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였지만 최고는 아니었던 전차

베스트셀러였지만 최고는 아니었던 전차

  

상업적인 측면에서 베스트셀러라면 일단 양적으로 많이 팔린 것을 의미한다. 베스트셀러가 무조건 최고의 품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설픈 품질을 가지고서 많이 팔릴 수는 없다. 다시 말해 베스트셀러라는 뜻에는 품질이 최고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용인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은 지니고 있다고 보아도 된다. 그런데 전차 분야에도 그런 경우가 존재한다.

 


[ AK-47은 베스트셀러지만 최고 성능의 소총은 아니다 ]

 

어느 나라 군대든 최고의 무기를 보유하려고 하지만 이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무기가 워낙 비싸고 사용 목적이 극히 제한된 재화여서 그런 것인데 그렇다고 여타 공산품처럼 생산량을 늘려 단가를 낮추기도 곤란하다. 따라서 전,평시를 구분하여 적정량의 무기를 생산하고 보유하기 위한 여러 기법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른 무기라면 나름대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미 공군도 비싼 F-15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F-16을 혼합하여

전력을 구성하였을 만큼 값비싼 최고의 무기만 보유할 수 없다 ]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4, 미국의 M4, 소련의 T-34 전차 같은 경우는 생산 및 소비량이 많았던 대표적 전차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사상 최대의 전쟁터에서 끝까지 활약한 이들 전차 중 하나가 역사상 최대의 생산량을 보였을 것 같지만 정작 전차 세계의 베스트셀러는 따로 있다. 2차 대전 직후 소련과 공산권의 주력 전차를 담당한 T-55 전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 전차인 T-55 ]

 

T-55는 전 세계에서 약 10만대가 만들어져서 사용되었다. 2차 대전 당시 소련의 물량전을 상징한 T-3485,000여대 정도 생산되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냉전과 동시에 탄생한 T-551세대전차이기 때문에 현재 대부분 일선에서 물러나 폐기 된 상황이지만 아직도 각국에서 3만대이상이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 될 만큼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 주포를 업그레이드한 인도 육군의 T-55 ]

 

T-55가 이런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등장 당시 최고의 성능을 보유하였기 때문이었다. T-34를 대체하기 위해 제2차 대전 말기 개발에 착수하여 탄생한 차기 중형(中型)전차가 T-54. D-10 100mm포를 탑재하여 화력을 대폭 증강하였음에도 차체 및 포탑의 크기를 최대한 저상으로 설계하여 방어력을 높였고 작아진 크기만큼 무게를 감소하여 기동력을 높였다. 적어도 T-54는 드러난 스펙으로 당대 최고였다.

 


[ T-54의 미려한 포탑은 이후 소련 전차의 특징이 되었다 ]

 

만족한 소련군 당국은 즉시 양산에 착수하였고 1958년에 이르러 T-55로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래서 T-54/55전차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대개 둘을 통칭하여 T-55전차라고 한다. T-551970년대까지 꾸준히 생산이 이루어져 소련군 및 친소 국가에 대량 공급되었다. 또한 중국 및 동유럽 국가 등에서 카피 생산되었고 이들이 전체 T-55 생산량의 절반 정도라고 추정될 정도다.

 


[ T-55는 수량으로 북한군의 주력 전차다 ]

 

북한도 T-55가 양적으로 전차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세대 전차가 주력으로 사용된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세력이었을 정도였다. 그런데 서두에 쓴 것처럼 베스트셀러가 반드시 최고의 성능을 뜻하는 것이 아니었다. 알려진 내용만으로 T-55는 제1세대 전차 중에서 최고의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정작 실전에서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 이스라엘이 노획하여 타이란이라는 이름으로 개량한 T-55 ]

 

예를 들어 6일 전쟁에서 전세대인 M4에게도 밀렸다. 아랍 국가들에 제공된 T-55가 다운그레이드 형이고 훈련도 부족하여 그런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후에도 동급의 서방 전차들에게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명성과 생산량에 비한다면 생각보다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은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결국 많이 팔렸다고 반드시 최고의 품질은 아니다라는 묵언을 T-55는 입증시켰다.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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