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 가실 분을 찾습니다] 내 친구의 부대는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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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군대에 면회 가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징병제인 탓에 웬만하면 한번쯤은 경험이 있다.

어릴 때는 부모님 따라서 오빠형 만나러 가고대학생 때는 먼저 입대한 친구 만나러 가고중년의 부모가 되어서는 자식을 만나러 간다.

 

육군으로 입대하면 대부분 전방에서 복무한다남쪽이 고향인 장병들은 끝에서 끝으로 가는 셈이다흔치 않지만 그 반대도 있다가족들도 면회 한번 가기가 쉽지 않다이동에만 한나절이 걸리니 최소 이틀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는 길이 힘들수록 애틋함과 고마움은 커져간다기차에서 버스로버스에서 택시로 차를 여러 번 갈아타고 생소한 지역을 지날 때마다 느껴진다나의 아들우리 형내 친구가 집을 떠나 이토록 먼 곳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면회 장병 : 류영상 상병(25세)

 소속 : 육군 6사단 수색대대

 성격 : 밝고 에너지가 넘치며 심하게 적극적임

 친구 : 이상윤(25세)

 관계 : 대학교 동기(전남 무안 소재)

 ※ 검도선수로서 4년간 같이 기숙사 생활

 직업 : 검도선수, 대학조교(현재 군 입대 준비 중)

 성격 : 조용한 상남자 스타일로 군대식 말투를 가짐 

 병역 : 미필(2015.11.23. 입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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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1(택시) : 무안 시내(07:00) → 무안역(07:15) <!--[endif]-->





751분 기차를 타야 한다.

한 시간 정도 남았지만 불안감에 아침식사도 거르고 택시를 잡아탄다.

졸음이 완전히 달아나지 않아 몽롱하다.

역으로 가는 길에 아침 안개가 옅게 깔렸다.


 



최종 목적지는 강원도 철원이다.

군인을 면회 가기엔 최적의 도시 같다.

이유는 없다. 그냥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그곳에는 지금 우리가 오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한 명의 군인이 있다.

바로 육군 6사단 수색대대 소속의 류영상 상병이다.

류 상병의 친구와 함께 무안에서부터 그를 만나러 간다.


사실 어젯밤에 면회가 취소될 뻔한 위기가 있었다.

무안에서 만나 같이 출발하기로 했던 류 상병 친구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사정이 생겨 가기 힘들 것 같다며 전화가 왔다.

머리가 하얘졌지만 방법을 생각해내야 했다.

결국 시간을 맞출 수 있는 광주송정역에서 합류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만나면 혼구녕을 내줘야지~”

 



이른 아침 시골 역은 한가롭다.


원래 이렇게 사람이 없지? 평일이라서 그런가?”







 


여정2 : 무안역(07:57) 서대전역(10:37)




예정된 도착시간이 되자 무궁화호가 플랫폼으로 들어온다.

당연히 연착할 줄 알았는데 너무 정확해서 조금 놀랐다.


무궁화는 조금 늦어줘야 맛인데... 지하철도 아니고...”


조금 무궁화적이다.





기차에 올라 창밖을 보니 햇살이 비추고 있다. 안개도 곧 걷힐 것 같다.


철원은 이름만으로도 추운 느낌이 있다.

걱정이 돼서 여분의 겉옷을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따뜻해서 다행이다.


면회 갈 때 비나 눈이라도 오면 정말 낭패다.

다시 돌아가고 싶어진다.

하늘도 우리의 면회를 도우고 있다고 맘대로 생각해 본다.


날씨야~ 너라도 도와줘서 고맙다~흑흑

 


여정을 확인해 본다.

서대전역에서 KTX로 환승한 후에 용산역까지 가야한다.

재차 시간을 체크하고 있는데 안내방송이 나온다.





다음 역은 광주송정역입니다.”


동행할 류 상병의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한 곳이다.

다시 한 번, ‘혼구녕의 각오를 다진다.


