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鷹) 이름, 알고 쓰자 -3-

 

 

 

 

 

 

 

 

 

 

 매(鷹) 이름, 알고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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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은 날진이와 같은 가족이지만 역사가 기록해주는 고려/ 조선의 송골매는 북태평양 양안(兩岸), 즉 알라스카와 시베리아의 북쪽 해안 절벽에 서식한다. 우리가 송골매로 부르는 매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캄차카 반도 언저리에 사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송골매는 팰컨류 중에서 가장 크다. 암컷보다도 수컷이 더 크다.

 

송골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날진이가 아담한 크기인 반면 이 매는 참매만큼 크다. 영어로 Peale's peregrine이라는 팰컨인데 이 새는 덩치가 자기보다 몇배나 큰 고니나 기러기같은 대형 조류를 상대로 상공에서 빠른 속도로 내려와 날카로운 부리로 상대방 머리에 필살의 일격을 가한다.

 

아무리 큰새라도 상공으로부터 가하는 필살의 일격을 두부에 받고 버텨낼 새는 세상에 없다. 대개 즉사하지만 빗맞아서 정신을 잃고 추락하면 뒤쫓아 내려온 송골매는 쫓아 내려와서 마지막 확인 사살의 한 방을 찍어서 숨을 끊어 놓는다. 중국 기록대로 고려의 해동청만이 고니를 잡는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이 대형 매가 가을이 되면 남하하는 고니와 오리등을 쫓아 한반도 북방 함경도 해안까지 내려온다. 그리고 봄이 되면 역시 철수하는 기러기 오리등을 따라 북으로 올라가 버린다. 이 북쪽에서 날아온 대형 매인 송골매가 중국인들이 작명해준 해동청이다.

 

언제부터인가 한반도를 찾아오던 대형 해동청은 더 이상 남하하지 않았다. 더해서 조선의 왕들이나 중국의 왕들도 이 매를 찾지 않았다. 조선 왕조 실록에서는 이 해동청을 간단히 줄여서 해청이라고 불렀다. 이 장쾌한 매사냥의 모습은 조선의 왕들만 즐긴 것이 아니었다.

 

원나라 이래 명나라에 이를 때까지 중국은 끊임없이 해동청의 조공을 고려와 조선에 강요해왔다. 늦은 가을이 되면 중국에 보낼 해동청을 마련하는 것이 조정의 대사가되었다. 명나라 때 해동청의 조공 강요가 극성을 부렸는데 조선왕조 실록을 보면 세종이 조공용 해동청의 확보에 잠을 자지 않고 고민하는 대목이 나온다.

 

중국의 황제에게 보내는 해동청은 보통의 해동청이 아니라 옥송골이라는 전신이 옥빛 즉 흰색의 특수한 매였다. 해동청 즉 송골매에는 알비노 증세가 없는 이상 백색의 매가 없다. 재미 매 전문가 박규섭 씨는 이 옥송골을 북극해와 베링해 언저리에 사는 지요팰컨[gyrfalcon]이라는 대형 매로 추정했다.  

 

북빙양에 서식하는 지요팰컨 북빙양에 서식하는 지요팰컨

 

이 매는 현재 미국에서 인간이 기르는 사냥매중에서 제일 대형으로 (크기는 골든 이글이 더 크나 이것은 매가 아니라 독수리다) 추운 지방의 매이기 때문에 여름에는 에어컨이 필요하다. 지요팰컨 옥송골은 몸체 모색(毛色) 변이가 심해서 완전 흰색의 매도 있고 백색의 매는 현재 매 시장에서 다른 색깔의 매보다도 훨씬 더 고가에 팔리고 있다.

 

옥송골 - WHITE GYRFALCON. 미국 매시장에서 다른 색깔의 다른 매들이 약 7-8,000불 나가지만 이 흰색은 두 배인 15,000불 정도에 거래된다.

