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빨라야 했던 시절의 공포 -1- "굴러들어온 호박"

 

 

 

 

 

 

19677, 모스크바 근교인 도모데도포(Domodedovo) 공군기지에 처음 나타난 소련의 신형전투기가 미국 정보당국에 포착되었다. 요즘 최신형 전투기에 보편적으로 채용되는 대형의 2중 수직미익(Twin Tail)을 가진 대형 기체였는데, 첫 인상에서 풍기는 강력함이 기존의 소련제 전투기와는 차원이 다를 만큼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한마디로 외관에서부터 상대를 압도하였다.

 

 

 

[ 외모에서부터 강력함이 풍기는 걸물이 첩보망에 포착되었다 ]

 

 

더구나 알음알음 전해진 정보에 의하면 이 전투기는 고고도까지 순식간에 치고 올라가는 능력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탁월하며, 이제까지 등장한 소련은 물론 서방의 어느 전투기도 근접할 수 없는 엄청난 속도로 비행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서방의 군사당국자들은 1950MiG-151957년 스푸트니크의 출현 당시와 맞먹는 쇼크를 받았고 공포를 느꼈다. 바로 MiG-25 폭스배트(Foxbat)의 등장이었다.

 

 

 

[ 아직도 가장 빠른 현역 전투기라는 기록을 보유한 MiG-25 ]

 

 

살얼음판 같던 첨예한 냉전시기에 등장한 MiG-25에 대해 서방측이 극도의 두려움을 느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무시무시한 속도 때문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전투기를 평가하는 제1의 잣대가 속도였는데, 레이더망에 포착된 MiG-25는 최고 마하 3의 속도로 비행이 가능하며 고도70,000피트까지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되어 그동안 첩보를 통해 알려진 내용보다 성능이 더 뛰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 MiG-25에 대해 서방측이 느낀 공포는 그야말로 대단하였다 ]

 

 

MiG-15, MiG-17, MiG-19, MiG-21 등의 전투기를 소련이 등장시켰을 때 미국은 이에 충분히 맞서거나 혹은 성능이 더욱 우수한 F-86, F-100, F-104, F-105, F-4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서방이 실전에 배치하고 있던 어떤 전투기로도 MiG-25를 맞상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이른바 MiG-25의 공포였다.

 

 

 

 

[ 당시 미군의 주력기인 F-4로 상대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

 

 

MiG-25의 등장은 마침 차세대전투기(F-X) 사업을 추진 중이던 미 공군을 더욱 서두르게 만드는 채찍이 되었고, 그 결과 F-15와 미 해군의 걸작인 F-14의 등장이 신속히 이루어졌다. 그런데 우연이었는지는 모르지만 F-15, F-14의 고주익(高主翼), 쌍수직미익(雙垂直尾翼) 구조가 MiG-25를 카피한 것이 아닌지 하는 공공연한 수군거림이 있었을 정도였는데 그것은 그만큼 MiG-25의 외형적 구조가 시대를 앞서갔다는 의미였다.

 

 

 

 

[ 개발 중이던 미국의 신예기들이 MiG-25를 카피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다. (시험 비행중인 F-15 시제기의 모습) ]

 

 

1970년부터 MiG-25가 소련군에 본격적으로 배치되자 서방이 느낀 공포는 한마디로 극에 달하였다. '대공미사일로는 요격도 못할 고고도를 엄청난 속도로 날아 NATO지역을 자기 집 안방처럼 휘 젖고 다닌다'는 카더라 정보까지 난무할 정도였다. 그런데 막연히 공포감으로 두려워만 하던 MiG-25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게 되는 결정적인 기회가 우연히 찾아왔다.

 

 

 

 

[ 하코다테 공항에 불시착한 MiG-25P ]

 

 

19769, 일본 홋카이도 하코다테(函館)공항에 미국으로 망명하기를 원하였던 소련 극동공군 소속의 벨렌코(Viktor I. Belenko) 중위가 조종하는 MiG-25P가 비상착륙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은 MiG-15기를 조종하여 1953921일 김포공항으로 탈출한 북한 공군의 노금석 소위의 망명사건이후 최대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국제적인 뉴스였다.

 

 

 

 

[ LA공항에 도착한 벨렌코와 암살을 방지하기 위해 동행한 가짜 ]

 

 

미국은 벨렌코를 호송할 때 암살을 염려하여 여러 명의 가짜를 투입하였을 만큼 난리법석을 떨었고 당시 포드대통령이 직접 나서 안전한 망명지 제공을 약속하였다. 그만큼 당대 소련의 1급 기밀이라 할 수 있는 MiG-25를 고스란히 분석하게 된 미국의 흥분은 대단하였다. 타는 목마름으로 MiG-25를 조사하기 위해 달려든 미국의 기술진들은 철저한 조사를 마치고 다음과 같은 엄청난 결과를 도출하였다. "별것 아니다." (계속)

 

 

 본 글은 "국방부 N.A.R.A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Trackbacks 0 / Comments 0

댓글 남기기

블로그 인기 키워드

Tistory Cumulus Flash tag cloud by requires Flash Player 9 or better.

링크

re_footerlink.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