그런데.. 불현듯 불안감이 덮쳐온다.


광주송정역에 없는 거 아니야? 착각해서 광주역에 있으면 어떡하지?”


혹시 어제 내가 무조건 와야 된다고 강하게 말해서 맘 상했나?”


제발.. 나타만 나주라..”



기차가 속도를 줄이며 역으로 들어선다.


.. 카키색 야상을 입고 있습니다.”


전화로 미리 알려준 옷차림의 남자사람을 찾아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다행히.. 탑승구엔 두툼한 카키색의 야상(?)을 입은 청년이 서 있었다.

일단.. 한시름 놓았다.


직접 보니 덩치가 좋다.. 혼구녕은 일단 친해진 다음에..





주인공의 이름은 이상윤.

 

류 상병의 대학동기로 무안에서 같이 학교를 다녔다.

검도 선수로 4년 동안 함께 기숙사생활을 하며 각별해졌다고 한다.

졸업 후 2년 가까이 보지 못한 친구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먼저 친한 척 하며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상윤씨~ 만나서 반갑습니다.”


. .”


대답이 짧다. 내가 별로 맘에 안드나?


친해지는게 급선무다. 일단 뭘 좀 같이 먹어야겠다.

속이 든든하면 기분이 좋아지겠지.




타자마자 식당 칸으로 이동했다.

커피를 예상했지만 의외로 코코아를 시킨다.


이 녀석, 좀 귀여운데~ 역시 아직 어린 친구야~ㅎㅎ




코코아와 빵을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대화가 이어지니 서서히 입가에 미소가 보였다.

서로 편하게 말도 놓기로 했다.


때가 왔다. 기분이 좋아졌으니 이제부터 폭풍질문이다.


친구 빨리 보고 싶어?”

아니오.”


살짝 당황.. 했지만, 평정심을 찾고 다시 질문..


그럼 왜 가는 거야?”

귀찮게 자꾸 전화해서 와달라고 사정을 하니까요.”





.. 이 녀석 시크하다.

아니.. 너무 과도하게 솔직하다.

대답은 또 왜 이리 짧은 거야...


다시 한 번 평정심을 찾고..



군대 면회 가본 적 있어요?”

아뇨. 동생도 인제에서 근무하는데 안가요.”


.. 이번 동행.. 성공할 수 있을까..ㅠㅠ



 

 

코코아 타임을 끝내고 객실로 돌아왔다.

서대전역까지 조금 쉬기로 했다.


아직은 사진 찍히는게 어색한지 휴대폰만 만지작거린다.


저는 참을만한데 주변사람들이 자꾸 쳐다보니까 민망하네요~ㅎㅎ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의 사진담당은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서대전역에 도착했다.


내리기 전까지 역을 지나칠까봐 계속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지나치면 일정에 엄청난 차질이 생긴다.

컴컴할 때 철원에 도착할 수도 있다.


계속 시계를 보고 방송에 귀 기울이다 보니 피곤함이 가중된다.

환승은 이래서 안 좋아..


30분쯤 여유시간이 있다. 속이라도 편하게 해야겠다.


쉬고 있어. 화장실 좀 다녀올게~”


기차 환승 Tip

무안에서 용산역까지 갈 때 익산역에서 KTX로 갈아타는 것도 가능하다도착 시간은 똑같다느린 무궁화를 지루하게 느끼는 분들에게 추천한다환승시간이 45분으로 조금 길다하지만 익산역에는 전주의 유명 제과점인 풍년제과 분점이 입점해 있다달콤한 수제 초코파이와 고소한 땅콩 센베이를 맛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해볼만 하다. 





화장실을 다녀오니 상윤이가 의자에 앉아서 뭔가를 보고 있었다.

자선단체 ‘World Share’ 소개 책자였다.


관심 있어?”

다음 달부터 매달 만원씩 기부하려고 신청했어요.”


...


고등학교 때부터 독거노인 단체에도 매달 기부하고 있어요.”


