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사법고시를 합격했다고?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군대.
대개의 경우 대학교에 진학 후 1~2학년 사이에 주로 입대를 하게된다.

하지만 입대를 앞 둔 예비 군인들은 깊은 고민과 걱정에 빠진다.
군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부터 시작하여 부모님 걱정, 홀로 남겨둔 여자친구 걱정 등 머리속에 엉기는 복잡한 생각에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그 중 단연 빠지지 않는 고민거리가 있는데..
바로 '군대에 갔다오면 머리가 굳는다'는 강한 믿음(?)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는 학점, 영어점수, 각종 시험준비 등 그 어느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 2년동안 군대를 다녀오면 그 공백으로 인해 다른 여자 학우들과 비교했을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에 불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보란듯이 뒤집은 예비역이 있었으니..
그 어렵다는 사법고시를 군 복무중에 합격했다고 하여 한번 소개해보고자 한다.

<입대 결정, 그리고 다짐>

내 나이 스물여덟, 친구들은 회사에서 한창 일을 배우고 결혼을 준비하는 시기에 나는 아직도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이어진 일곱 번의 사법고시 낙제 끝에 마침내 불합격생의 서러움 '입대'가 찾아왔다.

주위의 많은 선배가 늦은 나이에 입대하려는 나를 격하게 말렸다.
좀 더 시간을 두고 공익근무요원 등 다른 방법을 찾아보라는 것이었다.
내 생각은 달랐다. 어차피 가야 할 군대라면 계속 미루기만 할 것이 아니라 빨리 해치우고 내 일에 집중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부하다 군대 가서 몇 년 손을 놓고 있다보면 머리가 굳는다는 괴담 아닌 괴담이 마음을 무겁게 하긴했지만... 군 복무 중에도 매년 일정 학점을 들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다는 소식을 접해 군대 내 세태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
나는 다소 무모할지언정 군생활 2년에 내 수험 생활의 승부수를 던져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절대 머리 굳어 나오지 않겠다고 말이다.


<본격적인 공부>

1. 야간 자율학습과 자투리 시간 활용
이등병에게도 매일 '연등'이라는 야간 자율학습 시간이 주어졌다. 몇 달간은 글자를 볼 일이 없겠거니 생각했으나 입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책을 잡을 수 있게 되었고, 이로써 공부 감각을 유지해나갈 수 있었다.

책을 챙겨 가지고 다니며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공부를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다. 사회에 있을 때와 달리 유흥의 유혹이 없었기 때문에 헤이해질 소지가 적었다.



2. 동료들의 배려
내무반 식구들도 늦은 나이에 훈련하랴 고시 준비하랴 고생한다며 심적으로 큰 의지가 되어주었다. 후임이지만 나이가 다섯살에서 열 살 정도 많고 운동 부족으로 체력적으로도 약해져 있던 내게 많은 배려와 도움을 주었고, 때때로 내게 물어오는 법 관련 질문들은 각종 상황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

3. 훈련을 통한 체력유지 
훈련이 고되기는 했어도 몸을 많이 움직이게 해주어 오히려 공부에 도움이 되었다. 입대 전 고시 생활을 할 때는 책에만 파묻혀있었지만 규칙적인 군생활 덕분에 늘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다.

 

 



4. 긍정적인 마인드
물론 군대라는 상황과 여건으로 인해 힘들고 불리한 점이 많이 있었다. 사회에서처럼 개인 시간이 늘 보장되지도 않았고 그 개인 시간마저 내 맘대로 쓸 수 없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훈련소 훈육관님이 해주셨던 긍정적인 생각 습관은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는 큰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5. 절실함
순간순간 불안해질 때마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힘이 되었다. 고시 준비하다 군대에 간 아들 걱정으로 하루를 나고 계실 어머니, 미래가 불확실한 남자 친구를 믿고 함께하고 있는 여자 친구를 생각하면 자투리 시간도 결코 소홀히 넘길 수 없었다. 그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씩 건네며 격려를 아끼지 않은 선임, 후임, 동기들 또한 큰 힘이 되었다.


<사법고시 합격>
선임 분대장을 통해 지휘관에게 내가 고시 준비생이라는 사실을 고하고 군복무 기간이었음에도 사법고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사법고시 7년차였던 나는 군대에서의 마무리 공부 끝에 상병 때 1차 시험을 합격하고 병장 진급 후 2차 시험에 연달아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후배들에게..>
군대 2년은 결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암흑의 시간이 아니다. 나는 이곳에서 시간의 소중함과 더불어 사회에서는 배우지 못할 많은 것을 배웠다.
입대 시기 문제 고민은 어떤 결정을 내리든 후회와 미련은 남게 마련이다. 다만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간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꼭 문이 열린다는 것을 내 경험에 비추어 말해주고 싶다.
뜻이 있으면 반드시 길이 있다
.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을 군대에서 배웠다」중에서...                        

 








 

Trackbacks 0 / Comments 5

  • 2011.10.18 13:31

    비밀댓글입니다

  • 김미홍 2011.12.17 11:24

    그 공간에서 공부를 해서 사법고시를 패스 했다는게 참 대단한것 같아요.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육체적 피로도 함께 있었을텐데..강한 의지가 뒷받침되어서 가능했겠죠.

  • eh 2015.06.02 21:09

    기사똑바로쓰세요 ㅡㅡ 7년공부 + 군대에서 공부=합격입니다
    군대에서 공부한것만으로 합격한거처럼쓰네

  • ㅇㅇ 2016.08.02 04:24

    왜이렇게 꼬였는지;; 군대에서 공부해서 어쨋든 합격했다는 그 자체만으로 대단한데

  • 이심철 2017.02.11 15:55

    우리 때는 상상도 못 할 일을. . . . . . .
    일병초반까지 공부라던가 얘기라도 꺼내면
    군생활 편하냐면서 난리도아니였는데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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