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있던 포로수용소 [上] 제2차 대전의 흔적

 

 

 

 

 

 

전쟁이 벌어지면 필연적으로 포로가 발생하게 되고 생포한 적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용소가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포로수용소는 전선과 최대한 멀리 떨어져있는, 즉 적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후방의 고립지역에 설치하는데 그 이유는 수용소에 수감된 포로들의 탈옥이나 저항 의지를 처음부터 차단시키기 위함이다. 6.25전쟁 당시 남한의 거제도와 북한의 벽동에 포로수용소가 들어선 것도 같은 이유다.

 

제2차 대전 당시 독일에게 생포된 소련군 포로

 

거제수용소처럼 너무 규모가 크다보면 통제가 안 되는 경우도 왕왕 벌어진다. 따라서 폭동이나 대규모 탈옥을 방지하기 위해 적당한 규모로 포로를 분산하여 서로 연계가 쉽게 되지 않는 지역으로 각각 나눈다. 그렇다보니 요충지 인근에 포로수용소가 위치한 경우도 의외로 많다. 이런 경우는 포로들을 노역에 동원하기가 용이하고 수용된 포로들을 방패삼아 상대의 폭격으로부터 요충지를 보호할 수도 있다.

 

거제도포로수용소의 취사장

 

2차 대전 당시 일본의 경우도 주로 본토 대도시 인근에 수많은 연합군 포로수용소들을 세웠는데 자료로 확인된 것 만으로도 북단의 홋카이도부터 남단의 규슈까지 200여개가 넘는 연합군포로수용소가 일본 본토 곳곳에 산재하였다. 그것은 굳이 새삼스러울 것 없을 만큼 너무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당시 우리나라에도 연합군 포로수용소가 있었다.

 

니카타 포로수용소의 경비병과 포로들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일본 본토와 가까웠고 연합군의 대대적인 폭격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후방 지역이었다. 하지만 장기간의 강압 통치와 엄청난 수탈 때문에 일제에 대하여 느끼는 감정이 상당히 적대적이던 지역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만일의 사태 시, 쉽게 관리하기 힘든 곳이라 할 수도 있는 한반도에 연합군 포로수용소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토쿄 포로수용소의 모습 - 공습으로부터 간신히 피폭을 면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자료를 보면 당시 한반도의 포로수용소에 수용 된 연합군 포로들은 1942년 말레이반도 및 싱가포르 전투에서 잡힌 영국군, ANZAC 계통의 영 연방군 포로들을 시작으로 이후 전쟁이 계속 되면서 생포된 미군 포로들도 이곳까지 많이 끌려와 수용되었다. 이들은 수송선에 실려 대한해협까지 왔다가 대부분은 후쿠오카를 거쳐 일본 본토로 갔고 일부는 부산을 거쳐 한반도로 오게 되었다.

 

영 연방군 포로들의 이동로

 

일본 본토만큼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한반도에는 서울, 부산, 인천, 흥남의 4군데에 포로수용소가 있었는데 대부분이 항구 혹은 항구 인근이며 대도시였다는 특징이 있다. 그 중 가장 컸던 수용소가 인천에 있었다. 지금은 지형이 많이 바뀌었지만 오늘날 인천항 제2국제선여객터미널 부근의 수인사거리 일대인데, 정확히 현재의 신광초등학교가 위치한 곳이 바로 수용소였다.

 

연합군 포로수용소가 위치하던 지역

 

그런데 공교롭게도 서울에 있던 포로수용소의 위치도 용산의 신광학원(신광초등학교, 신광여중, 신광여고) 자리다. ‘신광학교라는 이름이 우연히도 포로수용소와 관련이 많아 흥미롭다. 인천포로수용소는 당시 인천항 내항(현재의 1부두)바로 앞인데, 19세기말 개항 이래 1990년대 이전까지 인천의 최고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내동에서 가깝다. 그 만큼 도심 및 항구 가까이에 포로수용소가 있었다.

 

해방 직후 인천포로수용소의 모습

 

일제가 이러한 곳에 수용소를 만든 구체적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처음에는 인천항을 통해 포로를 수송하기 쉬워서 그랬던 것이 아닌가도 추측하였으나 그렇다고 도심 옆 그것도 항구 앞에다 수용소를 만드는 것이 과연 맞는가하는 점은 의문이었다. 왜냐하면 수용소로 적당한 지역은 당시에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시 포로수용소 위치를 역 추적하는 순간 일제의 간악함에 소스라치게 놀라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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