오옷!!


어릴 때 할아버지와 친했는데, 돌아가시고 나서는 노인들만 보면

할아버지 생각나서 그냥 도와드리고 싶어요.”


이 청년..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구나.


이런 대화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동행이 조금 즐거워졌다.


여정3 : 서대전역(11:09) 용산역(12:08)





환승을 위해 기차를 기다리는 도중에 전화 한통이 걸려온다.

간절하고 다급한 목소리다.


상윤아~ 오고 있어? 지금 어디쯤이야?”

철원에서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류 상병의 독촉 전화였다.


영상아~ 늦잠 잤다. 미안하다. 못 가겠다.”

하지만.. 어설픈 연기로 금방 들통이 났다.


잘 오고 있네~ 빨리 와라~ 보고 싶다~^^”

ㅋㅋㅋ 안 속네~ 서대전역에서 갈아타려고 기다리고 있다. 가서 보자~”


목소리에서 친구의 간절함이 느껴졌나 보다.

처음의 시큰둥함이 조금씩 누그러져 가는듯하다.


영상이~ 좋아 죽네요. 안 갔으면 큰일 날 뻔 했어요~ㅋㅋ


맞아. 전방의 병사들에게 가족과 친구의 면회란 그렇게 간절한 것이다.



 

서대전역에서 무사히 KTX로 갈아탔다.


창밖을 보니 주변풍경이 빠르게 지나간다.

무궁화호에서 갈아타서 그런지 평소보다 더 빠른 느낌이다.

기차가 빠를수록 류 상병을 만나는 시간도 빨라지겠지..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과학이 발달해서 KTX 보다 더 빠른 기차가 생기고..

철원, 인제, 양구.. 강원도 산골까지 기차역이 모두 생기면..

면회 갈 때 지금의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을까?


그때쯤 되면 면회가 의미가 있을까..

전방의 병사들도 지금보다는 간절함이 덜하겠지..


괜한 감상에 젖어본다.


 


기차를 타는 시간이 길어지니 조금씩 피로가 몰려오나 보다.


이제 반쯤 왔어요?”


아니.. 이제 3분의 1쯤 왔어..”


상윤아~ 이 힘든 여행에 끌어들여서 미안..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어쩔 수 없어..

그냥.. 좀 자둬...







잠시 눈을 붙였을 뿐인데 어느덧 용산역에 도착했다.

4시간 넘게 기차를 타서인지 표정이 약간 어둡고 발걸음도 무거워 보인다.





 

수많은 군인들이 휴가와 복귀를 위해 용산역을 거쳐 간다.

오늘도 어김없이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휴가자는 1분이라도 더 빨리 가족을 보고 싶은 마음에..

복귀자는 귀영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





 

용산역을 빠져나와 4호선 신용산역으로 향했다.


반대편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주인공을 찍어본다.

런웨이를 걷는 듯한 저 당당함!

.. 모델 표정이다...


건너자마자 얼굴을 감싸며 한마디 던진다.


~ 쪽팔려 죽겠어요. 사람들이 다 쳐다봐요~ㅋㅋ


이해해.. 나도 사람들 시선이 부끄러워서 멀리 떨어져 있었어..

미안...



여정4 : 신용산역(12:23)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강변역(12:58)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상윤이가 갑자기 지하철 노선도 앞으로 다가간다.


그래.. 이건 사진 찍으라는 거구나~


상윤아~ 찍으라고 연출 해준 거지? 고맙다~^^”

헤헤~ 그냥~~”


횡단보도에서 극강의 민망함을 맛보더니 이제 모든 걸 내려놓았다 보다.

우리는 그저 고마울 뿐이다..


이젠 카메라에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됐는지 많이 쭈뼛대지 않는다.



지하철 환승 Tip

용산역에서 강변역까지 지하철로 가는 3가지 방법이 있다⓵ 용산역에서 1호선 타고 시청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⓶ 신용산역에서 4호선 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2호선 환승⓷ 용산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왕십리역에서 2호선 환승.

