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독이라 불린 장군 -5- "북진에 나서다"







워커는 방어선을 철옹성으로 만들고 신속하게 예비대를 투입하여 전투를 이끌어나갔다. 이를 내선방어라 부르는데,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 획득과 전투력의 신속한 집중이 필요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휘관이 모든 결정은 신속히 해야 했다. 전장을 뛰어다니며 현장을 직접 파악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던 워커는 누구보다도 빠르게 상황 판단을 하고 그때그때 지시를 내렸다.

 

열정적으로 전선을 순시하는 워커

 

특히 어떠한 일이 있어도 사수해야 하는 전투에서는 한 번 물면 절대로 놓아주지 않는 그의 별명인 불독처럼 끝까지 버텨내도록 채근하고 지원했다. 그가 불독으로 불리게 된 데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불독이라는 별명이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될 만큼 워커는 다부진 체격과 강인한 인상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공식적으로 그를 불독으로 부르게 된 것은 유명한 여성 종군기자 히긴스(Marguerite Higgins)와 관련이 있다.


맹렬 종군기자였던 마가렛 히긴스

 

당시 뉴욕헤럴드트리뷴의 동경 특파원이었던 그녀는 한강다리가 폭파되는 장면을 생생히 목격하고 피난민들과 함께 간신히 한강을 도강해 서울을 탈출했을 만큼 최전선에서 취재활동을 벌여 여성 최초의 퓰리처상 수상자가 된 기념비적인 인물이었다. 원래 강철과 강철이 부딪치면 소리가 나듯 정력적인 야전 지휘관인 워커와 극렬 여성 히긴스의 사이가 좋았을 리 없었다. 편의시설이 없다는 구실로 히긴스를 한국에서 추방하였을 정도였다.


맥아더와 담소 중인 히긴스


당시 히긴스가 워커를 묘사한 글이 있는데, “짜리몽땅하고 볼품없는 몸에다가 얼굴은 흡사 불독 같은 표정이었으며, 늘 삐딱한 태도를 보이는 인간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워커=불독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었고 어느덧 계속 전해질 정도로 그를 대변하는 별명이 되었다. 이 때문에 그의 업적을 기려 1951년 미군이 새로 도입한 M41 경전차의 이름이 워커 불독(Walker Bulldog)으로 명명되었다.


워커의 이름으로 명명 된 M41 경전차

 

 

하지만 이런 평가와 달리 당시 미군과 가장 많이 합동작전을 펼쳤던 국군 1사단장 백선엽은 근엄한 얼굴에 불타는 기백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었다. 엄격하게 보였지만 말투는 부드러웠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 무엇이 있었다. 특히 악수할 때 그의 손은 여인같이 부드러웠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정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보니 어려웠던 시기를 신념을 가지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이었다.

 

워커를 배웅하는 백선엽 1사단장

 

맥아더가 현장까지 찾아가 진두지휘한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고 난 3일 후인 918, 낙동강 교두보 안에서 결사적으로 방어전을 펼쳤던 아군들은 드디어 북진의 시동을 걸고 진지를 박차고 나와 앞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926일 미 8군의 선봉인 제1기병사단이 인천에 상륙해서 남진해 내려오던 미 7사단과 오산에서 극적으로 조우함으로써 38선 이남이 드디어 북한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북진 당시의 기갑연대 예하 기마대대의 모습

 

불과 열흘 만에 유엔군은 그동안 공산군에게 빼앗겼던 모든 지역을 회복하고 1950625일 이전의 상태로 전선을 돌려놓았다. 이러한 급속한 전황의 반전에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이 결정타였지만 고군분투하며 적군을 막아낸 낙동강 방어전의 성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낙동강 방어선 돌파를 위해 공산군은 마지막 전력까지 모두 쏟아 부었으므로 인천상륙작전으로 배후를 급습 당하자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었던 것이었다.

 

맥아더는 전선을 둘로 나누어 북진을 개시하였다.


 

이제 전쟁은 현상고착을 원하는 워싱턴 정치가들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맥아더와 한국 정부의 의도대로 38선을 넘어 북한을 점령하는 통일전쟁으로 변했다. 아군 지상군을 대표하는 미 8군은 낙동강에서 참아내며 당했던 것을 돌

려주기 위해 북진을 준비했고 워커는 이런 감격적인 진격을 이끌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되는 맥아더의 희한한 작전이 전개된다. (계속)




본 글은 "국방부 N.A.R.A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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