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 공수작전 -5- 피로 물든 꽃잎들

 

 

 

 

 

 

 

 

 

  크레타 공수작전[5]   

 

 

 

- 피로 물든 꽃잎들 -

 

 

1941520일 아침 7시 독일이 점령한 그리스의 각 비행장에서 수 백기의 Ju-52 수송기가 일제히 시동을 걸었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시도해 보지 못한 공중강습이라는 방법으로 크레타를 점령하려는 水星작전(Operation Mercury)이 시작 된 것이고 그 선봉은 정예 팔슈름야거가 담당하였다.

 

출격준비를 마친 Ju-52 편대출격준비를 마친 Ju-52 편대

 

그런데 독일은 기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영국은 이미 이들을 환영할 준비를 완료하고 있었다. 어차피 공수부대원을 태운 대규모의 수송기들이 크레타 섬 상공에 나타나면 영국군들도 알게 되겠지만, 사전에 전혀 모르고 있다가 당하는 것과는 달리, 철저히 대응할 준비를 할 수 있기에 그 차이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독일은 치명적인 실수를 또 범하였다. 공수 병력이 안전하게 착지하기 위해 목표에 대한 사전 정지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게을리 하였던 것이었다. 이것은 공수작전 여부를 떠나 아군이 적진 한가운데 투입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상식이었다. 전선을 마주하고 있는 육지에서도 돌격전에 대대적인 포격은 당연한 것이다.

 

폭격기도 아닌 BF-110 전투기에 의한 형식적인 사전폭격만 있었다.

 

그런데 독일은 공수작전 3시간 전 폭격기도 아닌 BF-110 전투기 14기에 의한 2차례 형식적인 폭격만 실시했을 뿐이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연합군의 대대적인 사전 폭격에도 불구하고 상륙군이 커다란 타격을 입었던 사실을 상기하여 볼 때 이 얼마나 사전준비가 없었던 것인지 알 수 있다.

 

7공수사단 제1파를 운송한 제11항공군의 수송기들이 아침 8시경 크레타의 차니아 상공에 도착하자 팔슈름야거들을 하늘에 마구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사상 최대의 공수작전이 개시 된 것이었다. 자부심으로 가득 찬 정예 팔슈름야거 대원들의 낙하산이 허공에 하나하나 펴지면서 크레타 상공은 일순간에 하얀 꽃잎으로 뒤덮였다.

 

크레타의 상공은 백 여기의 Ju-52 가 뿌려놓는 하얀 꽃잎으로 뒤 덮였다.

 

하지만 이들을 맞이한 것은 섬 곳곳에 매복하고 있던 연합군들의 조준을 마친 총구들이였다. 그들은 침공군이 언제 어디로 올 것인지 정확히 알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때문에 순식간에 하늘을 뒤덮으며 강하하고 있던 팔슈름야거의 모습에 결코 당황하지 않았고 사정거리 이내로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천천히 낙하하여 내려오는 팔슈름야거들이 사거리에 진입하자 일제히 연합군의 화기들이 불을 뿜어대기 시작하였다. 수많은 총알이 아무런 방어준비도 못하고 강하하고 있는 공수부대원들을 관통하여 버리고 외마디 소리와 함께 이들은 땅에 발을 딛기도 전에 차례차례 죽어나가기 시작하였다.

 

자신만만하게 뛰어내렸으나 많은 공수부대원들이 땅에 도착하기 전 주검으로 변하였다.

 

천천히 내려오고 있던 공수부대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단지 땅에 도달 할 때까지 총알이 빗나가기만을 기도 하는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당시 팔슈름야거들이 사용한 낙하산은 한번 펴지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스스로 방향 전환을 할 수 없어 속수무책 그냥 떨어져 내리는 수밖에 없었다.

 

설령 방향을 바꿀 수 있더라도 수 많은 총알을 피하는데는 역부족이었겠지만, 그들의 현실은 더더욱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낙하의 방향을 바꿀 수 없어 바다로 향하게 된 대원들 중 수많은 이들이 낙하산을 분리하지 못하고 몸에 엉켜 붙어 섬으로 헤엄쳐 나오지 못하고 익사하기 시작하였다.

 

일부는 바다로 떨어져 익사하였다.

 

천우신조로 총알과 바다를 피해 간신히 착지에 성공한 부대원들도 대형을 갖추기 전에 숲 속 사방에서 날아오는 총알을 피할 수는 없었고 그들 또한 죽음의 행진에 동참하였다. 단지 조금 늦게 죽음의 순간이 다가왔을 뿐이었다. 그들은 생명을 다하고 떨어져 나가는 꽃잎의 모양으로 사라져 가버렸던 것이다.

 

낙하작전은 특성상 넓게 흩어져 착지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일단 착지 후 부대원들이 신속히 대형을 갖추어야 생존이 보장 될 수 있다. 따라서 팔슈름야거들은 투입 직후 교전이 벌어지면 가까이 있는 대원들끼리 제대를 급편하여 전투에 임하는 훈련을 받았다. 그런데 이런 임시 대형을 갖출 틈도 없이 그들은 죽어 나간 것이었다.

 

공수이후 이들의 운명은 연합군들이 어떻게 영접하느냐에 전적으로 달려있었다.

 

크레타의 첫날 모습은 그동안 팔슈름야거들이 반복하여 훈련을 받았던 상황을 벗어난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그 다음이 생각나지 않는 위급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구사일생으로 착지하여 간신히 매복에 성공한 대원들이라 하더라도 사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총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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