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름휴가이벤트] 국총무 재미상 이우영 상병 (낭만 느끼려다 낭패 봤던 제주도 여름 휴가 說(설))

[신나는 여름휴가이벤트] 국총무 재미상

낭만 느끼려다 낭패 봤던 제주도 여름 휴가 說(설)

                                                                                                                    -이우영 상병



그 여름, 모든 일은 여름 휴가를 가자는 계획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던 나는 자신에게 여행이라는 작은 선물을 하고 싶어서 여기저기 여행지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대학교에 다닐 적 부대표로 있었던 파티동아리에서 이번 여름에 특별히 제주도에서 파티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나는 ‘어차피 여행 가려고 했는데, 일석이조. 성공적’ 이란 생각으로 제주도로 여행지를 정했다. 마침 발표된 소녀시대의 신곡마저 제주도로 떠나자며 부추겼고 나는 곧바로 4박 5일의 여행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어떠한 불행이 나를 향해 다가올 줄도 모른 채.



불행은 여행 전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공군이라면 공수기를 한 번쯤 타봐야지!’하는 생각으로 미리 정기공수를 신청해놓았다.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며 한껏 기대했지만, 설레는 마음은 적도 태생의, 한반도에서 가족 상봉을 하고 싶다는 태풍 삼 형제에게 무참히 짓밟히려 했다. 기상 상황이 악화된 나머지 공수기는 물론 민항기까지 줄줄이 결항되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나는 착잡한 심정으로 민항기를 예약했고 여행 직전까지 매일 기상을 확인하며 심장을 졸였다. 결과적으로, 고기압의 활약으로 태풍들의 정모 장소가 일본열도로 변경되긴 했지만, 화물이 없는 관계로 공수기는 뜨지 않았다. (안돼!!) 나는 결국 휴가 날 출영하자마자 급하게 김포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예상외로 제주도 날씨가 엄지 척 내세울 만큼 좋아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러나 시련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었다. 



이윽고 제주도. 확고한 여행준비태세를 준비한 나는 완벽한 여행을 그중 첫 번째는 변덕스러운 날씨였다. 맑은 하늘임에도 불구하고 소나기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왔다. 여기까지는 ‘제주도니까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잘 넘겼지만, 곧 그는 다시 찾아왔다. 나는 비 면허자였기에 차나 스쿠터 대여가 불가해서 자전거와 버스를 이동수단으로 고를 수밖에 없었다. 평소 ‘차도 없는데 면허가 무슨 소용?’ 이란 생각을 해왔던 나 자신을 질책했지만 이미 늦음. 자전거 임대계약을 하고 여행을 시작한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서 힘든 군 생활을 같이 버텨왔던 나의 늙은 백팩이 부관참시를 당하듯 찢겨 나갔다. 순간 정신적으로 무너지며 ‘지금이라도 자전거를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강타했지만, 아뿔싸, 나는 이미 계약서의 조기 환불 불가조항에 사인한 후였다. 어쩔 수 없이 가방을 짐칸에 묶고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애월 해안도로의 아름다운 경치와 낭만에 점점 취해가며 제주도를 만끽한지 어언 두 시간째, 나는 다리에 조금씩 무리가 오는 것을 느꼈다. 강하고 준비된 사전 조사를 통해 자전거를 지참하고 버스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피로를 잠시 풀 겸 버스에 탑승하기로 하였다. 윤하의 노래처럼 기다리고 기다리다 30분이 지나서야 버스가 도착했고, 탑승하려던 나는 또 한 번의 시련을 맞이했다. ‘접이식 자전거’가 아니면 탑승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탑승은 가능하지만 ‘접이식’만 가능했다. 맙소사. 단호박 같은 거절에 내 정신이 두 번째 가출을 시도했다. 숙소가 서귀포 근방이었기 때문에 결국 해안도로의 낭만을 포기하고 제주도를 가로질러 남쪽으로 향하게 되었다. 이 거리는 행군을 아침 뜀걸음처럼 가벼워 보이게 만큼 힘들었다. 나는 화산섬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고 또 올랐으며 다리에는 쥐가 나고 편의점에 식당도 없어서 물도 밥도 먹지 못했지만, 꾹 참고 자전거를 밀어가며 올라갔다. 시간은 9시가 돼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쌩쌩 지나가는 차에 ‘잘못하면 저승사자와의 면회시간이 앞당겨질 수 도 있겠다.’는 생각에 점점 긴장과 공포가 엄습해왔다. 랜턴 두 개에 의지하면서 ‘진작 면허를 딸걸’ 이란 후회를 수도 없이 하며 페달을 밟은지 어언 3시간. 드디어 내리막길을 마주한 나는 3시간 동안 올라온 20km라는 거리를 약 40분 만에 주파했다. 



우여곡절 끝에 중문 관광단지에 도착한 뒤, 이곳의 찜질방에서 잠을 자려고 계획했던 잠시 피로를 풀기 위해 근처 맥주 집의 테라스에서 맥주를 마셨다. 전화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여행 대신 행군을 했다고 찡찡대면서 여행의 회포를 풀기를 두 시간쯤. 이제 슬슬 쉬고 싶은 마음에 숙소로 장소를 옮겼다. 짐을 내리고 찜질방의 문을 연 순간 나를 보신 찜질방 주인아주머니 왈 “찜질방 영업 안해요.” 약간 취한 상태에서 예고 없이 맞은 역습에 정신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3차 가출을 감행하였고 나는 덕분에 반쯤 정신이 나간 채로 오밤중에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서 거리를 방황했다. 그렇게 한 시간을 찾아 헤맸을까 새벽 1시쯤에야 나는 겨우 근처에 숙소를 잡고 ‘70km 주행’이라는 고된 피로를 풀 수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이 하루 안에 일어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잘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날에는 거짓말처럼 고생한 번 없이 편한 여행을 했다. 이튿날 나는 서귀포시를 자전거로 오가며 교통경비를 아낄 수 있었고 여유롭게 보고 싶은 풍경을 눈에 담으며 여행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이어졌던 우리 동아리 파티도 너무나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제주도의 여름밤을 즐기는 등 행복한 추억을 쌓으며 고생했던 기억을 싹 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온 지금 나는 다시, 대한민국의 한 군인으로서 국토방위를 위해서 임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운전면허는 선택이 아닌 필수!” 라는 것이다. 운전면허는 삶의 질을 매우 윤택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음번에 제주도를 여행할 때는 스쿠터나 차를 빌려서 더 편하게 여행하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자전거는 어찌 되었냐고? 결국, 계약한 3일을 다 채우지 못하고 둘째 날 서귀포 여행 후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짐을 털 듯 반납한 뒤 버스로 여행을 이어나갔다고 한다. 


아 그리고 어플에 의하면 이틀 동안 자전거가 달린 총 거리는 정확히 103.4km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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