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시에 등장한 대항마 [上]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이 자만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하였다. 그런데 거대한 승리를 거둔 승자들이 이후 방심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전후 미국도 자신들이 보유한 무기가 세계 최고라고 오판하는 실수를 범하였다. 전쟁 당시 미국은 비교적 질보다 양으로 상대를 제압하였지만 일부 무기의 경우는 품질이 상당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단정해 버렸던 것이었다.

 

미국은 승자가 되면서 자만에 빠졌다.

 

미국은 M1 개런드를 너무 맹신하였다. 이를 대체하려던 M14M1 개런드를 개량한 형태에 지나지 않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전후 새로운 소총의 대세는 자동소총으로 진화하던 중이었고 소련은 이미 AK-47이라는 희대의 걸작을 만들어 급속히 보급하던 중이었다. 결국 미국의 만용은 월남전에서 문제점이 드러났고 새로운 환경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소총이 절실히 필요하였다. 바로 그때 또 하나의 전설, M16이 등장하였다.

 

M16A1 소총

 

자신만만하게 월남전에 뛰어든 미군은 월맹군이 난사하는 AK-47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 한마디로 교전 능력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M14로 상대하기 어려웠고 미군의 자부심은 바닥으로 추락하였다. 개량형을 지금도 사용할 만큼 M14도 좋은 소총이기는 하지만 밀림 속에서 근접전을 펼치기에는 상당히 불편하였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만용 때문이었다.

 

 

AK-47로 무장한 월맹군

 

 

전통적으로 미국의 소총은 긴 사정거리와 정확성을 추구하였기 때문에 크고 무거운 편이다. 6.25전쟁 당시에 인해전술을 펼치는 중공군을 M1으로 상대하기 힘들다는 점을 깨닫고 새로운 소총의 개발에 착수하였음에도 이러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더구나 제1, 2차 대전을 거치며 엄청나게 생산한 스프링필드탄과 전후 이를 개량한 7.62mm NATO탄도 전혀 다른 개념의 소총을 생각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M1 개런드에 사용하던 스프링필드탄

 

미군 당국도 전쟁 말기에 등장한 혁신적인 자동소총인 StG44를 알고 있었지만 이처럼 스스로를 제한하는 사고방식에다가 전통에 얽매여 새로운 개념의 소총을 도입하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소련은 뛰어난 소총인 SKS를 단 2년 만에 도태시켰을 만큼 과감한 선택을 하면서 AK-47을 제식화하였다. 이런 정책의 차이로 불거진 전력 격차는 월남전에서 여실히 들어났고 미국은 조속히 선택을 하여야 했다.

 

월남전 초기 미군의 주력이었던 M14 소총

 

그런데 미국에게는 이미 대안이 존재하고 있었다. 단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미국은 삶의 일부라고 표현할 만큼 수많은 제작사들은 물론 개인들도 총을 개발한다. 그렇다보니 군의 제식무기가 되는 것이 상업적으로 가장 좋지만 민간용 내수 시장이 크기 때문에 군경의 정식 소요 제기와 별도로 제작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 기존에 개발된 총이 나중에 제식화 되는 경우도 흔할 정도다.

 

M16의 제작자인 유진 스토너

 

아말라이트(ArmaLite)사의 수석 엔지니어인 유진 스토너(Eugene Stoner)도 이전부터 총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인물이었다. 그는 기존의 7.62mm NATO탄을 사용하는 AR-10 전투소총을 1955년 만들었는데 특이하게도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을 사용하여 무게가 3.3kg에 불과하였을 만큼 경량화 된 소총이었다. 1956M1 개런드를 대체할 차세대 소총 사업에 이를 출품하였는데 미 육군은 이를 거부하였다.

 

M16의 베이스가 되었던 AR-10

 

시험 중 총열이 부러지는 결정적인 흠결 사항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너무 혁신적이라 평가될 만큼 설계방식이나 외관이 특이하였기 때문이었다. M16의 원형인 AR-10은 당시 대부분의 소총들과 차이가 나는 상당히 상이한 디자인이었다. 자고로 총이라면 나무에 쇠를 깎아서 조립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겼을 만큼 보수적인 군 당국의 입장에서 플라스틱 같은 생소한 재료는 심한 거부감을 주었던 것이었다. (계속)

 

 본 글은 "국방부 N.A.R.A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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