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부럽지 않은 우리 부대 SNS!

 

 

 

 

 

군대도 다 사람 사는 곳이라고 했던가.

삭막할 줄만 알았던 군대 생활.

직접 겪어보니 정말로 사람들과 부대끼며 어울리는 곳이 군대였다.

후임 간 엄격한 위계질서와 감히 넘볼 수 없는 계급의 벽.

그 속에서도 사람 사이에 정()은 분명 있었다.

 

대부분이 그렇듯 나 역시 평범한 한국 남자 중 한명으로서 감정표현이 익숙지 않다.

너무나 서툴다.

나를 도와주는 선임에게,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내는 듬직한 후임에게, 그리고 늘 병사들을 아들처럼 생각해주는 간부님들께 고맙다는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더욱이 남자들끼리의 감정 표현은 왠지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그러던 중 우리 부대에 페이스북 부럽지 않은 소통의 창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검은베레비전 감사의 편지!

 

 

평소 고마웠던 사람에게 누가 썼는지 밝히지 않고도 고마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익명 게시판

 

연두색 바탕에 노란 포스트잇.

심플하다 못해 투박하기까지한 디자인의 게시판을 처음 봤을 때

우리 부대원들은 과연 이 게시판에 누가 쪽지를 붙이긴 할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부대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게시판은 마치 텅 빈 연병장처럼 아무 내용 없이 한동안 그렇게 외로이 벽에 걸려있었다.

 

역시나 시작은 대장님과 주임원사님이었다.

 

수송대를 사랑하여 감사합니다’, ‘수송대원들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그렇게 감사 편지 쓰기의 시작은 에서 시작됐다.

 

그렇게 며칠쯤 지났을까.

휑하던 게시판에 재미있는 쪽지들이 몇 개 눈에 띠었다.

그렇게 조금씩 쪽지들이 늘어나더니, 이제는 게시판이 제법 풍성해 보인다.

설마 했던 일이 사실이 된 것이다.

 

하루에 적어도 세 번은 지나는 행정반 앞 복도.

누군가 복도에 서서 쪽지를 쓰고 있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오고가다 보면 새로운 쪽지가 몇 개씩 보인다.

 

나 역시 게시판을 통해 고마운 몇몇에게 마음을 전한다.

쓰고 있는 걸 누군가에게 들키면(?) 조금 민망하니,

주로 불침번 근무 교대를 마치고 복귀하는 길에 하나씩 붙인다.

신속하게 적어서 아무도 안 볼 때 몰래 쓱 붙이고 가는 재미가 나름 쏠쏠하다.

한 후임은 쪽지를 몰래 붙이고 가려다 선임과 마주쳐 민망했다는 소소한 해프닝도 있고.

이름은 감사의 편지이지만 고마움의 표현만 오고 가는 것은 아니다.

 

 

 

부대원들을 격려하는 선임의 한마디, 부대원들에게 전하는 미안함 등 다양한 말들이 적혀나간다.

 

 

 

 

이렇게 답글도 달린다. 대장님이 쓰신 것 같다.

 

 

 

 

이름이 자주 언급된 경우 포상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 훈훈한 쪽지들 속에서 깨알 같은 웃음을 주는 쪽지도 있으니. 

 

 

 

 

누가 와서 쓸까 싶었지만, 그리고 쓴다고 누가 와서 볼까 싶었지만

작은 쪽지 하나 덕분에 힘든 군생활 중 웃기도 하고 위로도 받는다.

익명으로 쓰면서도 서로를 욕하거나 비방하는 내용 하나 없이

훈훈한 말들이 오가는 검은베레비전 감사편지’!

군대라는 곳이 그렇게 삭막한 곳만은 아닌 것 같다.

 

감사편지 게시판이 우리 부대 뿐 아니라 이웃부대에도 널리 퍼져 나간다면 참 좋을 것 같다.

, 물론 디자인은 좀 더 세련되게!!^^

 

 

 

 

Trackbacks 0 / Comments 3

  • 이드 2013.07.30 11:09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와... 생각지도 못했던건데... 역시 실생활에 계시는 분들은 다르군요. 그리고 뭔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ㅎㅎ

  • 정승현 2013.08.01 15:41

    단결! 13공수 수송대장 입니다.

    저희 부대를 잘담아주신 국방부 홍보팀분들 감사합니다.

    저희 특전사는 검은베레비전이란 목표아래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서 강한전투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대원이 멋진소식 전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 이현석 2013.08.15 10:36

    포스트잇의 접착력의 한계로 오래된 글들은 자연스럽게 삭제되고, 떨어지는 자리에 사부작사부작 새로이 올라오는 따뜻한 글들.. '감사'라는 말이 이렇게나 어울리는 소통의 창이 또 있을까요? ㅋㅋ 흑표부대 화이팅입니다!!! 수송가족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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