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함 개발사 -1- "구축함을 개발하라"

 

 

 

 

 

 

19757, 당시 군 통수권자였던 故박정희 전 대통령이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독자적인 한국형 구축함(Destroyer)의 개발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당시 중점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한 중화학공업 정책의 일환으로 본격적으로 태동을 시작한 한국의 조선 산업은 거대 유조선을 건조하는 등, 그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는 있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전투함을 건조해 본 경험은 없었다.

 

1970년대 중반 조선 산업이 서서히 성장하였지만 전투함을 건조한 경험은 없었다.

 

더구나 미사일 시대를 맞이하여 구축함은 거함거포시대 당시에 대잠전을 위한 전문 전투함이 아닌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종합 전투함으로 성격이 변하던 중이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구축함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아래 단계라 할 수 있는 호위함(Frigate)이나 초계함(Corvette)도 만들어 본 경험이 전무 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구축함을 개발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당혹할 수밖에 없었다.

 

1970년대 미국의 주력인 스푸루언스 급 구축함

 

당시 우리 해군은 전형적인 연안 해군이었다. 당장의 현실적 위협인 북한의 대규모 지상군에 맞서기 위해 육군에 자원을 먼저 배분하여야 했다. 따라서 당장 너무 열악한 경제 사정으로 말미암아 육성과 보유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공군과 해군 전력의 상당 부분을 한미동맹에 의존하였다. 이런 여러 이유로 한국 해군의 임무는 말 그대로 간첩선을 잡는 것이 주목적일 정도라고 폄하 당할 정도였다.

 

계속 연안 해군으로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군 통수권자는 한국형 구축함의 개발을 지시하였다.

 

당시 총톤수 기준으로 북한 해군과 어느 정도 대등하였지만 보유 함정 수에서 절대 열세였고, 특히 북한이 대량으로 운용 중인 잠수함()을 한 척도 보유하지 못한 상태였다. 지난 천안함 격침 사건에서 보듯이 북한의 수중 전력은 현재도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주요 전력이다. 그런데 당장의 더 큰 문제는 잠수함이 없다는 것보다 이에 맞설 수 있는 대응 수단인 구축함 전력조차 절대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이었다.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로미오 급 잠수함

 

당시 한국 해군은 미국에서 양도 받거나 헐값에 인수한 몇 척의 구축함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탄생 당시의 기준으로나 구축함이었을 뿐인 구닥다리 전투함이었다. 미국은 2차대전 당시에 무지막지하게 많이 제작한 플레처(Fletcher) , 알렌 섬너(Allen M. Sumner) , 기어링(Gearing) 급 구축함을 전쟁이 끝난 후 동맹국들에 대량 제공하였고 한국 해군도 최대 9척을 인수받아 운영하였다.

 

기어링 급 구축함이었던 전북함

 

이처럼 우리 해군은 선령이 30년도 넘어 페인트를 수십 번 덧칠한 이들을 닦고 조이고 기름 쳐서 주력 전투함으로 사용하였다. 비록 간첩선을 잡는 데는 유효 적절히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들 구닥다리 구축함으로 주변국은 물론이거니와 유사시에 적의 잠수함대를 맞상대 하는 것조차 버거웠다. 한마디로 어려웠던 시기에 다른 수단을 확보할 수 없었던 우리의 초라했던 모습이었다.

 

기어링 급 구축함이었던 광주함

 

이러한 사실을 통감한 군 최고 통수권자는 언제까지 이런 구닥다리 전투함으로 우리의 영해를 지킬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대외 무역을 통하여 경제를 발전시키고 대부분의 전략 물자의 수입을 해상 루트에 절대 의존하는 우리의 여건을 고려 할 때 단지 한국 해군이 연안방위만을 목적으로 하여서는 안 된다고 결심하여 그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한국형 구축함의 개발을 명하였던 것이었다.

 

자력으로 개발한 1970년대 주력 고속정인 백구 급

 

하지만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것처럼 이제 막 고속정 정도나 만들어본 경험이 전부였던 당시의 기술력으로 수상 전투함의 꽃인 구축함을 만든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도전이었고 잘못하면 희대의 삽질로 전락 할 위험도 있었다. 전투함 설계와 제작에 관한 노하우는 아무리 우방국이라 하더라도 쉽게 전해주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하여야 했다. (계속)

 

 

 

 본 글은 "국방부 N.A.R.A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Trackbacks 0 / Comments 0

댓글 남기기

블로그 인기 키워드

Tistory Cumulus Flash tag cloud by requires Flash Player 9 or better.

링크

re_footerlink.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