대기시간 없이 바로 탑승한다고 가정하면 번이 제일 빠르다하지만 중앙선은 배차간격이 10~20분으로 너무 길다⓶ 번 순서로 추천한다.  



 

 

지하철에서 류 상병에게서 또 전화가 왔다.


상윤아~ 잘 오고 있지?”


인마~ 전화 좀 그만해라~ 귀찮아 죽겠다.”


잘 오고 있나 걱정돼서~ 빨리 와~ ㅋㅋ


엄청나게 쪼아 된다.

귀찮아서 어쩔 수 없이 간다던 말이 이해가 간다.

허락할 때 까지 하루에 10번도 넘게 전화할 것 같은 느낌이다.


웃음도 호탕한 것이 캐릭터가 대충 그려진다~^^






평일 낮인데도 사람이 제법 많아 가늘 길이 쉽지 않다.

상윤이도 그렇게 느꼈나보다.


근데.. 서울은 평일 낮인데도 지하철에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요?”


글쎄~ 인구가 많아서 그렇겠지~ 항상 그렇더라고~”


상윤아.. 나도 시골 출신이야.. 잘 몰라..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광고판이 눈에 뛴다.

처음엔 조재현도 정장 광고 찍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고스톱게임 광고였다.


상윤이도 특이하게 느꼈는지 광고판과 눈싸움을 한다.


고스톱 게임이 엄청 많이 팔리나 봐요~”


?”


저런 배우 쓸려면 돈이 많이 들것 같아서요.”


명절 때 가족끼리 모이면 무조건 고스톱 치잖아.

그것만 봐도 우리나라 화투 인프라는 뭐..




여정5 : 동서울버스터미널(13:10) 철원 동송시외버스터미널(15:20)






버스 탑승 장소인 강변역(동서울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예상보다 많이 늦었다.

버스 탑승 시간이 15분도 남지 않았다.


느긋한 점심식사는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시외버스 탑승 Tip

동서울터미널에서 철원 동송터미널로 가는 시외버스는 3001번이다첫차 5:50, 막차 20:20 이며배차간격은 40분으로 차가 꽤 많다유의할 점은 무정차와 직행 2종류가 있다무정차는 소요시간이 약 2시간 10직행은 약 2시간 40분이다무정차만 따지면 배차간격이 1시간에서 1시간 50분까지 되므로 정확히 확인하고 탑승해야 한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남은 시간이 10분밖에 없다.

플랜 B를 실행해야 할 때다.


상윤이와 사진담당은 햄버거를 사고,

나는 버스표를 사서 탑승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저씨~ 제 일행 2명이 지금 오고 있는데 1분만 기다려 주세요.”


110분이 되어 막 출발하려는 버스를 잡고 기사아저씨에게 부탁했다.

햄버거 팀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저씨의 따가운 눈초리를 외면하며 애써 태연한척 한다.

하지만 속으로는 발을 동동 구른다.


상윤아! 여기야~ 어서와~”


잠시 후 햄버거 팀이 양손 가득 햄버거 세트를 들고 나타났다.

어쨌든 미션 컴플릿!!


허겁지겁 타느라 사진은 찍을 생각조차 못했다.


고생 많았어~ 맛있게 먹어~”


호흡을 가다듬고 평온을 찾은 후에야 햄버거로 겨우 점심을 때운다.


~ 면회 한번 가기 어렵네~ 다시 돌아가고 싶다~ㅋㅋ


그래.. 진짜 멀다.. 니 친구가 이렇게 멀리서 군 생활하고 있어..









슬슬 한계가 오는 듯하다.

엉덩이와 허리가 아픈지 자꾸 깬다.


이리저리 자세도 바꿔보지만 편치 않다.

왠지 나를 원망하는 눈치다.


상윤아~ 허리 아프지? 괜찮아?”


이제 잠도 안와요~ 버스가 제일 힘든 거 같아요.”


