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생활 행동강령] 운전병이 '단독을 끊는다'의 의미는?



어제는 잠을 쉽게 이룰 수 없었다.


긴장반 설렘반. 내일이면 처음으로 운전을 하고 영 외로 나가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길을 익히기 위해 부사수로 따라 나가기에 운전대를 잡을 예정은 아니었지만 첫 운행을 나간다는 것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운전병은 야수교에서 면허를 땄다고 하더라도 길도 모르고 단독 운행이 가능한지 실력을 평가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바로 단독적으로 운행을 나 갈수 없는데 부식운행을 통해 단독운행 여부를 검증받게 된다.

페바(FEBA:Forward Edge of Battle Area, (최)전선, 주둔지. 일반적으로 한 연대의 3개 대대가 돌아가면서 GOP에 올라가 철책을 지키는데, GOP에 올라가지 않고 대기하고 있는 부대를 칭함) 부식운행은 연대본부에서 총 2대가 지원을 나가게 되는데 선두 차량에는 단독을 막 끊은 운전병과 선탑자(간부)가 탑승을 하고 뒤에 따라가는 차에는 단독을 끊어야 되는 초보 운전병과 그를 감독하는 베테랑 운전병 그리고 부식계원이 타고 가게 된다.

첫날에는 베테랑 운전병이 운행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부식운행의 루트를 숙지하고 그 다음날 부터는 직접 운행을 하며 베테랑 운전병에게 심사(?)를 받는다. 선두차량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운행이라 크게 어렵지는 않고 기본적인 실력을 평가받는다.

아침이 밝아 드디어 부식운행을 나가는 첫날.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아침을 먹은 우리들은 일찌감치 차량호로 올라와 기름을 받았다. 짬이 가장 안되는 난 양 손에 20L짜리 기름통을 들고 왔다갔다하며 부식차량에 기름을 채우고 서리를 제거 하는등 운행준비를 했다.


운행 준비중 가장 힘든 일은 바로기름 넣는 일이었다. 한겨울. 기름이 조금이라도 손에 닿으면 손이 깨질듯 차가웠는데 기름을 처음 날라보다 보니 출렁출렁 손을 비롯해 온몸에 기름이 튀어 온몸에서 휘발류 냄새가 가득했다.

'아 겨울에 기름만지니 손이 깨질것 같네..'
정비할때 만지던 DF, 구리스와는 다른 차가운 느낌이었다.

바람이 빠진 타이어는 없는지 확인을 해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모든 준비과 완료됐고 수송관님께 운행 신고를 했다.

"55호 운전병 ㅇㅇㅇ 입니다. 저는 ㅇㅇㅇ하사 선탑하에 부식수령 및 분출을 목적으로 하는 운행입니다. 오늘은 날이 쌀쌀해 길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최대한 안전, 방어운전 하겠으며..."

모든 운전병의 신고가 끝나고 선투차량에 선탑자가 타는것으로 운행이 시작됐다.

처음으로 영외로 나가는 느낌은 좀 오묘했다.

'외박때나 나갔던 이길을 군용차를 타고 나가니 느낌이 이상해.. 휴가, 외박이 아니면 절대 나갈 수 없는 길인데.. 이렇게 나오는게 쉽다니..'

차량을 타고 20분을 이동 해 부식분배소에 도착했다. 부식분배소에는 여러 부대에서 부식을 수령하기 위해 몰려든 차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차량에서 내린 우리 운전병들과 부식계원은 2개 대대와 2개의 독립중대의 부식(300인분)을 받아 차량에 싣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와 뭐가 이렇게 바쁘냐.. 운행나가면 먹는(일과를 편하게 하다,)다더니... 이건 뭐...'

짬이 안되는 난 김치, 우유, 고기 등등 무거운 음식들을 쉴새없이 날랐다.  부식을 모두 실었을 때 부식계원이 남는 특별 부식이라며 보름달 빵과 우유를 우리에게 나눠 줬는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노동을 하고 먹는 새참이란~'

10분정도 휴식을 하고 각 부대로 출발을했다. 이제 힘든일은 모두 끝난 것이었다. 각 대대 와 독립중대를 돌며 부식을 나눠 줬는데 부식분배소와는 다르게 차량을 대 놓기만 하면 취사병들이 나와 자기네들의 부식을 내렸다. 딱히 할일이 없던 우리들은 한곳에 모여 잡담을 나누거나 피엑스를 가서 자유를 만끽했다.

'운행나가면 좋다는 이유가 이거구나..'

그렇게 대대 마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을 대기하며 편한 시간을 보내고 오후 4시경 연대본부로 복귀 했다. 별것 한거 없는거 같았는데 일과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라 너무 기뻤다. 어제까지 했던 정비를 단독 끊을 때까지 안해도 된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다.

이제 다음날이면 처음으로 핸들을 잡게 된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Trackbacks 0 / Comments 7

  • 강미님ㅋ 2010.11.30 18:34

    겨울에는 기름이 차갑다는 말은 처음 듣네요 ㅎㅎ 신기신기

  • 겨울 2010.11.30 23:13

    군대에서 가장 혹독한 계절~

  • 전 수송분대장 2010.12.01 02:39

    흠...겨울철 유류에 손담그는 그고통...
    수송부인원,정비인원말고는 모르죠......완전 얼어터지는듯한.........
    나중보면 손끝,손옆날이 갈라터져서 심하면 피도나고....그리고 항시 손이갈라짐틈에는 기름때가...
    바세린을 떡으로 발라도 소용없다는...

  • 전 수송분대장 2010.12.01 02:39

    흠...겨울철 유류에 손담그는 그고통...
    수송부인원,정비인원말고는 모르죠......완전 얼어터지는듯한.........
    나중보면 손끝,손옆날이 갈라터져서 심하면 피도나고....그리고 항시 손이갈라짐틈에는 기름때가...
    바세린을 떡으로 발라도 소용없다는...

  • Favicon of http://200202202002@naver.com 흐미 2010.12.02 23:55

    힘들었겠당

  • 베스트 2010.12.10 04:31

    겨울엔 솔벤트나 경유에 손 담그는 게 정말 죽을 거 같음.. 거기에 손은 갈라지고 피나고.. 정말 운행나가기 전까진 그 연속.. 거기에 브레이크 정비할 때 사포로 브레이크 드럼 열심히 닥았는데 석면이나 안 마셨을지 걱정.. 솔직히 그런 것도 안전장갑 끼고 마스크[산업용]해야 하는데 정말 군대는 주먹구구라는 생각이.. 하기야 사격할 때도 개인귀마개 안 주니까...

  • Favicon of http://blog.naver.com/shegirl1004?47165 하이 2016.06.09 02:35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댓글 남기기

블로그 인기 키워드

Tistory Cumulus Flash tag cloud by requires Flash Player 9 or better.

링크

re_footerlink.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