 특히 제트기 분야의 기술 기반은 취약하였다. 이것은 미국 주도의 새로운 세계 질서 구축에 소련이 공산권 맹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 Me 262의 등장은 제트 전투기 시대의 도래를 상징하였다 ]


소련은 Me 262에 사용된 융커스의 유모(Jumo)004 엔진을 노획하여 복제하여 보기도 하였지만 출력이 부족하여 차기 제트기의 심장으로 적당하지는 않았다. 너무 결과에 집착하다보니 수호이(Sukhoi)설계국은 엔진뿐 아니라 Me 262를 그대로 카피하여 소련이 자력으로 만든 제트기라고 공산당 지도부에게 자랑하다가 스탈린의 분노까지 불렀을 만큼 전후 소련 기술진의 다급함은 상당히 컸다.



[ 소련이 복제에 나선 유모 004 엔진 ]


그런데 전혀 엉뚱한 곳에서 역사가 바뀌었다. 영국이 1946년 말 제2차 대전의 동맹국이었던 소련에게 우호의 증표로 최신형 제트 엔진인 롤스로이스 넨(Rolls-Royce Nene Mk1 이하 넨) 엔진을 선물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장차 적으로 등장 할 것이 명약관화한 국가에게 선 듯 전략 물자를 제공한 정치가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이었다. 당연히 군부가 극렬히 반발하였을 만큼 문제가 많았던 외교적 거래였다.



[ 군부의 반발을 무릅쓰고 소련에게 제공된 롤스로이스의 넨 엔진 ]


1937년 군인이자 엔지니어인 휘틀(Frank Whittle)이 세계 최초로 실용화한 제트엔진의 제작에 성공한 이후 영국은 이 분야에서 가장 많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지닌 나라였다. 특히 롤스로이스는 전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제트엔진을 만들고 있었다. 현재도 롤스로이스는 제트엔진의 분야에서 GE, P&W와 더불어 군용 및 상업용 제트엔진을 삼분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



[ 최초로 실용화한 제트엔진의 제작에 성공한 휘틀 ]


독일의 Me 262도 엔진의 성능이 좋지 않아 그 성능을 십분 발휘 할 수 없었을 만큼 독일도 제트엔진만큼은 영국에 훨씬 뒤져 있었다. 그러니 Me 262에 탑재 된 유모엔진을 카피한 소련의 엔진 성능이 좋았을 리 없었다. 넨은 당시 소련산 제트엔진의 추력을 2배나 상위하는 고성능이었다. 이것은 마침 동체 시험까지 완료하였지만 엔진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던 미코얀-그루비치(MiG) 설계국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다.



[ 넨 엔진의 짝퉁인 클리모프 RD-45 엔진을 장착한 MiG-15 ] 


미그설계국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굴러 떨어진 호박을 신형 제트기에 장착하여 실험하여 보았는데, 그 결과 현재 제작중인 전투기가 넨과 결합하면 최고의 성능을 얻게 됨을 확인하였다. 순식간에 고민이 해결 된 소련은 넨을 복제하는데 전력을 기울여 자국산 클리모프(Klimov) RD-45엔진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이것은 넨의 무허가 짝퉁이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소련의 항공기 제작 능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 소련에게 전해 진 최신기술은 MiG-15라는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


5년 만에 짝퉁 넨을 장착한 신형제트기가 갑자기 등장하였는데 동서냉전이 최초로 실전으로 격화한 한국전쟁에서였다. 이른바 미그기로 잘 알려진 MiG-15였는데 예고도 없이 갑자기 등장한 정체불명의 이 제트전투기는 한마디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후 소련(러시아)은 군용기분야에서 미국과 겨룰 수 있는 유일한 상대국으로 시대를 풍미하게 되었고 그 여파는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롤스로이스 인사이드에서 유래 된 것이다.



[ 냉전시대 초기의 라이벌인 F-86과 MiG-15 ]


지금까지 롤스로이스에서 만든 일련의 엔진을 통해 본 이면사에 대해 알아보았다. P-51처럼 당사자에게 도움이 된 경우도 있었지만 Bf-109나 Ju-87 또는 MiG-15에서처럼 적에게 생각지도 못한 이익을 가져다 준 경우도 있었다. 같은 제작사의 물건들이 이처럼 극과 극의 경우로 나타난 이유는 아마도 이런 일을 만든 주체가 한 치의 앞날도 내다볼 줄 모르는 인간이기 때문이라 할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역사를 보는 재미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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