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한 배달의 기수







묵묵한 배달의 기수
 

무역 혹은 유통과 관련한 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화물의 운송에 대한 고민을 적어도 한 두 번은 하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백이면 백, 빠르고 저렴한 방식을 선택하고자 하는데, 사실 이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운송수단을 선택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편이다. 예를 들어 택시가 당연히 버스보다 빠르고 편리하지만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어 자주 애용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국제 물류의 대부분은 운송료가 저렴한 해상운송을 이용 한다


무역화물은 차량이나 열차같은 육상운송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말미암아 해상이나 항공운송에 100퍼센트 의존한다. 비용이 비싼 항공운송은 주로 시간을 다투거나 고가인 경량 화물을 운송하는데 쓰이는 반면, 대부분의 화물은 운송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상대적으로 운송료가 저렴한 해상운송을 이용한다. 이것은 굳이 경제적인 이론을 들먹이고 자시고 할 필요도 없는 자연스런 이치다.


 

                      수송비가 비싼 항공운송은 급하거나 고가의 화물 운송에 이용 된다


軍이라는 조직 또한 많은 운송 수요가 존재한다. 민간과 비교하자면 평시에 저렴한 운송 수단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경제적인 요소가 선택 기준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커다란 문제가 없다면 물자를 수송함에 있어 비용 측면을 당연히 고려하여야겠지만, 실전과 같이 긴박한 상황에서는 작전 목적을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할 운송수단이 우선 시 된다.


 

                              군은 상당한 자체 운송수요가 항상 존재하는 조직이다


때문에 천재지변 같은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일반 사회에서 거의 보기 힘든 대규모 공수작전 같은 운송이 군에서는 종종 이루어진다. 이런 이유로 군은 민간과 달리 병력과 장비를 신속하고 재빠르게 험지까지도 운송할 수 있는 각종 수단을 갖고 있고 그중에서도 병력이나 보급품은 물론 중장비까지 신속히 이동 전개할 수 있는 각종 수송기들이 있는데 가히 군 운송수단의 꽃이라 할 수 있다.

 

                  비포장 같은 악조건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수송기는 군 운송수단의 최고봉이다


사실 군용기 중에서도 수송기는 전투기, 폭격기 등과 달리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그리 인기를 끌지 못하는 아이템이다. 여타 전투용 군용기 같은 강렬한 상무적인 이미지는 고사하고, 민간기와 비교하여도 외관상 특별히 드러나는 특징도 없으며 오히려 그 커다란 덩치로 인하여 둔중해 보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보다도 수송기를 전투와 상관없는 일종의 장비로 여기는 뿌리 깊은 편견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외관만 봐서는 수송기에서 민항기와 구별되는 특징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수송기가 운송하는 내용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각설하고 전선에 제 때 탄약과 식량이 전달되지 않으면 아무리 전투력이 뛰어난 부대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수송기를 이용하여 보급이 이루어지는 경우라면 본진과 상당히 떨어져있거나 보급로가 열악하거나 혹은 안전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의 경우로 보아도 무방하다.


 

                                 현대전도 외부와 고립된다면 생존을 보장받기 힘들다


이것은 다시 말해 수송기가 공수작전을 펼친다는 것은 역으로 마음 놓고 비행할 수 없을 만큼 지상의 여건이 안전하지는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수송기 자체가 비무장이기 때문에 제공권이 확보되었음을 전제로 하고 작전을 펼치기는 하지만, 제공권과는 별개로 지상에 엄폐된 각종 대공 화기로부터 수시로 위협을 받기 때문에 운송 작전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이라크 전쟁 시 위험지대를 가로 질러 공수임무를 수행하였던 다이만부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배우가 있지만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 지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러나지 않게 활동하는 수많은 조역과 스텝들이 있듯이, 첨단무기 같은 멋쟁이들에게 가려서 잘 드러나지 않지만 묵묵히 활약하는 많은 조연들이 군에도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수송기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지만 이런 노고는 육상, 해상에서 묵묵히 임무를 벌이는 각종 수송부대 또한 마찬가지다.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공군의 C-130수송기


사실 물류의 중요성은 일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마치 공기 같아서 평소에는 그다지 신경도 쓰지 않고 오히려 제대로 작동되는 것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막상 조금만 문제가 있으면 곧바로 불평불만이 쏟아지는 분야다. 우리 사회를 받쳐주고 불편함이 없도록 음으로 양으로 힘써 주는 모든 배달의 기수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들의 노고 덕분에 평범한 일상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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