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생활 행동강령] 운전병이 '땡보'라고 불리울때는?

"기상입니다!"

불침번의 기상소리와 동시에 상황이 걸렸다. 분대장의 지시에 따라 군장을 싸고 각자의 맡은 임무를 처리했다. 어제 역할을 할당받을 대로 물자 분류했으며 차량에 시동걸고 소산지에 투입되는 등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상황이 어느정도 정리되고 난 다음 우리는 예정대로 차에 올라탔다.

혹한기 훈련지로 출발.

2톤반짜리 트럭짐칸에 탄 우리들은 아무말없이 훈련지로 도착할때까지 꾸벅꾸벅 졸며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 무슨일이 벌어질까..'

한시간 가량을 이동한 뒤에서야 목적지로 도착을 했다. 연대본부에서 훈련을 뛰는 인원은 대략 30명 남짓. 2대의 차량에서 내린 우리들이 처음으로 한일은 밥 먹기 였다.

"자자 밥먹고 빨리 텐트 쳐야되니까 3명은 밥 받으러 가고 나머지는 짐 내려라"

선임분대장의 한마디에 차에서 우루루 쏟아진 우리들은 짐을 내리기 시작했다. 가장 필요한 텐트 물품들을 우선적으로 내렸고 병장들은 텐트 칠 곳을 물색했다.

"어 저기가 좋겠네 야 다들 가서 돌맹이 치워라"

또다시 우루루 몰려간 우리들은 혹시나 밤에 등을 찌를 수도 있는 돌들을 치웠다.  평탄화 작업이 거의 끝났을 때 밥을 받으러 간 사람들이 돌아왔고 공터에 둘러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

가지고 온 밥과 반찬등을 보니 외관상으로 봤을땐 부대에서 먹던 밥과는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직접 먹어보니 맛이 영 아니었다. 밥은 질었고 반찬과 국들은 간이 맛질 않아 맹맛이었다.

그때 한 병장이 자신의 방독명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아 난 훈련때 이거 없으면 밥을 못먹겠더라"

그가 꺼낸것은 바로 맛다시.(밥에 비벼먹는 후리가케)

한봉지를 뜯어 밥에 뿌리더니 신나게 비비기 시작했다. 잘 버무려 졌을 때 한 숟가락을 퍼 입에 넣었는데 그렇게 맛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아.. 맛있겠다'

병장들은 맛다시를 포함한 한두가지 자신들의 반찬을 꺼내기 시작했다. 가장 많이 눈에 띄였던것은 맛김. 짬밥이 비리비리 한 우리들은 부러운눈으로 그 광경을 쳐다봤지만 볼 수록 내 앞에 있는 짬밥이 더욱 맛없게만 느껴질 것 같아서 시선을 밥에 고정한 뒤 꾸역꾸역 먹어댔다.

밥을 다 먹고 본격적으로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선임분대장의 지시에 파트별로 나뉜 우리는 일사천리로 텐트를 쳤다. 바닥재를 깔고 텐트기둥을 세웠고 양 모서리를 팽팽하게 당겨 땅에 고정시키는 것으로 기초공사가 끝났고 텐트 테두리에 보조기둥을 세운 뒤 줄을 이용해 바깥쪽으로 팽팽하게 당기는 것으로 텐트치는것이 마무리가 됐다.

"자 이제 모포 들여서 깔고 짐정리해"

군장이 실린 차량에 몰려가 짐을꺼내 텐트 내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평소 부대에서는 소수단위로 정비를 해 이렇게 단체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는데 훈련에 와서 명령에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텐트가 완성되고 우리는 내부로 들어갔다.

"와 이정도면 잘 쳤네! 좋아 다들 자리잡고 쉬어"

자신의 군장앞에 앉아 쉬고 있었는데 언제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지 벌써 점심시간이 됐고 또다시 부랴부랴 준비. 점심을 먹었다. 다먹고 나서 수송관이 텐트로 들어왔다.

"점심 먹었으니 졸립지?"

"네!!"

"언제 운행 생길지 모르니 낮잠이나 자둬!"

"네!!!"

다들 자리에 누워 오침을 잤다. 삼십분정도 자겠지 생각했던 오침.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깨울 생각을 안했다.

'왜 안깨우지?? 우리 그냥 이렇게 자는거야?'

그랬다. 연대본부에서 훈련을 뛰는 운전병들은 특별한 운행이 없는한 다른 보직들이 고생하고 있을때 이렇게 텐트에서 쉬며 운행대기를 했다. 아마 이런 모습을 보고 운전병이 땡보란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자대전입후 처음으로 운전병이 좋은보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Trackbacks 0 / Comments 1

  • 강미님ㅋ 2010.12.15 09:53

    ㅋㅋ 바싹 군기들어 있을 때 저렇게 자다가 시간이 막 지나면 자라고 했음에도 잠이 잘 안올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자는게 맞나 싶어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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