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話, 뒤집어 생각하기 [ 4 ]








神話, 뒤집어 생각하기 [ 4 ]


증폭되는 고민 


1940년 9월 이탈리아의 선공으로 시작되어 1943년 5월 튀니지에서 추축국의 항복으로 막을 내린 북아프리카 전선은 한마디로 선(線)의 전쟁이었다. 해안가 이남은 광활한 사하라사막지대라 이곳까지 흩어져 면(面)을 놓고 싸우기는 애당초 불가능하였고 전투는 해안가의 축선을 따라 이루어졌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나타나는 이러한 급격한 변화 때문에 전진이 있을 경우 상당히 잘 싸우고 있는 것으로 여기는 일종의 착시현상마저 일어났다.


 

                              북아프리카 전선은 해안을 따라 왕복한 선의 전쟁이었다

 

그러다보니 진격이나 후퇴가 거의 한 방향으로만 이루어졌고 방어선도 사막지대에 군데군데 있는 전략적 요지를 중심으로만 만들어졌기 때문에 왕복 달리기 같은 급격한 전선의 이동이 이루어졌다. 추축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3년간에 걸쳐 100킬로미터 전진, 900킬로미터 후퇴, 1,000킬로미터 전진, 1,800킬로미터 후퇴가 시소처럼 반복된, 한마디로 얻은 것도 없이 소모만하며 헛고생만 실컷 한 전역이었다.

 

                              결론적으로 먼거리를 왕복만 하다가 끝난 전쟁이었다

 

어쨌든 이후 롬멜의 영도 하에 보여준 독일 원정군의 전과는 신화로 자리매김하는데 이의를 달지 못할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영국군 지휘관들은 사병들이 롬멜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사기가 급속히 떨어져 지휘 통솔하는데 문제가 많다고 하소연 할 정도였고 처칠(Winston Churchill) 또한 이 인물에 대책 없이 당하기만 하는 영국군의 현실을 공개적으로 개탄하면서 오히려 롬멜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았을 정도였다.

 

                                    처칠의 한탄은 롬멜의 신화를 증폭시켰다

 

하지만 패배의 구실을 찾다보니 그렇게 된 이유도 있었다. 당시 처칠은 의회로부터 불신임을 당할 위기에 봉착하여 변명거리를 만들어야 했는데 그것이 바로 연일 독일 선전매체들이 자랑하는 롬멜이었다. 반면 아프리카에서 전해지는 롬멜의 전과는 히틀러는 물론 독일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 주었고 관영 선전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데 혈안이 되었다. 결국 이런 하나하나가 모여 롬멜의 전과는 신화가 되었다.

 

                                영국군이 롬멜에 대해 느끼던 공포는 상상 이상이었다

 

그러다보니 롬멜이 요구하는 것을 최대한 들어주어야 했다. 그 결과 최초 1개 군단 규모였던 원정군은 1943년에 아프리카 집단군(Heeresgruppe Afrika)으로까지 무한정 확대되었다. 물론 독일군 병력이 늘었다기보다는 롬멜을 원수로까지 승진시켰기 때문에 그에 걸맞도록 이탈리아 병력까지 포함한 서류 상의 확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만 어쨌든 이것은 독소전을 벌이고 있던 독일의 입장에서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었다.

 

                               롬멜의 선전이 계속될수록 독일의 지원도 늘어만 갔다

 

최고 지휘부는 이런 사실이 당연히 좋지 않았다. 지휘관에게 상황에 맞게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임무형 지휘를 허용하지만 한 번 결정된 정책에 대해 상명하복이 철저한 보수적인 독일군부내에서 롬멜의 행동은 상당히 눈 밖에 나는 행위였다. 독소전을 개시하여 전력을 집중하여야 할 마당에 명령을 따르지 않은 롬멜에 대해 독일군 수뇌들은 분노하였다. 그는 교묘하게 항명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롬멜은 교묘하게 항명하고 있었다

 

혹자들은 전쟁 내내 OKW나 OKH 같은 독일군 최고지휘부에서 롬멜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끓임 없이 흘러나왔던 이유가 워낙 뛰어난 전과를 올린 소장파 장교에 대한 군부 기득권층의 시샘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롬멜이 이룩한 전술적 성과는 그 누구도 쉽게 이루지 못할 만큼 뛰어난 것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고 일부 시기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였다. 하지만 이런 공공연한 비난들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다.

 

                           승리가 아군 전체에게 부담이 된다면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병사가 전선에 나간 이상 승리를 이끄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다. 거기에다가 적은 전력으로도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면서 상대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는 승리는 두고두고 칭송을 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러한 승리가 거시적으로 볼 때 우리 편 전체에게 부담을 안겨주는 결과를 가져오거나, 명령이나 지시를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벌어진 것이라면 상당히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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