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였다 [ 下 ] 누가 적인가?






그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였다 [ 下 ] 누가 적인가?



1943년 초, 지루한 공방 끝에 소련이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며 전쟁의 주도권을 잡자 미국과 영국은 더 이상 방관만 할 수 없었다. 전후 세계 질서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유럽으로의 상륙을 적극 준비하였고 그러면서도 소련과 독일의 단독강화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스탈린을 회유하기 시작하였다. 그 시작이 바로 처음으로 3국의 정상이 회담을 가진 테헤란 회담이다.



[ 1943년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3국간 정상회담이 테헤란에서 열렸다 ]




독일과 소련의 전쟁을 계속 유지시켜서 미국과 영국의 서유럽 해방에 힘을 덜 수 있도록 스탈린을 적극적으로 회유하였는데, 그렇게 하려면 전후 질서 구축과정에서 어느 정도 소련의 지분을 인정하는 밀약을 맺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미국이나 영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둘 다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하나만이라도 철저히 사라지는 것이 차선이었기 때문이었다.



[ 이때부터 소련이 독일을 물리칠 것으로 예견되기 시작하였고

미국과 영국도 전후 우선권을 확보하기 위해 유럽으로 진격을 하였다 ] 




만일 소련과 독일이 끝장을 보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보고 휴전을 한다면 미국과 영국의 서유럽 진공은 사실상 힘들어지고 유럽에 대한 지배권을 영영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였다. 철천지원수였으면서도 소련과 독일이 1939년 독소불가침조약을 맺었던 적도 있었기에 서로의 필요에 의해 다시 휴전을 택할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 그만큼 제2차 대전 역사를 살펴보면 수시로 적이 바뀌고는 했다.



[ 이미 소련과 독일은 서로의 필요에 의해 불가침조약을 맺었던 적도 있었다 ]




미국과 영국은 당장 소련이 독일 전력의 70퍼센트를 감당하고 있었기에 스탈린을 달래서 계속 싸우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영국 국왕이 스탈린그라드 승전을 축하하기 위해 검을 선물하는 그럴듯한 형식을 빌려 스탈린을 기쁘게 만들어 주었던 사례가 있었다. 테헤란 회담 당시 처칠은 소련의 위대한 업적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보검이라면서 조지 6세의 이름으로 스탈린에게 검을 선물하였다.



[ 영국은 스탈린에게 승전 검을 수여하여 스탈린을 고무시켰다 ]




전혀 예상치 못한 선물에 한껏 우쭐해진 스탈린은 전체 소련 인민을 대신하여 이 칼을 받겠노라며 으스대며 검에 입을 맞추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루즈벨트도 너무나 멋지다고 오버액션을 취하면서 스탈린의 비위를 맞추어 주었다. 한마디로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꼴이었다. 하지만 거기에 모였던 모든 이들 중 그들이 벌인 행동이 하나의 연극임을 모르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 루즈벨트는 오버 액션으로 맞장구치면서 소련의 비위를 맞추어 주었다 ]




어쨌든 이들의 불완전한 동맹은 시나리오대로 나치의 격멸로 전쟁은 종결이 되었지만 처음부터 동상이몽이었던 서방 연합국은 소련과 결코 친구가 될 수 없었다. 조지 C 스코트가 아카데미 주연상 수상을 거부하여 유명한 전쟁영화 <패튼 대전차 군단>의 끝부분에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온다. 공산주의를 극도로 혐오하였던 패튼은 독일로 진격하여 소련과 조우하였을 때 대놓고 이렇게 주장하였다.



[ 영화 <패튼 대전차 군단>에서 주인공 패튼의 역할을 맞은 조지 C 스코트 ]




"저런 못된 공산주의자들이 날 뛰는 꼴을 차마 볼 수가 없다. 우리의 진격이 여기서 멈추어선 안 되고 계속 동쪽으로 전진하여 소련을 격멸하여야 한다. 지금이 지구상에서 공산주의를 몰아낼 절호의 기회이며 지금 무찌르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 할일이 생길 것이다. 필요하다면 독일을 재무장시켜 함께 싸워도 좋다."



[ 필요에 의해 하나가 되었지만 동행은 일시적이었을 뿐이었다 ]




동맹국이었던 이들이 전후 패권을 놓고 으르렁거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소련과 독일의 전쟁을 계속 유지하도록 부추기기 위해 소련에 던져준 당근으로 인하여 이후 동유럽은 소련의 위성국가로 흡수되어 철의 장막 안에 갇히게 되었고 종전의 기쁨과는 달리 세계는 핵무기가 언제 터질지 몰라 조마조마하면서 더욱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게 되었다. 스탈린은 칼 하나가지고 만족 할 만큼 바보는 결코 아니었던 것이다.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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