그래~ 마지막 버스가 죽음이네~”

영상이가 이렇게 멀리 있는 줄 몰랐어요.”


그지? 전방 병사들 모두 집 떠나서 고생하고 있어~”


진짜 그런거 같네요.”

그래도 다시는 안올거에요! 아무리 귀찮게 해도~ㅎㅎ


상윤아~ 도착해서 맛있는 거 먹자. 미안해~”




 




모두 지쳐있지만 웃음을 잃지는 않는다.

류 상병을 찡그린 얼굴로 볼 수는 없으니까..


뒤척임을 반복하다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철원 동송시외버스터미널! 이름도 풍경도 낯설다.


면회객이 동송시외버스터미널에 올 때는 주의할게 있다.

버스는 동송 뿐만 아니라 철원군의 여러 정류장에서 정차한다.

시간을 확인하고 방송에 귀 기울여야 한다.





으아~~~ 다 왔다.”


내리자마자 크게 기지개를 켜본다.


해뜨는거 보고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저녁이다.

꼬박 한나절동안 차 안에만 있었다.


기차, 지하철, 버스로 이어지는 8시간의 사투는 누구라도 지치게 한다.


그래도 고생이 끝났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내일 오전까지는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된다는 소소한 기쁨~^^


철원에 와보니까 어때?”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몰랐어요~~”

진짜 여기서 휴가 한번 나가려면~ㅋㅋ


그래서 우리가 온 거야. 영상이가 한 번 나오려면 힘드니까.”


그리고.. 너도 1123일 입대잖아..

곧 이쪽으로 올 거 같은데..ㅎㅎ



 

여정6 : 철원 동송시외버스터미널(15:35) 6사단 수색대대(13:50)






직접 와보니 친구가 얼마나 멀리 있는지 실감이 나는가 보다.

가기 싫다고 류 상병에게 투덜대던 것에 미안한 마음도 들고..

친구 생각에 힘을 내 본다.

다시 발걸음이 경쾌해지고 얼굴에도 생기가 돈다.


이제 택시타고 10분만 가면 류 상병을 만날 수 있다.


기사님, 수색대대 가주세요.”


많이 가보셨는지 자세한 설명 없이도 알았다며 출발하신다.



택시 탑승 Tip

동송 터미널 바로 옆에 택시 승강장이 있고많은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수색대대라고만 말씀드리면 알아서 데려다 주신다대대에서 면회를 끝내고 다시 나올 때 콜택시를 부르면 된다별도의 콜 비는 받지 않는다하지만 거리가 있기 때문에 미리 불러놓지 않으면 조금 기다려야 한다면회 후에 바로 시내로 나올 거면 타고 갔던 택시기사에게 10분 정도 기다려 달라고 해서 그 택시로 나오면 된다.






부대로 가는 길은 건물이 거의 없다.

사방에 논과 밭만 있을 뿐이다.

이 드넓은 철원평야에서 나는 오대쌀이 유명하다.

그냥.. 배고프니 쌀이 생각났다~ㅋㅋ


그런데 중간 중간 보이는 도로 양쪽의 콘크리트 기둥이 눈길을 끌었다.


상윤아~ 저게 뭔지 아니?”


아직 미필인 주인공은 알 리가 없다.


아니요~흐흐


나도 몰라~ ㅋㅋ


땅굴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보니 전방인 것이 실감 난다.

조금만 더 가면 휴전선이구나..





약간의 흥분을 안고 15분 정도 달리니 부대 정문이 보인다.


빨갛게 물든 단풍이 눈길을 끈다.

표지판과 바리케이트만 없으면 공원 입구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상윤아~ 이제 다왔어~ 부대 정문 보니까 기분이 어때?”


글쎄요...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영상이 진짜 멀리 있지? 고생하고 있는 것 같아?^^”


~ 멀어도 너무 머네요~ㅎㅎ


만나면 안아 줄거야?”


