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함 개발사 -2- "백지에서의 출발"

 

 

 

 

 

 

통수권자의 지시를 받고 막상 한국형 구축함 개발에 착수하였지만 당시에 보유한 우리의 기술력으로는 불가능한 과제임을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닫게 되었다. 구축함은 적어도 배수량 4,000톤급 이상의 크기를 가져야하는데, 앞에서 언급하였던 것처럼 당시 한국은 이 정도는 고사하고 통상적으로 함이라 통칭 지을 수 있는 1,000톤급 이상의 전투함조차 만들어 본 경험이 없었다.

 

동 시기 영국의 Type 42 구축함, 이 정도 전투함을 당장 만들기는 불가능하였다.

 

또한 전투함이라는 것이 여타 병기와 달리 실험적으로 몇 척 건조하여 운영하여 보고 성능이 미흡하면 스크랩하여 다시 만들고 할 만큼 간단하거나 값싼 물건이 아니다. 굳이 전투함이 아니더라도 선박은 설계와 건조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물건이고 군함일수록 그런 제한은 더 하다. 따라서 시행착오를 거치지도 않고 최고의 전투함을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전투함이라는 것이 시험 삼아 마구 건조해 보고 할 수 있는 물건은 아니다.

 

결국 당시 기술진들은 Step By Step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기초적인 노하우부터 습득하기 위해 작은 규모의 전투함을 우선 만들기로 결정하고 한국형 구축함의 전단계라 할 수 있는 호위함 개발에 착수하였다. 그 만큼 당면한 노후함의 대체가 당장 시급한 상황이었다. 마침내 19784, 기본 설계가 완료되어 19811월 최초의 한국형 전투함이 세상에 그 자태를 들어내는데, 그것이 바로 FF-951 울산함이었다.

 

국산 최초의 전투함인 울산함

 

흔히 울산 급(Ulsan Class)이라고 불리는 한국형 호위함의 선체는 철제였고, 상부 구조물은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었다. 비록 호위함이라고는 하지만 1,800톤 정도의 배수량과 크기로 본다면 호위함으로 호칭하기에는 사실 너무나 낯간지러운 작품이었고 해군 선진국에서는 초계함 정도로나 분류 될 수 있는 크기였다. 이처럼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호위함으로 명명된 이유는 바로 화력 때문이었다.

 

자칭 호위함으로 불렀지만 크기와 능력이 부족하였다. 청주함(上)과 미국의 페리 급 호위함을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울산함은 너무나 노후된 한국 해군의 전투함들을 당장 교체하기 위해, 동급 기준의 전투함으로는 과잉이라고도 평가되는 화력을 장비하였다. 요즘 동급 전투함으로는 보기 힘든 3인치 함포 2문을 비롯한 다양한 무기를 장착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함포를 위주로 화력을 늘린 형태도 사실 시대에 뒤쳐진 것이었다. 왜냐하면 현대의 전투함들은 포가 아닌 미사일을 주력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 급 호위함의 특징 중 하나가 많은 함포로 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울산함이 처음부터 서방권의 공식 함대함 무기라 할 수 있는 하푼(Harpoon)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제작되었지만, 당시에 미국이 하푼 미사일의 한국 판매를 승인하지 않았었다. 따라서 북한 해군의 물량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 일단 함포를 주력으로 한 재래식 화력 집중 형의 포함(砲艦) 형태로 울산함을 개발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시대상이 반영된 모습이었다.

 

울산 급 호위함은 한국 해군의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울산함을 건조해본 결과 비록 전투함 제작에 관한 기초 노하우를 획득 할 수 있었지만, 예상 외로 비용이 많이 들어 당시에 배정되었던 예산만으로 사전에 계획 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대두되었다. 울산 급 호위함을 대량 건조하여 노후 전투함을 시급히 교체하여 연안 방위의 주력으로 삼고자 하였던 계획이 어려워졌고 당국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북한의 전술에 즉응할 수 있는 전력 확충이 당장 필요하였다. (북한의 오사 급 미사일 고속정)

 

결국 계획을 탄력적으로 변경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는데, 골자는 질대신 양으로 가자는 것이었다. 당시 한정된 예산으로 질만 너무 추구하면 빠른 시일 내 충분한 양의 전투함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 확실하자, 울산함보다 질을 조금 낮춘 LOW급 전투함을 늘리자는 것이었다. 우선 연안 방위에 투입 할 충분한 양의 전투함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대안이었다. (계속)

 

 

 

 본 글은 "국방부 N.A.R.A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Trackbacks 0 / Comments 0

댓글 남기기

블로그 인기 키워드

Tistory Cumulus Flash tag cloud by requires Flash Player 9 or better.

링크

re_footerlink.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