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의 노스 케이프 해전 -3-

 

 

 

 

 

 

 

북극해의 노스 케이프 해전    

 

- 제 3 -

 

 

한편 영국에서 출항한 영국함대인 포스투의 전함 듀크 어브 요크는 그날 오후 1615분 벨파스트가 샤른호르스트를 추적해서 따라 붙었다는 보고를 접수했다. 포스투 소속 4척의 구축함은 이미 샤른호르스트와 포스원 사이에 해전이 일었음을 알고 샤른호르스트에 뇌격[雷擊]을 가하기 위해 전속으로 달려갔다.

 

노르만디 상륙 작전에서 지원 사격을 하는 벨파스트 한국전에 참전했었고 현재는 테임스강에서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1648분 샤른호르스트를 뒤쫓고 있던 벨파스트는 성형 조명탄을 상공에 발사했다. 덕분에 전투 해역에 접근하고 있던 듀크 어브 요크는 샤른호르스트를 아주 선명하게 관측할 수가 있었다.

 

전부(前部)와 후부(後部)의 포탑을 전방과 후방으로 지향하고 있던 샤른호르스트는 측면에 대한 대비가 안되어 있었다. 이것을 놓치지 않고 듀크 어브 요크는 11,920야드의 장거리에서 일제히 사격의 포문을 열었다. 첫 포격은 샤른호르스트를 정확하게 타격했다. 거탄에 명중한 전부(前部) 포탑은 잠시 후 작동 불능이 되었다.

 

두 번째 사격은 샤른호르스트가 탑재한 정찰용 수상기의 격납고를 날려 버렸다. 독일 사령관 베이 제독은 듀크 어브 요크의 사거리에서 이탈하고자 함수를 북으로 돌렸다. 그러나 벨파스트 함을 후속하고 있던 노포크함이 공격에 합세했다. 두 순양함은 포격으로 샤른호르스트를 가로 막았다.

 

샤른호르스트는 이들을 피해 다시 함수를 동쪽으로 돌리고 31노트의 속도로 도피했다. 독일 베이 제독은 샤른호르스트와 영국 함들 사이에 거리를 어느 정도 벌리는데 성공하였다. 샤른호르스트가 압도적인 영국 함대를 피해 무사히 귀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순간이었다.

 

샤른호르스트는 도주하면서 응사했다. 포탑을 돌려 듀크 어브 요크에 11인치의 포탄을 날렸다. 두 발이 듀크 어브 요크의 마스트에 명중하여 중요한 레이더 연결 케이블을 절단하여 버렸다.

 

붉은 선이 샤른호르스트의 항적이다. 북쪽에서 순양함들이 추격하고 서쪽에서 듀크 어브 요크 함이 협격하여 겸침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런 포화의 교환은 이내 극적인 결말을 맺었다. 샤른호르스트의 운이 다하는 순간이 왔기 때문이다. 18:20분 최대 유효 사거리에서 듀크 어브 요크가 발사한 포탄이 샤른호르스트에게 날아와 수면 바로 위의 장갑 부분을 뚫고 1번 보일러실을 파괴하였다.

 

샤른호르스트의 정박 모습

 

그 순간 샤른호르스트의 속도는 10노트의 저속으로 떨어졌다. 응급조치가 취해져 겨우 22노트까지 회복했지만 영국 전함이나 순양함의 공격에 대등하게 대결할 능력은 물론 어뢰를 품고 사냥개처럼 덤벼드는 구축함들에게 대응할 능력은 이미 상실한 상태였다.

 

베이 제독은 독일 해군 본부에 비통한 마지막 전문을 보냈다. “최후의 한 발까지 싸우겠음샤른호르스트가 비틀거리자 눈치를 보던 영국 구축함들이 이빨을 드러내고 슬슬 다가오기 시작했다. 18:50분 샤른호르스트는 영구축함 새비지와 수마레즈에게 대응하기 위해서 우현[右舷]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러나 이 방향 전환은 다른 구축함들, 스코피온과 노르웨이 구축함 스토드에게 공격할 기회를 주고 말았다. 이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동쪽 방향에서 여러 발의 어뢰를 발사했다. 노르웨이 스토드는 샤른호르스트의 1500야드 까지 접근하여 8발의 어뢰를 발사하고 포사격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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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25일 영국 신문 이브닝 뉴스와의 기자 회견에서 듀크 어브 요크 함장 가이 러셀 대령은 이렇게 말했다. “노르웨이 구축함 스토드는 해전 중에 가장 용감한 공격을 했습니다.” 노르웨이 구축함 스토드의 분전은 나라를 나치에게 점령당한 노르웨이 인들에게 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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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을 맹렬한 속도로 달려온 어뢰 중 한 발이 샤른호르스트의 우현에 명중하였다. 샤른호르스트는 연발로 달려오는 어뢰들을 피하려고 계속 변침(방향 전환)을 하는 동안 다른 영국 구축함인 수마레즈와 새비지들이 기회를 엿보다가 순간 함께 달려들어 어뢰를 발사했다. 두 척의 구축함이 발사한 어뢰 중 세 발이 샤른호르스트의 좌현(左舷)에 명중하였다.