 

세종조의 조선실록은 이 옥송골이 여타 송골매보다 늦은 초겨울이 되어서야 함경도에 나타난다고 기록하고 있다. 세종은 옥송골의 확보를 위해서 이 옥송골을 잡은 백성에게는 토관(土官) 벼슬을 내렸다.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도 옥송골은 워낙 귀해서 겨울에 겨우 한 마리만 잡아 중국에 보냈었다.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을 보면 원 세조 쿠빌라이가 엄청난 규모의 사냥을 나가면 좌우에 하얀 매를 여러 마리를 대기 시켰다가 날린다는 기사가 있다. 세종의 옥송골 확보와도 맥이 닿은 부분이다.

 

해동청, 즉 송골매는 이름만 남기고 어느 때인가부터 한반도에 찾아오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송골매는 원체 기동력이 좋아서 (알라스카에서는 육지에서 300km 떨어진 먼바다 상공에서 발견되기도 하였다.) 현재도 극소수가 한반도에 찾아 오기도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장산곶매라는 이야기를 보면 이 매가 둥지를 부수고 중국으로 출격하는 대단한 매로 묘사되지만 실상 이 매는 공중전만 잘했지 육상전에서는 참매의 상대가 되지 못하였다. (참매가 덤불속으로 도망가는 꿩을 쫓아가서 사냥하는 것을 보면 날짐승이 아니라 마치 들고양이나 표범새끼를 연상하게 한다.)

 

게다가 매를 부리는 인간의 관점에서 표현하자면 좀 게으르다고 볼 수가 있다. 급강하 폭격으로 먹잇감을 한 두 마리 만 잡으면 그 날의 사냥은 사양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사냥을 접어야 한다. 그래서 설사 한반도에 많이 날아왔다 해도 매사냥꾼들에게는 인기가 없었을듯하다. 벌이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실제로 조선은 중국의 황제들에게는 송골매를 조공했지만 일본의 사무라이 영주들은 게으른 송골매들 보다 참매를 더 선호하였다. 그래서 일본에 보내는 매들은 송골매가 날아오는 함경도가 아니라 경상도 등지에서 잡아 보냈다고 기록되어있다.

 

토끼 잡은 한국 참매

 

지금 세계는, 특히 서구에서 매의 사육은 그 기술이 절정에 달해 위의 검독수리건 송골매건 참매건 옥송골이건 모두

부화가 가능해서 그 새끼들을 다 구입할 수가 있다. 미국이나 영국의 매사냥은 매우 인기를 끌어 3주 코스의 매사냥 학교도 있고 매를 부화해서 판매하는 부화업자도 있고 매의 병을 전문 치료하는 동물 병원도 있다.

 

매사냥이 아직도 로얄 패미리의 스포츠였던 곳은 아랍 에미레이트라고 하겠다. 이 나라는 세계 각국에서 각양각색의 매들을 수입하여 사육하며 왕족들이나 재벌들은 주말이 되면 다투어 사막에 나가 매사냥을 즐긴다. 응사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초빙해가고 수의사는 독일에서 거액의 급료를 주고 초빙해간다.

 

과거 영국에서는 진짜 신사라면 매사냥을 할 줄 알아야한다라는 말이 전해져 내려왔었다. 한 때는 동북 아시아의 선두 매사냥 국가였던 한국에서 매사냥이 사라진것은 유감스런 느낌이 없지 않다. 미 공군 사관학교에서는 매를 20마리나 사육하며 생도들의 매사냥 취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미국에서 응사 라이센스를 받은 박규섭씨가 90년대에 모든 것을 걸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끊어진 한국의 매사냥을 한번 리바이벌 시켜보려고 노력한 일이 있었다. 마침 공군 사관학교 교장이던 배모 장군이 이에 관심을 가져

공군 사관학교에 성무응방이라는 응방을 다시 열고 생도들에게 매사냥을 전수하려고 했으나 교장이 바뀌고 이런 방면에 관심이 엷어지는 쪽으로 사관학교 분위기가 돌아가자 그만 염증을 느낀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맥이 끊어진 응방이 그 대를 이을 좋은 기회를 놓쳐 버린것은 물론 한국의 로얄 스포츠의 전통이 공군 조종사들 중심으로 복원 정착되어 후손에게 전달될 수 있었던 좋은 기회도 놓친  것이 아깝다

 

검독수리 골든 이글

 

지금은 대전쪽이나 전북 진안, 그리고 경북 청도에서 한국의 매냥 맥을 이으려고 하는 매사냥 전문가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들에게서 매사냥을 배운 수 십 명의 후배들이 앞으로 매사냥의 영역을 넓혀 갈 듯하다.

