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인가 대포인가 [ 끝 ] 역사의 뒤안길로

전차인가 대포인가 [ 끝 ] 역사의 뒤안길로



독소전쟁의 격화와 더불어 생산량과 종류가 더욱 늘어난 독일의 돌격포에는 1호, 2호 전차 및 프랑스 노획 전차의 차체를 활용한 마더(Marder) II, 성공적이었던 3호 돌격포의 파생형으로 3호 전차 차체에 150mm 대구경포를 탑재한 33B, 4호 전차 차체를 이용한 랑(Lang), 나쉬호른(Nashorn), 브럼베어(Brummbaer) 등이 있었다. 일부 자료에서는 오로지 화력 강화에 중점을 두었던 모델들은 자주포로 분류되기도 한다.



[ 5호 전차 Panther(上)와 이를 개조한 Jagdpanther 돌격포 ]


그 중 특이한 것으로 점령국 체코의 전차인 38(t)를 개조하여 대성공을 거둔 헤쳐(Hetzer)가 있었는데, 3호, 4호 전차를 개조한 돌격포보다 10톤이나 경량이면서도 실전에서 더 좋은 성능을 보여 일선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헤쳐는 종전 후 스위스군에서 G-13 이라는 명칭으로 제식화되어 1950년대 후반까지 사용할 정도로 당대는 물론 이후에도 상당기간 명품의 대열에 올랐다.



[ 38(t)를 기반으로 탄생한 명품 돌격포 Hetzer ]


전쟁 중반기 이후 등장한 5호 전차를 개조한 야크트팬터(Jagdpanther), 6호 전차를 개조한 스툼티거(Stumtiger), 야크트티거(Jagdtiger) 등은 날렵한 돌격포의 모습이 아닌 마치 화력 강화형 전차들이었을 정도였다. 사실 이들이 전선에 등장하였을 때는 독일이 수세에 몰리기 시작하였던 시점이고 전차의 수량 또한 많이 부족하였던 때라 돌격포가 기갑사단에 편제되어 전차 역할을 대신하기도 하였다.



[ 4호 전차 차체를 이용한 Brummbaer ]


이처럼 제작이 용이하였고 기동력이 뛰어났으며 차체가 낮은 만큼 매복이나 기습에 효과적이었던 돌격포는 종전과 더불어 홀연히 사라졌다. 전후 스위스군이 G-13을 사용하기도 하였고 돌격포 개념은 아니지만 이런 장점을 물려받은 스웨덴의 S-전차나 서독군의 야크트팬저카농(Jagdpanzer Kanone)이 전후에 출현하여 제식화되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오늘날 이들이 기갑장비 명단에서 빠진 것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Jagdpanzer IV 돌격포(上)와 전후 독일연방군이 사용한 Jagdpanzer Kanone 전차 ]


현재 겉모양이라도 비슷한 것을 찾아본다면 엘리펀트(Elephant), 페르디난트(Ferdinand) 구축전차와 비슷한 모양의 K-55 같은 자주포들이 있다. 하지만 현대의 자주포는 사용 용도가 전선 후방에서 보병을 지원하기 위한 포병 전력의 중추인 반면 돌격포(구축전차)는 최전선에서 적 전차와 기갑전을 벌이는 용도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느낌은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 Elephant 구축전차(上)와 현재 국군이 사용 중인 K-55 자주포 ]


무기의 발달로 인하여 예전처럼 보병을 보호하며 근접화력지원을 하는 형태의 돌격포나 매복하여 적 전차를 요격하는 구축전차는 현대전에 불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방법이 바뀌었다고 목적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늘날 보병을 탑승시켜 전선을 돌파하는 IFV에서 돌격포의 자취를 어렴풋이 느껴 볼 수 있으며 이런 최신 장갑차에 탑재한 소형의 대전차미사일(ATM)은 오히려 구축전차보다 강력한 대전차타격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 고성능 대전차무기의 등장으로 돌격포의 필요성이 반감되었다 ]


또한 물론 그전에도 비쌌지만 현재도 값비싼 전차가 예전처럼 단일한 목적에 사용되기보다는 다용도의 종합전술병기로 진화하는 MBT가 되어가는 현실에서 볼 때, 당시처럼 여러 종류의 변형으로 전차를 마구 개발하여 다양화시키는 것은 군수지원을 고려하면 올바른 선택은 아닐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제2차 대전 당시 독일은 다양한 버라이언트를 개발하여 누린 장점도 있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단점도 많았다.



[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 공룡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


하지만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세상의 주인으로 행세하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공룡들처럼, 사상 최대의 전쟁이었던 제2차 대전에서 전선의 중요한 주역으로 맹활약하다가 홀연히 사라져간 돌격포들의 모습을 보면 아쉬움이 더하다. 단지 보기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무기가 만들어지고 사용되기는 것은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 무기는 고유의 목적 대신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기 때문이다.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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