 

구축함 수마레즈는 샤른호르스트가 발사한 부포(副砲)들에게 피격당해 11명이 죽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어뢰에 난타당한 샤른호르스트의 속도는 10노트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안의 일반어선 수준의 저속이었다. 기어가듯 저속으로 항진하고 있던 샤른호르스트에게 듀크 어브 요크함이 빠르게 거리를 좁히며 접근해왔다. 영국 함대가 연속으로 쏘아대는 성형 조명탄들이 마치 허공에 매달린 샹들리에같이 샤른호르스트의 함체를 선명하게 비추었다.

 

듀크 어브 요크와 자메이카는 10,400야드의 거리에서 포사격을 개시하였다.

 

영국 순양함 자메이카 - 한국전에 참전하여 주문진 해전에서 미 순양함 쥬노와 함께 북한 어뢰정 3척을 격침했고 인천 상륙 작전에서 내습한 북한 IL-10기를 격추했다.

 

1915분 북쪽 방향에서 달려온 영국 순양함 벨파스트가 포사격에 합류하였다. 샤른호르스트는 영국함들이 우박처럼 퍼부어대는 포탄의 가련한 표적이 되었다. 순양함 자메이카와 벨파스트는 적재한 어뢰를 전부 발사했다. 샤른호르스트의 최후는 영국 구축함 오포튠, 빌라고, 무스케티어, 그리고 매치레스 네 척의 구축함이 나타나 어뢰를 난사했을 때 찾아왔다.

 

4척의 구축함들은 반신불수가 된 샤른호르스트에게 19발의 어뢰를 쏘았다. 어뢰에 난타당하고 움직일 수 없게 된 샤른호르스트는 마침내 전복되어 침몰하기 시작했다. 1226일 오후 1945분이었다. 함체가 해면 아래로 사라질 때까지 샤른호르스트의 스크류는 힘차게 돌고 있었다.

 

전체 1968명의 인원 중 살아남아 영국함에 구출된 독일 수병은 단지 36명에 지나지 않았다.

 

영국 해군기지 스카파 플로우로 후송 된 샤른호르스트 생존 수병들

 

진눈깨비 섞인 폭풍우가 부는 북극의 얼어붙은 바다에서 생존하기란 기적 같은 일이었다. 36명의 생존자중 30명은 영국 구축함 스코피언에게 구출되었고 6명은 매치레스에게 구출되었다.

 

독일 함대 사령관 베이 소장이나 샤른호르스트의 함장 힌쩨 대령은 생존자들 중에 포함되지 않았다. 스코피온은 오랜 시간동안 부근 해역을 수색했지만 더 이상의 생존자는 찾지 못하였다. 두 명다 배가 침몰 된 직후 해면에서 표류하는 것을 본 수병들이 있었는데 차가운 수온에 버티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두 명 모두 북빙양의 해저로 사라진 전장의 충혼(忠魂)이 되었다. 장교 중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영국 공격 함대 사령관 프레이저는 일단 모든 함대를 소련의 무르만스크로 직행하도록 명령했다. 프레이저는 영국 해군 본부에 샤른호르스트의 격침 전문을 보냈다. 해군 참모 총장은 격려의 답신을 보내왔다. 이것이 샤른호르스트를 격침한 해전의 마지막 의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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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른호르스트의 격침은 현대 해전에서 레이더기능의 중요성을 알려준 사건이다. 샤른호르스트는 그가 대결했었던 영국 함들을 (전함 듀크 어브 요크를 제외하고) 압도할만한 강력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첫 대결에서 화력 관제 레이더가 파괴되자 시계를 확보하지 못한 채 악천후의 먹잇감이 되어 죽음으로 인도되고 말았다.

 

이와 달리 레이더로 철저하게 관제되는 듀크 어브 요크는 그가 발사한 52발의 포탄 중 무려 31발을 샤른호르스트에 맞추었고 이는 레이더가 파괴되어 괴멸된 샤른호르스트와 대조되는 상황이었다. 해전이 끝난 뒤 독일 해군 참모총장 카알 되니츠 제독은 말했다. “수상함들은 더 이상 레이더 없이 싸울 생각을 말아야 한다. ”

 

레이더가 항공전뿐만 아니라 해상전에서도 결정적인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또 다른 해전은 19421115일 태평양 과달카날 근해의 야간 해전에서 있었다. 심야에 과달카날 근해에서 레이더가 없던 일본 전함 기리시마[霧島]18,000 야드에서 근거리로 접근해온 미 전함 와싱턴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9,000 야드 거리까지 은밀하게 접근해온 전함 와싱턴의 레이더 관제가 일제히 쏟아 부은 사격 한 번에 격침되었다.

 

레이더가 없었던 일본 함대는 포사격을 한 와싱턴이 전장을 이탈하여 도주했지만 위치를 알아내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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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성턴의 일격에 격침된 일본 전함 기리시마

 

듀크 어브 요크에서 사령관 프레이저 제독은 간부들에게 훈시를 했다. “제군들. 이 해전은 우리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명심해두기 바란다! 오늘 영웅적으로 싸우고 산화한 샤른호르스트의 장병들은 압도적으로 우세한 적 함대와 대결하는 전투 상황에서도 끝까지 싸우는 자세를 제군들에게 보여주었다."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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