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 육탄 공격은 어떻게 했을까?






전차 육탄 공격은 어떻게 했을까?


6.25 전쟁 첫 한 달간 남북한 군대의 균형을 일방적으로 무너뜨린
무기는 북한군이 보유한 소련제 T-34 전차였다. 북한은 가공할 최강의 육상 무기를 가졌었지만 남한에게는 유효한 방어 수단이 없었다.

서울 첫 침투도, 한강 첫 도하도, 오산 미군 방어선 첫 돌파도,
그리고 대전시 함락도 북한 T-34 전차가 주도했던 공격의 결과였다.


                                비오는 날 찍은 T-34 전차의 조준구


하지만 UN의 참전으로 남측의 전력이 대폭 증강된 낙동강 전선에서부터는 한 때 모스크바의 수호신이라 불리었고 남침의 선봉이었던 이 괴물은 볼품 없는 웃음거리가 되어 버렸다.

개전과 동시에 38선을 넘어온 T-34 전차들은 거의 다 남한 땅에서
고철 업자들의 상품 신세로 전락했다.

대전차 무기가 변변치 않았던 전쟁 초기 한국군은
육탄 공격을 유일한 공격 전술로 사용했었는데 초창기 국군의 처절한 저항이었던 전차 육탄 공격에 대해 여러 가지로 궁금한 점이 많았다.

                                     T-34 전차의 우측 조종간
조종석 좌우 외측에 조종간이 있다. 무릎 앞에 두개의 조종간이 있는 미 M4 셔만 전차나 M-113 장갑차와 다르다. 조종수가 팔의 피로를 쉽게 느낄 것 같다.


전에 이 블로그에 장진호 전역에서 좁은 황초령 산길을 오르지 못하고 숨어 있다가 미 해병에게 격파 당했던 T-34 전차 4대에 대한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click->
http://mnd-nara.tistory.com/498

장진호 진입 전, 미 해병 조셉 맥더머트 상병이 밭 언저리에 은폐하고 있는 T-34 전차를 발견하고는 
전차에 올라가 M1 소총으로 전차 조준경을  밀어넣어 버리고 그 조준경 구멍으로 수류탄을 투척해서 전차를 파괴 시켰다는 것이다.

긴가민가 하면서도 장진호 최고의 기록이라는
마틴 러스의 '브레이크 아웃'의 기록이라서 소개했지만 마음 속에 걸리는 것이 적지 않았었다.

실은 어슴프레 하지만 수 십 년 전 나는 미 해병대의
장진호 전투 기록에서 해병이 적 전차를 부순 위의 내용을 담은 글을 잠깐 읽은 적이 있었는데, 나의 기억에 의하면 그 책에는 미 해병이 해머로 전차의 해치를 부수고 수류탄을 까 넣었다고 써 있었다.

전차를 해머로 부순 이야기로 또 기억되는  전투가 있었다. 
한국 전사 중에 낙동강 전투에서 적진에 침투한
국군 수색대가 역시 T-34 전차의 해치를 해머로 부수어 열고 수류탄을 투척했다는 기록이 있었다.

전쟁터에서 느닷없이 무슨 해머냐고 하겠지만, 전차 궤도를
수시로 보수하기 위해서 해머는 전차에 꼭 필요한 필수품이며 전차 외부에 항상 사용하기 쉽게 장착되어 있다. 공격자가 그것을 떼어내서 사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전차의 궤도 커넥터들.
장거리 운행을 하면 이 커넥터들이 느슨해져서
밖으로 빠져 나오는 수가 있다. 정지 시 수시로 점검해서 그런 커넥터들은 다시 안으로 쳐 넣어야 한다. 그래서 해머는 전차에 꼭 필요하다.


전차 부대에서 군대 밥을 먹었던 나는 조준경을 총신으로
밀어내고 그 구멍에 수류탄을 까 넣었다는 말을 좀체 수긍 할 수가 없었다.

장소와 시기가 다른 낙동강과 장진호 두 전장에서 T-34 전차의 해치를
해머로 열었다는 일화도 상기되어 이 기회에 해머를 사용한 T-34 전차 육탄 공격 방법을 한번 분석해보기로 하였다.


                                          T-34 전차.
             바퀴가 미국 전차보다 휠씬 커서 발을 디디고 올라가기가 무척 힘이 들었다.