~~ 민망해요~”





면회를 신청하기 위해 초병에게 다가간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 ... 여기서 근무하는 류영상 상병 만나러 왔는데요.. 어떻게 해야...”


미필에 면회도 처음이라 어찌할지 모르고 우물쭈물 된다.


면회 신청하시고 면회실에서 대기하시면 됩니다.”

친절한 초병 덕에 어렵지 않게 면회를 신청한다.

 





평일 오후라 면회실엔 아무도 없다.

혼자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절로 이 가사가 떠오른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지금..”




잠시 후 기다렸다는 듯 류영상 상병이 걸어 나온다.

그렇겠지.. 수시로 전화해서 어딘지 확인했으니..

멀리서 봐도 얼굴에는 웃음기가 넘치고 발걸음도 힘차다.

전화 목소리를 듣고 예상하던 캐릭터가 맞는듯 하다.

에너지 넘치고 말 무지하게 많은...





여자친구가 온 것도 아닌데 류 상병에게서 기쁨과 흥분이 넘쳐 보인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질 정도다.


고생을 감수하고 오길 잘했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다.


병사들에게 면회가 이렇게 큰 의미였나...

가족이나 친구가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자기를 보러 와준다는 것.

그들에게는 큰 행복이자 군 생활의 고단함을 견디게 해주는 힘인가 보다.






 

드디어 상봉이다.

어색해하는 상윤이를 보며 웃음이 나오지만 묘한 감동이 있다.

상윤아! ㅋㅋㅋ

영상아~ ㅋㅋㅋ


거부할 틈도 없이 류 상병이 재빠르게 친구를 끌어안는다.


~ ㅋㅋ 왜 이래?”

오랜만인데 한번 안아보자~^^”


상윤이가 민망해하던 말던 포옹의 강도는 강해진다.


이 광경을 보던 주변 장병들의 표정이 묘하다.

왠지 영상이는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다...

부대에서도 비슷한 캐릭터인가 보다..





단풍도 예쁘고 해서 설정 샷을 부탁했다.

역시 포즈는 류 상병이 주도한다.


소극적인 상윤이와 과도하게 적극적인 류 상병이 묘하게 어울린다.


흥분한 류 상병이 과격하게 기쁨을 표현한다.


아아~ 왜이래 인마~ㅋㅋㅋ

반가워서 그러지~ㅋㅋ


상윤이가 앙탈을 부려보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류 상병..

  





거창한 재회가 끝나고 택시를 타고 다시 시내로 나간다.

하루 외박을 받은 류 상병과 오늘밤을 같이 하기로 했다.


내내 덤덤한 척 하던 상윤이도 친구를 직접 보니 감정을 드러낸다.

류 상병의 에너지를 받았는지 말도 많아진다.


ㅇㅇ는 가끔 봐?”

몰라~ 안본지 오래 됐는데~”


나 저번에 봤는데 여자 친구 생겼던데...ㅎㅎ

그래? XX 대학교 때 좋다고 따라다니던 걔하곤 잘 안됐나 보네?ㅎㅎ

시시껄렁한 대학교 때 얘기로도 마냥 즐겁다.


친구와 자주 연락하고 만나면 제일 좋다.

하지만 살다보면 그러기가 쉽지 않다.


좋은 기억을 공유하고 진짜 우정을 나눈 사이라면..

자주 연락하지 않고,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함이 전혀 없다.

마치 어제도 만났던 것처럼..


이 둘도 그랬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한 잔 안할 수 없다.


상윤아~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 진짜 올 줄 몰랐는데..ㅋㅋ


니가 안오면 죽인다며? 몇 명한테 거절당하고 내가 마지막이라며?ㅋㅋ

그래도 얼굴 보니까 좋네~ 근데 인간적으로 너무 멀다..ㅎㅎ


~ 너 살이 왜 이렇게 쪘어? 돼지 다 됐네~ㅋㅋ

아 몰라~ 군대 가기전이라 요즘 놀다 보니까~ㅋㅋㅋ


시종일관 서로의 멘탈을 공격한다.

