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에 관한 기억










총에 관한 기억

 

총의 존재 이유는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격이다. 사격은 예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전시에는 불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다반사다. 따라서 군인이라면 언제 있을지 모르는 사격을 하기 위해서 항상 총을 닦고 조이고 기름칠을 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군대에 다녀왔거나 아니면 현재 군복무 중인 현역들이라면 총기 수입과 관련한 곤혹을 한 번이상은 치러 보았을 것이다.



                        총은 군인들의 분신이다. 때문에 항상 소중히 관리하여야 한다


장거리 행군처럼 자기 몸도 추스르기 힘든 극한 상황에서는 어깨에 매고 있는 총처럼 갈수록 무겁게 느껴지는 것도 없다. 또 신병들을 골려주는 방법 중 하나가 총가지고 장난치는 것인데 얼떨결에 총을 빼앗긴 신병들이 총을 찾기 위해 난리치던 광경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총은 언제 어디서나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 이래저래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해야 하는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총은 추억보다 악몽에 가까운 편이다.
 

                      소중히 다루어야 할 총이 천근 만근으로 다가오는 극한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총기의 사적 소유가 엄격히 제한되어 예비군 훈련을 제외한다면 일상에서 총기를 만질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당장 국방을 책임지는 현역 군인은 총과 관련된 모든 일에 대해 항상 준비를 하여야 한다. 총기 수입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사격 훈련인데 훈련 중 가장 군기가 센 훈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유는 잘 알겠지만 아차하고 방심하는 순간 살상이 일어 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고 가능성이 많은 사격훈련은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사격과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익숙하였던 소음 중 하나가 총소리였다. 어려서 살던 집이 인근 부대 사격장과 가까웠던 관계로 훈련 중 멀리서 들려오는 총소리를 자주 듣고는 하였고 심야에 들리는 야간 사격 총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기도 하던 기억도 있을 정도다. 사실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 군부대가 많은 편이어서 굳이 군복무 중이 아니라도 사격 소리를 듣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부대 인근에서 총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지금 40대 이상이면 교련이라는 과목을 알 것이다. 요즘은 군대에 가야지 실제로 총을 접하는데 예전에는 교련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에도 총을 만져보고 훈련도 받았다. 당시에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는데 필자는 M-1 소총을 그때 처음 접하였고 분해 조립 훈련도 받았다. 그리고 대학에 진학해서 M-16A1 소총도 접하였다.

 


                          대부분 중년들은 이래저래 M-1을 접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사격을 하였던 것은 대학 1학년 당시에 지금은 없어진 '병영입소훈련''과정 중에서였다. 조교가 M-16A1 소총으로 단발 사격시범을 하는데 생각보다 총소리가 커서 엄청 놀랐다. 한마디로 어렸을 때 자장가로 듣던 그런 총소리가 아니었다. 고막을 찢는 듯 한 굉음 때문에 사격중인 다른 사람의 탄피를 받는 것도 고역이었는데 아마도 요즘은 신병 훈련소에서 같은 경험들을 할 것이다.

 

 

                                   한때 국군의 주력 소화기였던 M-16A1 소총



만일 전쟁 중 사방에서 이런 총소리가 들린다면 그 자체만 가지고도 극심한 공포에 빠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사실 인간이라면 당연히 이를 느낄 것이다. 그때 느낀 사실은 '총은 추억이 아니고 총'일 뿐이라는 점이다. 설령 자신있게 사격을 하는 입장이라도 영화 등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멋지고 폼 나게 사격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만큼 사격은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 사격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놀이터에 나가보면 사내애들이 총싸움 놀이를 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되는데 사실 총싸움은 상당히 오래된 놀이이기도 하다. 그런데 만일 아이들이 총소리를 가까이서 직접 듣는다면 과연 반응이 어떨까? 아마 그런 경험을 하였다면 장난감 총도 무서워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와 관련하여 가끔 군부대에 청소년들이 병영체험을 하는데 사격장에서 총에 관하여 설명할 때 매번 나오는 질문이 똑같다고 한다.

 

 

                               군부대 개방 행사에서 많은 청소년들이 무기를 접한다



참관 청소년 :  "아저씨 이거 진짜 총이에요?"

군 관계자 : "그렇다! 진짜 총이다."

참관 청소년 : "그럼 이거 총알이 발사 되요?"

군 관계자 : "그렇다! 진짜 총알이 발사 된다"

참관 청소년 :  "아저씨 그럼 총알 맞으면 사람 죽어요?"

군 관계자 : "그렇다! 진짜 죽는다.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


모르는 것이 약이라는 말이 있다. 모르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인데 만일 안다면 사람이 죽을 수 있냐는 질문을 쉽게 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만큼 총은 생각보다 무서운 물건이다. 항상 총과 함께 생활하는 장병들의 안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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