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 기념관에 대한 유감

뭐 꼭 그런 법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기념관이나 조형물이 자리 잡고 있는 위치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념관이라면 당연히 그와 관련한 지역에 만들어지는 것이 기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순신장군과 관련한 기념관을 경치 좋은 강원도 산골짜기에 만든다면 그 의의는 당연히 반감될 수 밖에 없습니다.

낙성대이기 때문에 강감찬 장군 동상이 의의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최근의 역사라서 기록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있는 한국전쟁과 관련한 기념물을 보면 상당히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필자의 연고지인 인천만 하더라도 대표적으로 한국전쟁과 관련한 3개의 전쟁 기념물이 있는데 하나는 서구에 있는 콜롬비아군 참전 기념탑이고 또 하는 연수구의 인천상륙작전기념관 그리고 구도심인 중구의 자유공원입니다.


최근의 역사였던 한국전쟁은 많은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이중에서 해당 지역과 직접 관련이 있는 곳은 자유공원밖에 없습니다. 연인원 5,000여명이 참전하여 611명이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된 콜롬비아군은 미 7사단에 소속되어 주로 강원도 화천, 김화 일대에서 맹렬히 싸웠지만 아쉽게도 참전 기념탑이 있는 인천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참전 콜롬비아 용사들을 기리기 위해서는 그들이 피를 흘리며 활약한 연고지역에 기념탑을 세우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됩니다.


최근 주변 지역 재개발에 따라 이전 소식이 들려오는 콜롬비아 참전 기념탑

다음으로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인데 지난 1984년, 송도유원지를 마주보고 있는 옥련동 산자락에 시민의 성금을 모아 만들어졌습니다. 전시물이나 보관자료 등을 볼 때 조금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군사관련 박물관으로는 상당히 훌륭한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기념관이 인천상륙작전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곳에 세워졌다는 점입니다.


인천 옥련동에 자리 잡고 있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


거기도 인천인데 무슨 문제냐고 반문하실지 몰라도 그것은 마치 행주대첩관련 기념물을 행주산성이 아닌 단지 고양시 관내라는 이유만으로 일산 호수공원 같은 곳에 지어놓은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경건하여야 할 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 유원지입니다. 물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관광지에 자리 잡는 것이 굳이 나쁠 것은 없지만 기념관 주변이 주로 모텔과 유흥주점이 즐비한 지역이어서 못내 꺼림직 합니다.

기념관에서 마주보고 있는 유원지 일대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당시 아군은 그린, 레드, 블루비치라고 명명된 3곳의 해안으로 상륙하여 당일 저녁 인천도심을 확보하고 이후 서울로 진격하여 9월 28일 탈환하였습니다. 그런데 상륙작전기념관은 가장 가까운 블루비치와도 약 7km 정도 떨어져 있고 전쟁당시 전투지역이나 진격로도 아닌 극히 외진 지역이었습니다. 더구나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기념관이 들어서기 전부터 유원지로 개발되던 곳이었습니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각 상륙거점 위치

사실 기념관이 들어설 만한 곳으로 가장 적당한 곳이라면 바로 작전 당시 최초로 상륙하여 확보한 월미도를 들 수 있습니다. 마침 지난 2005년 이곳에 60여 년간 주둔하던 군부대가 이전하면서 월미공원으로 대대적으로 개발되었는데 이제는 상당히 큰 인천의 대표적 근린공원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린비치를 알리는 표식판이 있지만 그 때 공원 일부를 인천상륙작전기념관으로 만들었으면 충분히 의의가 있었으리라 생각되어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월미산 정상에 위치한 전망대와 상륙 직후 점령당시의 모습


그나마 관련지역에 기념물이 들어선 곳이 바다를 사이에 두고 월미도와 마주보고 있는 자유공원입니다. 이곳은 월미도 다음으로 아군이 확보한 지역인데, 원래 이름은 구한말 부근 조계지에 살던 외국인들을 위하여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공원이었던 각국공원 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천상륙작전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57년 국민들이 성금을 모아 맥아더장군의 동상을 건립하면서 자류를 수호하였다는 의미에서 공원이름을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최근 이념갈등의 장으로 부각시키려는 일부의 시도가 있었지만
궁핍했던 시기에 동상을 만들고 공원의 이름을 바꾼 것은 시민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의 기록물입니다.

다시 말해 가장 인천상륙작전과 관련한 곳에, 그것도 자발적으로 조성된 곳이 자유공원과 그곳에 자리 잡은 맥아더 장군 동상입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전 부터 일부 단체에서 동상의 페기를 주장하고 나서서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전혀 관련 없는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기념물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고, 반대로 역사적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시설물에 대해서는 갈등까지 초래하고 잇으니 한마디로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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