여느 20대 남자친구들처럼 아름다운 단어는 쓸 생각이 없다.

하지만 말 속에 담긴 진짜 뜻을 알기에 늘 웃음이 함께 한다.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는 건배가 계속되며 밤은 깊어진다.

건배 사이사이의 공백은 지난 얘기들로 빼곡히 채운다.


4년 간 같이 살았으니 켜켜이 쌓인 추억이 얼마나 많을까...

굳이 안주가 필요할까 싶다...



 



저녁 식사 후에 둘만의 자유 시간을 가졌다.

다음날 아침에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헤어졌다.

그날 철원의 밤은 그들의 것이었다.

 

 

 

다음날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다.

아침 겸 점심을 간단히 하고 다시 동송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갑자기 둘이서 군장점으로 향했.





상윤아~ 어디가?”

~ 영상이가 군대 가면 꼭 필요하다고 전자시계 사준대요~^^”


상윤이는 1123일 훈련소 입소를 앞두고 있는 예비 군인이다.


영상아~ 병사가 돈이 어딨다고? 무리하지 마~ㅎㅎ

아니에요~ 군대 오기 전에 일해서 좀 모아놓은 것도 있으니 걱정마세요.”


그리고 상윤이가 여기까지 와줬는데 이정도도 못해주겠어요?^^”





 

이게 심플하니 괜찮아 보인다. 어때?”

글쎄.. 모양이 조금 그런데...”


어떤 부분이 맘에 안들어?”

뭐라 딱 말하긴 그런데.. 그냥... 느낌이..”


과도할 정도로 꼼꼼히 시계를 고른다.

전부 비슷해 보이구만 뭐가 그렇게 다르다는 건지..ㅋㅋ


그래도.. 친구에게 좀 더 좋은 것 사주고 싶은 마음이 느껴져 흐뭇하다.





20여분의 사투 끝에 정말 평범한 전자시계와 두툼한 고무링을 샀다.

? 고무링은 왜...


상윤아~ 고무링은 왜 샀어?”


훈련소에서 쓸려구요~”


입소하면 다 줄텐데?”


그냥 더 좋은거 쓰고 싶어서..ㅎㅎ


혹시 조교들에게 준비된 훈련병으로 보이고 싶어서 그런거 아냐?ㅋㅋ


뭐 그런것도 좀 있고~ㅋㅋㅋ


피식... 웃음이 났다.. 귀엽기도 하고..






이제 진짜 헤어질 시간이다.


아쉽고 미안한지 자꾸 뭘 해준단다.


상윤아 훈련 잘 받아~ 다치지 말고~”

알았다. 걱정하지 마라~”


너 자대배치 받으면 내가 제대한 다음에 이 프로그램으로 찾아갈게.”

우리 둘을 또 해주시겠냐?”

류 상병이 갑자기 우리를 쳐다본다.


내년에는 제가 상윤이 찾아가는 걸로 한 번 하시죠~ 가능하죠?^^”


그래.. 이 프로그램이 그때까지 살아남는다면.. 고려는 해볼게...






아쉬움을 숨기려는 듯 창밖에서 익살스런 표정을 지어본다.

펑펑 우는 것 보다 더 짠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마지막은 군인답게 경례로 마무리 한다.

군복 입은 군인이 친구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얼마나 행복하면 저런 표정이 나올까?

진심이 담겨있지 않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표정이다.

여기까지 온 이유가 저 표정을 보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상윤이도 하루 밤을 같이 지내며 정말 좋았다고 한다.

둘 모두에게 이번 12일은 정말로 특별했나보다.


류 상병은 같이 있는 내내 우리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군 생활 최고의 선물이라며...


멀리서 왔으니 치킨을 사주겠다고 했다.

제대하고 돈 벌면 그때 얻어먹겠다고 겨우 거절했지만..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너무나 행복했다.


그리고 직접 말하진 못했지만 여기서라도 말해주고 싶다.


