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때문에 탄생한 경제체제 [ 끝 ] 그래도 전쟁보다 나은 것




전쟁 때문에 탄생한 경제체제 [ 끝 ] 그래도 전쟁보다 나은 것



케인스는 각국 경제 규모에 따른 출자를 통해서 범지구적인 통화인 가칭 방코(Bancor)를 제안했다. 통화의 안정성이 확보되면 전쟁 전에 있었던 것 같은 국가 간의 피 말리는 환율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본 것이었다. 하지만 전후 세계 경제의 70퍼센트를 차지하게 된 미국이 금의 가치에 고정시킨 달러화를 기축 통화로 삼고 여기에 다른 통화를 연동시키자고 우겼다.




[ 전쟁 후 미국은 경제적 능력이 영원할 것으로 착각하여 무리한 시도를 하였다 ]


제2차 세계대전 전에 많은 나라들이 채택하였다가 가치를 사수하는데 애를 먹었던 금본위제는 종전 이후 종말을 고한 것과 다름없었지만 미국이 다시 이를 들고 나온 것이었다. 케인즈는 강대국의 거대한 벽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절실히 깨닫고 좌절하였다. 이 시스템은 당시 미국의 경제 규모로 볼 때 충분한 자격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경제는 끊임없이 변하는 것임을 간과하였다. 




[ 종전 직후인 1945년의 프랑크푸르트 ]


미국은 오만스럽게도 자신들이 종전 직후 구축한 세계 경제의 패권을 영원히 유지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전후 복구에 성공한 지역들의 경제 규모가 커지고 상대적으로 미국의 경제가 축소되었다. 특히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의 회복세는 그야말로 경이적이었다. 이처럼 환경이 변하자 미국은 달러와 태환(兌換)할 수 있는 보유 금이 부족한 사태를 맞게 되었다.




[ 어느 정도 복구가 이루어진 1950년의 프랑크푸르트

이처럼 미국 이외 국가들의 경제 성장이 빨랐다 ]


애당초 금 1온스를 35달러에 고정시켰지만 불과 20년도 되지 않아 달러의 가치가 하락되면서 교환 비율이 낮아지더니 결국 1971년 닉슨 대통령은 그들이 떼를 써서 만든 체제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달러의 금태환 정지를 선언하여 브레튼우즈 체제를 붕괴시켰다. 결국 케인스가 외쳤던 것처럼 각국의 출자로 조성된 기금으로 IMF 및 국가 간 장부에서만 거래되는 SDR(특별인출권)이라는 결제단위가 만들어지면서 IMF는 변화를 맞았다.




[ 1971년 닉슨은 금태환 정지를 선언하며 미국이 만든 질서를 스스로 붕괴시켜 버렸다 ] 


최초 케인스의 주장이 일부 실현 된 것이 바로 현재 유럽연합의 공통 화폐인 유로(EURO)다. 하지만 최근 들어 회원국 각국의 상이한 경제 현황과 일부 국가들의 만성적인 재정적자 때문에 꾸준히 유로의 가치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고 종종 폐지 이야기까지 거론되는 것을 본다면 이런 이상이 실제로 구현되기는 상당히 어려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 공통 화폐인 유로의 등장은 가맹국간 환율 문제를 해소하였다 ] 


어쩌면 그것은 경제가 마치 생물처럼 변화가 무쌍하므로 분석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대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이나 위정자들이 전쟁 원인의 중요한 요소로 거론할 만큼 경제는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욕구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인간의 다양한 행태만큼 수많은 현상을 보여와 일일이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지구상에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오늘날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WTO와 IMF는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 자본주의체제를 지키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다. 하지만 당대 최고의 학자들도 모든 이를 만족시키고, 특정 국가가 경제 헤게모니를 휘두르지 못하게 할 만큼 이상적인 시스템은 만들 수는 없었다. 결국 다수의 만족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소수가 희생당할 수도 있는 구조가 된 셈이다.




[ 시간이 흐르며 IMF, WTO 체제로 고통을 받는 이들도 생겨났다.

그래도 이 제도를 만든 이들은 전쟁보다 나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


농산물 개방으로 인해 시름이 많은 우리 농민들, IMF의 구제금융으로 인해 거리로 내몰린 수많은 가장들을 생각하면 완벽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세계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모습이다. 브레튼우즈 체제를 성립시킨 경제학자들은 오늘날 세계 경제의 모습에 만족할까? 하지만 적어도 이렇게 주장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전쟁보다는 낫지 않냐?"고 말이다.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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