 

1편에 나왔던 이 상아씨 아버지 이 기봉씨 (경북 청도 군청근무) 이 상아씨는 현재 청도 농협에 근무중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활동하는 독수리나 매에 대해서 설명했는데 나중에 개발되는 비행무기 즉, 유도탄이나 항공기를 명명할 때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날개가  없는 로케트 류는 별 이름을 빌려오는경우가 많았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한다면 앞으로 전투위주의 전투기는 송골매류의 팰컨 이름을 그리고 공격기나 공격 헬기의 이름은 참매류의 호크 이름을, 야간 전투장비의 이름은 부엉이나 올빼미의 이름을, 작은  훈련기나 무인기의 이름은 새매를, 정찰기의 이름은 솔개류의 이름을 명명했으면 어울릴것으로 생각된다.

 

사족으로 한마디 하고 싶다. 무기의 이름은 상품으로 치면 브랜드와 같은 기능도 있다. 기업들이 상품 판매에서 마케팅 성공을 위해서 사활을 걸다시피 하면서 좋은 상품 브랜드명 또는 로고나 트래이드 마크 개발에 노력과 거액을 투자하는 것과 같이 무기의 이름을 작명할 때 치밀한 기획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작명 또는 네이밍은 치밀한 심리분석과 이미지 분석으로써 상품의 이미지와 딱 맞는 명칭을 작명한다. 그러나 이 점에서 한국의 무기체계 분야는 조금 부족한 듯 싶다. 우리의 무기 생산 기업은 그 역사가 짧아 미국의 록히드사나 독일의 라인메탈사, 이태리의 베레타 사와 같이 브랜드 파워있는 기업도 드물고 코리아라는 국가 브랜드도 무기 시장에서는 아직도 고객들에게 익숙치않은 존재다.

 

그렇다면 해외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있는 네이밍(naming)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품 이름 짓기는 고도의 마케팅 전문 지식인데 이런 전문성을 너무 외면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내가 생각하기로 상품의 이름은 개인이 단독으로 결정하거나 - 김정일이 북한제 텔레비전의 상품명을 삼일포니 진달래로 명명하거나 자동차의 이름을 뻐꾸기라고 명명하는 것을 보고 소비자 행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마케팅의 부재를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작명의 방법으로 공모(公募)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방법이 관(官)의 명명하는 방식으로 정형화되어 버린듯하다. 말썽없는 가장 무난한 방법으로 이 절차를 걸치는데 공모(公募)라는 수단이 많은 사람의 지혜를 모으는 최선의 결과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본다.

 

공모가 최선의 방법이라면 왜 오늘날 한국의 대기업들이 네이밍은 물론이고 유니폼 디자인이나 상표 디자인에 외국 일류 업체에게 거액을 주고 의뢰하겠는가.

 

앞으로 수출까지 염두에 둔 신형 전투 장비의 명명에는 다양한 생존경험과 성장의 비결을 풍부히 쌓은 일반 기업들처럼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에서 매나 독수리의 이름을 차명(借名)하여 명명한 성공적인 케이스는 해군 고속정 참수리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고속정의 파도를 가르는 빠른 기동과 참수리의 해면을 치고 드는 모습의 이미지가 상당히 합치되어 고속정의 특징을 아주 잘 알리고 있다. 

 

한국인 대다수가 알지도 모르는 그런 이름을 붙여서 얻을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미래에 한국 매의 이름을 작명할 때도 위의 소개된 내용들이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어서 세계의 무기들과 어깨를 나란히할 걸작이 나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본 게시판의 게시물은 "국방부 N.A.R.A 블로그"의 작가 작품으로,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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