전쟁 기념관에 전시된 T-34 전차에 올라가 보니 이 전차가 M-47이나 M-48보다 훨씬 작다는 것을 실감 할 수있었다. 전차가 아니라 M-113 장갑차에 올라 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우선 조준경의 설치구를 들여다 보았다.
그 직경이 너무 작다. 보시다시피 이 정도의 직경이라면 6.25전쟁 때 미군이 사용했었던 어떤 수류탄도 통과 할 가능성이 없다.


                                   커피 캔과 비교해 본 조준구 

조준구에 억지로 넣어 보려했지만 들어가지 않는다. 유엔군, 공산군의 수류탄들 중에 직경이 이렇게 작은 수류탄은 없다.


더구나 소총으로 조준경을 밀어 넣는 작업 자체가
쉽지가 않아 보였다.

포탑이 전방으로 향하고 있다면 정면 장갑판의 경사가 너무 급해서 발을 디딜 수도 없다.

포가 후방으로 향해 있어도 이 역시 쉽지가 않다. 너무 낮아서 엔진 상판위에 쭈그리고 앉아서 상체를 굽히고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런 자세에서는 힘을 쓰기가 어렵다.

‘브레이크 아웃’에서 쓴대로 해병이 조준경을 밀어 넣고
수류탄을 넣었다는 것은 가능성이 없다고 보아야하겠다.

아마 작가에게 이 전투 실화를 전해 준 사람이 짐작으로
말했거나 잘못 알고 말한 듯 하다. 전사의 기록 중에 잘못 된 것들은 대개 이렇게 제 3 자 전달의 과정에서 발생한다.


                                     미군 전차의 조준경 

           T-34 전차 보다  아주 크다. 이 정도면 수류탄 투입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한미 6.25 전사에서 나오는 대로 해머로 내리쳐서 T-34 전차의 포탑을 개방한 부분은 어디일까?

메인 해치는 해머로 내리친다고 열리는 것이 아니다.
잠금 장치가 내부에 장치되어 있어서 외부에서 부수기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한 사건은 포탑에 취약한 부분이 있음을 암시해준다.
미 해병 1 사단이 한반도 서부 전선에 배치되어 적과 주로 포격전만 주고받던 전쟁 후반, 중공군이 날린 122mm 포탄이 미 해병의 M-26 전차 포수 잠망경에 명중, 잠망경이 주저앉아 포탑 안에 있던 포수의 머리를 직격하여 전사하게 만들었다.

여러 가능성을 보았을 때 T-34 잠망경이 있는 부위가
제일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T-34 전차의 포수 잠망경 커버. 양철 조각같이 약한 것으로 되어 있다.

                                           정면 모습



한국군이나 미 해병이 T-34 전차의 차체에 부착되어 있는 해머로 공격했다는
사실은 T-34 전차의 취약점이 어느 곳이라는 적 전투 장비에 대한 정보가 적어도 낙동강 전선 형성 무렵에는 아군 측에 이미 잘 알려져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잠망경이 제거 된 상태

잠망경은 좌우로 회전이 가능한데 그 때문에 해머로 내려치면 잠망경과 틀이 함께 몽땅 밑으로 빠지는  취약한 구조로 추정된다. 전차의 금속 재질 역시 서구제 보다 질이 떨어져서 90mm 고속 전차포탄에 전면 포탑에서 뒷쪽의 엔진실 측면까지 관통당하기도 했었다.


미 전사는 서울 함락 전 북한군이 거세게 몰고 내려왔던 T-34 전차에 맨 몸으로
육탄 돌격했다가 전사한 국군 용사를 75-100 명으로 추측하고 있다.

나는 이 육탄 돌격이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육탄 공격에 파괴된 적 전차가 다수 있었다는 것을 북한 측의 기록에서도 확인 할 수가 있었다.


                             85mm 전차포. 폐쇄기. 90mm 포와 구조는 비슷하다.

포탑 내의 단순한 세로 전륜기[주포를 상하로 작동]를 보면 소련제 전차가 미제 탱크에 비해 상당히 조잡하게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장렬한 국군 용사들의 희생은 아직도 구름 속에 남아 있는
미완의 한국 전사 중 일부로 남아있다.

이를 전사적 측면에서 한 번 밝혀 보았으면 하는
평소 바램이 있어서 이 기회에 육탄 공격 전술의 한 부분을 분석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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