우리가 더 고맙다고..

이렇게 멀리서 헌신하는 너에게 감사하다고...

너와 너의 동료들 덕에 우리가 맘 편히 발 뻗고 자고 있다고..



  


이제 다시 긴 여정의 시작이다.


돌아왔던 길을 그대로 다시 가야한다니 눈앞이 깜깜하다.

기뻐하던 류 상병 얼굴을 떠올리며 버텨보기로 한다.


최고의 방법은 깨지 않고 최대한 오래 자는 것이다.


상윤아~ 오늘을 위해 어젯밤에 많이 안 잤지?”

아뇨~ 너무 잘 잤는데요?ㅋㅋ


그래도.. 일단.. 자자.






힘든 여정을 웃으며 함께 해준 상남자 이상윤 씨와

내내 웃음으로 맞아준 류영상 상병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또한, 이번 취재에 도움주신 육군 6사단 정훈공보실 오주훈 중위, 수색대대 정훈장교 백상현 중위에게는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부록 : 맛있는 면회



면회 가면 항상 먹을거리가 고민이다낯선 곳이라 아는 식당도 없다요즘엔 블로그도 광고성 글이 많아서 대놓고 믿기 힘들다면회객의 수고를 덜어드리기 위해 부대 인근 식당 몇 군데를 소개한다현지인들이 추천하고 직접 먹어본 곳만을 소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다만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참고용 정도로만 쓰면 되겠다.





□ 우렁골 늦서리태 두부



서리가 내리고 한참 후에 수확한 늦서리태를 이용해 두부를 만든다. 고소하고 담백한 두부구이, 칼칼한 두부버섯전골이 대표 메뉴다. 주변 식당에서 쉽게 먹을 수 없는 검은색 두부를 접하는 즐거움이 있다. 철원 오대쌀을 사용해 밥맛도 좋다. 착한 가격과 고즈넉한 식당 건물은 덤이다.

주소 / 연락처 : 강원 철원군 철원읍 금학로 324 / 033-455-8846

가격 : 두부구이 6,000(1인분), 두부버섯전골 7,000(1인분)




오대 갈비

 

철원에서만 재배되는 물고추냉이에 재운 돼지갈비가 유명하다. 직접 맛보니 색깔만 다를 뿐 일반 갈비와 맛 차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고기 자체의 질이 좋아 충분히 맛있다. 재미삼아 물고추냉이를 조금 시켜 먹으면 좋을듯하다. 식당 규모가 커서 단체석도 넉넉하다. 어린이 놀이 시설도 있어 아이를 동반한 부모님도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주소 / 연락처 :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평217번길 15 / 033-456-0000

가격 : 고추냉이돼지갈비 14,000(250g), 오대돼지갈비 12,000(250g)



□ 솔향기


대부분의 재료를 집에서 직접 만든 손만두 버섯전골이 대표 메뉴이다. 진한 국물에 속이 꽉 찬 만두와 쫄깃한 칼국수면이 잘 어울린다. 밑반찬도 하나같이 훌륭하다. 과음으로 상처받은 속을 달래줄 해장용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사장님이 강력히 추천하는 마무리 야채죽도 빼 놓을 수 없다.

주소 / 연락처 : 강원 철원군 동송읍 금학로 31-10 / 033-455-9259

가격 : 손만두 버섯전골 7,000(1인분), 해물/얼큰 칼국수 6,000(1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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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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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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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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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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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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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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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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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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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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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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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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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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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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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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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8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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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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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2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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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2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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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0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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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mnd9090.tistory.com 동고동락 2016.02.02 09:58 신고

    안녕하세요. 동고동락지기입니다.
    사연 접수를 마감하겠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많은 분들이 신청해주셨고 마음 담긴 사연에 감동받았습니다. ^^
    여러분들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주민희 2016.02.14 23:28

      이제 더이상은 안받으시나요?ㅠㅠ

  • 2016.02.0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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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10 03:59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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