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천하무적이었나? -2- "그들이 생각한 한반도 지형"

  

 

 

 

 

 

전쟁 발발 당시에 국군이 보유한 대전차 무기는 거의 전무하였다고 보아야 했다. 비록 2.36인치 RKT57mm대전차포를 보유하고는 있었지만 문제는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 화기로 북한군의 T-34를 잡을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당시 북한군이 보유한 T-34/85형은 적어도 당대 최고로 분류하는데 무리가 없을 만큼 훌륭한 성능의 전차였다.

 

 



 

 

또한 국군 장병 대부분은 태어나서 전차를 한 번도 구경하여 본적도 없어 설령 적절한 대전차 무기가 있었어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능력이나 구조적 약점도 모르는 상태에서 굉음을 내며 전진하는 전차와 마주쳤을 때의 느낌은 마치 제1차 대전 솜 전투당시에 처음 등장한 영국군 탱크에 독일군이 당황하였던 것과 상당히 유사하였다.

솜 전투에 처음 등장한 전차에 당황해하는 독일군을 묘사한 그림

 

 

 

그렇지만 북한군이 T-34를 아무도 모르게 꼼꼼 숨겨놓았다가 갑자기 등장시킨 것도 아니었다. 국군은 여러 차례의 38선 일대 충돌과 정보를 통해 북한군의 전력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며 북한군이 보유한 전차가 T-34인 것도 분명히 인지한 상태였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미 군사고문단 측에도 보고 하였는데, 문제는 미군 측에서 이를 무시하였던 것이었다.

 

 

전쟁 전 북한이 T-34를 보유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미 극동군사령부 정보처의 19491227일 보고서에 의하면 '19491014, 평양-원산 간의 철도 상에 있는 역에서 미확인 인민군들의 이동이 목격되었고, 이 열차에는 13대의 T-34전차가 같이 실려 있었다.'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의 전쟁 도발을 애써 부인하였기 때문이었는지, 정보 요원들이 수집한 정보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북한으로 보내기 위해 열차로 이동 중인 T-34전차

 

 

 

당시 신성모 국방장관은 194910, 북한의 T-34에 대항하기 위해 3개 대대분의 M26전차 193대 지원을 미 군사고문단에게 요청하였으나 '한반도 지형은 전차 운용에 부적합하고 분석한 바에 따르면 소련이 북한군에게 공급 한 전차는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이 일본군이 사용했던 노획물이니 염려할 것 없다'면서 거부하였다. 분명히 미국은 북한군의 전차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의의를 부여하려들지 않았다.

 

 

 

 

T-34에 대항하기 위하여 공급을 요청하였던 M-26

 

 

 

그런데 북한에 T-34를 공급하여준 소련도 전차가 과연 북한군에게 필요한 장비인지 한참 고민하였다. 소련 측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는 평지가 총 면적의 20퍼센트 수준인데, 이마저도 하천, 계곡, 논 등이어서 전차의 기동에 극히 불리하다고 파악하고 있었다. 미군과 마찬가지로 소련군도 한반도 지형이 전차 운용에 제한이 많을 것으로 파악하였던 것이었다.

 

 

미소 모두 한반도의 지형이 전차운용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았다.

 

 

소련은 북한이 요구하였던 총 500대의 전차를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이런 부정적인 분석이 나오자 최종적으로 242대를 지원하는 것으로 정책이 바뀌었다. 또한 이를 집중하여 운용하기도 곤란하고 또한 그러한 방법이 효과적인 것도 아니라고 판단하여, 공급한 전차를 각 전방 사단의 화력 지원 수단으로 나뉘어 배치하도록 조치하였다.

 

 

 

북한군은 전차를 보병 부대에 나누어 배속하여 운용하였다.

 

 

 

독립 제대인 제105땅크여단이 편성되어 있었지만 보병과의 협동 작전을 주 임무로 하였고 훈련도 그렇게 하였다. 때문에 전쟁 초기 북한군의 전차 부대는 충격파의 역할을 하기보다 보병 지원 용도로 분산 운용되었다. 이런 점 때문에 특별히 필요하지 않은 곳까지 전차가 분산 배치되었는데, 이 점은 북한군의 치명적인 실수로 작용하였다. (계속)

 

 

 

 본 글은 "국방부 동고동락 블로그" 작가의 글로써, 국방부의 공식입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Trackbacks 0 / Comments 0

댓글 남기기

블로그 인기 키워드

Tistory Cumulus Flash tag cloud by requires Flash Player 9 or better.

링크

re_footerlink.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