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GOP부대에서 본 야생 멧돼지의 정체는 뭘까?




최전방 부대에 있는 야생 멧돼지들의 정체는 뭘까?

북한 땅을 바로 마주 보고 있는 최전방에 있는 부대들을 다니다 보면 항상 고요하면서도 긴장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오늘은 최전방 부대의 그런 긴장감 넘치는 모습 이면에 있는 어쩌면 순박하고 지극히 자연 친화적인(?) 모습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모든 군부대들이 그렇겠지만, 부대 주변에는 인적이 거의 드물다. 그 중에서 민통선 안에 있는 최전방 부대는 정말 사람의 모습을 보기 힘들다. 그런 인적이 드문 부대의 병사들의 특징은 모두들 얼굴 표정이 여유롭고 온화 하다는 것이다.




물론 경계근무나 작전을 할 때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작전 외적인 모습에서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없고, 또한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닫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주변 환경으로 인해서 마음이 비교적 여유로운 것 같다.

말 그대로 완전 '자연인'인 것이다.
 


 

전방부대의 전투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모습 이면에 있는 다소 평화로운 모습들 가운데 재미있는 장면을 봤다. 군부대 마다 있다는 '공포의 짬타이거'의 존재를 철책 선을 바로 앞에 두고 있는 최전방 부대에서도 확인 할 수 있었다. 아무리 긴장감 넘치고 경계가 삼엄한 전방부대라고 할지라도 '짬타이거'는 부대 여기저기를 활보하고 있었다. 

여기서 잠깐 군부대 짬타이거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군대에서도 아무리 잔반 남기지 않기를 강조하도라도, 식당에서 나오는 일정량의 음식물 쓰레기는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그런 잔반의 처리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부대에서는 일정량을 조리병 들이 부대에 있는 고양이들에게 준다.
그런 부대의 고양이들은 조금씩 군인들과 가까워지고 어느 순간 거의 부대원과 같은 행동들을 하기 시작한다. 더 이상 군인들을 보고 피하거나 숨지 않고 부대 곳곳을 아주 자유롭게 활보하고 다닌다. 
군대 밥을 속어로 '짬밥'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군대에서는 상하를 계급으로 나누지만, 같은 계급 사이에서 다시 상하를 나누기 위해 군대에서 얼마나 오래 있었냐로 구분을 하는데, 그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군대 밥을 얼마나 먹었냐로 따지게 된다. 
그래서 일반 병사들보다 오랜 시간 짬밥을 먹은 고양이들은 어느 순간부터 부대 병사들 사이에서 '짬타이거'로 불리며 나름 대접(?)을 받게 된다.


그런데 최전방 부대는 '짬타이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짬까마귀'도 있고 '짬맷돼지'도 있었다. 철책선 근처의 최전방 부대는 DMZ와 가까워서 그런지 평소에 보기 힘든 동물들을 간간히 볼 수 있었는데,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군인들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거의 같이 동거(?)를 하고 있었다. 물론 그들 동물과 군인들을 이어주고 있는 매개물은 다름 아닌 군인들의 잔반인 "짬'이었던 것이다.

부대 장병들의 식사시간 이후에 나온 잔반을 잔반통에 담아서 어느 장소에 놓자마자, 동물들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나타난 동물은 역시 날아 다녀서 그런지 모르지만 '짬까마귀'였다. 그러나 빨리 온 만큼 '짬까마귀'의 식사 시간은 얼마가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짬타이거가' 나타나고 말았다. 그러자 '짬까마귀'는 아쉬운 듯이, 물러나 먼 곳에서 고양이들의 식사모습을 우두커니 바라보고만 있는다. 일반 부대였으면, 더 이상의 경쟁자 없이 '짬타이거'들이 배부를 때 까지 먹었겠지만... 최전방 부대에서는 그들의 식사시간도 얼마가지 않았다.
갑자기 숲속에서 나무 가지 소리들이 나면서 뭔가 큰 물체가 나타난다.




그건 다름 아닌 요즘 보기 힘든 멧돼지였다. 비교적 귀여운 멧돼지 베이비들의 등장에도 '짬타이거'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후에 진짜 무시무시하게 생긴 큰 멧돼지가 등장했다.





더 이상의 경쟁자(?)들은 등장하지 않았다. 후방 부대에서는 '짬타이거'가 지존이라면 최전방 부대에서는 '짬멧돼지'가 지존이었다.

이 곳 병사의 말에 따르면, 멧돼지는 보기보다 굉장히 겁이 많고 순하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무리 잔반을 놓아두어도 겁을 먹어서 인지 좀처럼 나타나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언제 부턴가 조금씩 경계심을 풀고 짬을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보기보다 겁많은 멧돼지는 아직도 아무리 식사중이라고 할지라도 사람이 다가가면 도망 간다고 한다.




전방지역은 긴장감이 넘치는 가운데, 그 이면에 사람 냄새가 나는 어쩌면 전방 분위기와 잘 어울리지 않는 정겨운 모습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병사들은 서로 정말 가족과 같은 분위기로 오순도순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동료 들 뿐만 아니라, 야생의 배고픈 동물들을 챙길 만큼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나저나 군인들의 '짬'을 먹기 시작한 야생 멧돼지들에게 야생성이 아직 남아 있을지 조금은 의문이 든다.






Trackbacks 0 / Comments 9

  • Favicon of http://diner.tistory.com TOMMY LEE 2009.07.21 13:10 신고

    우와 어떻게 찍으셨대요.. 대단하세요..

  • Favicon of http://leeesann.tistory.com pennpenn 2009.07.21 14:35 신고

    멧돼지 정말 크네요~~

  • whtla 2009.07.21 15:46 신고

    야생 멧돼지는 잡식성입니다.

    즉, 사람고기도 먹습니다. 만만하게 친근하게 생각하지 마시길...

  • Favicon of http://beijinga4.textcube.com/ 북경A4 2009.07.21 16:14 신고

    우아...정말 오랜만에 보는...
    짬돼지... 짬고양이..^^
    전 강원도 고성 까치봉부대 13초소... ... 그 짬돼지들 잘 있으려나..ㅋㅋ

    • 22사단 2018.10.28 05:14 신고

      14년 고진동 26,27소초 입니다.. 13소초 총기난사사건이 일어난 곳에 계셨군요..

  • 2009.07.21 17:05

    비밀댓글입니다

  • 정겨운... 2009.07.21 21:14 신고

    잘 봤습니다...
    짬타이거, 짬까마귀, 짬멧돼지...
    재미있는 별명들이에요.***

  • 애옹애옹 2009.07.22 13:06 신고

    짬타이거 크흑.. 너무 귀엽다...

    그런데 왜 고양이는 타이거 인데 나머지는 그대로이름이죠?ㅋㅋ

    멋진이름좀 붙여주시길..

    까마귀는 "짬 이글스" 멧돼지는 .. "짬 버팔로"?ㅋㅋㅋㅋㅋㅋㅋ

  • 샤루루 2011.05.16 21:27 신고

    저기 철조망 그림에 T석 탑 돌이 왜 하단 1개 밖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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