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는 치약만 있으면 청소 완료? ‘군대 청소 백서’ 대공개

군대에서는 치약만 있으면 청소 완료?

‘군대 청소 백서’ 대공개



‘군대 간 아들들은 모두 효자(孝子)가 된다’는 말이 있죠. 20여 년 동안 함께 살던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다 보면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깨닫기 때문에 나온 말인데요. 장병들이 부모님, 특히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을 가장 절절하게 느끼는 것은 바로 ‘청소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입대 전 어머니가 청소해 놓은 깨끗한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기만 했던 장병들이 생활관부터 화장실까지 모든 청소를 직접 하다 보면 어머니에게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군대에는 ‘군 생활의 시작과 끝은 청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청소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밤새 사용한 침구류를 정리하고 아침 점호 후 병영 내 담당구역 청소를 시작으로 저녁점호 전 생활관 안팎 청소를 끝으로 긴 하루가 마무리되기 때문이죠. 특히 저녁 점호에서 실시하는 청소 점검을 통과하지 못하면 다시 한 번 청소를 해야 하는 아주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까닭에 청소시간에는 그 어느 때보다 분대장들의 눈초리가 매서워지곤 합니다. 군대에서는 단체생활을 하는 만큼 그 어느 곳보다 위생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한 사람의 위생상태가 불량할 경우 부대 전체에 질병을 생기게 하는 등의 영향을 미쳐 전투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철저한 분업화로 효율성 UP!

병영 내 청소법의 특징은 바로 철저한 분업화와 그에 따른 높은 효율성 추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각 장병들에게 담당 업무를 할당함으로써 청소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죠. 수십 명의 장병들이 생활하는 넓은 공간을 매일 청소해야 하기 때문에 철저한 분업화는 필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각 청소에 대한 노하우를 알아볼까요?


먼저 가장 쉬울 것 같지만 은근 난이도가 높은 분리수거입니다. 일명 ‘쓰분’으로 불리는 분리수거의 경우 무엇보다 사전 준비가 매우 중요한데요. 모두 분리된 쓰레기를 버리면 될 것 같지만 생각보다 분리수거가 잘 되어 있지 않습니다. 각 부대마다 마련된 분리수거장(혹은 쓰레기처리장)에서 다시 쓰레기를 나눈 뒤 버려야 하기 때문에 분리수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한편 생활관 한 켠의 정비실에서는 하루 종일 먼지에 뒤덮인 전투화 손질에 한창입니다. 전투화는 기본적으로 군 생활 중 2켤레가 보급되는데, 제대로 손질을 해주지 않으면 금세 상하기 때문에 꼼꼼한 관리가 중요합니다. 

전투화 손질은 먼저 큰 솔로 먼지를 털어준 후 구두약을 묻혀 ‘빛의 속도’로 솔질을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데요. 흔히 광을 낸다고 하죠. 원래 전투에서는 전투화에 광이 나면 위장에 방해가 될 수 있어 권장하지 않고, 또 최근 보급되고 있는 신형 전투화는 구두약으로 광을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특히 휴가나 외박을 나갈때 보다 깔끔하고 단정한 군인의 품위 유지를 위해 광을 내는 장병들이 많습니다.  이 전투화 손질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전투화 밑창과 연결된 부분은 세심한 손길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칫솔’로 구두약을 칠하면 더 잘 칠해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구두약으로 코팅을 해놓으면 더 오랜시간 방수 효과를 낼 수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침대/침상청소입니다. 요즘은 생활관 환경이 많이 개선되어 침상대신 침대 생활을 하는 곳이 늘었습니다. 장병들이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침상과 침대는 기본적으로 매일 먼지를 잘 털고 깨끗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침상은 꼭 물걸레질을 해야 합니다. 통풍이 잘 안 되는 전투화로 인해 발냄새가 심한 장병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하루만 물걸레질을 하지 않아도 악취가 밸 정도라고 합니다. 침대는 매트리스 끝 부분에 포단을 꽂아 잘 정돈을 합니다. 군대의 생명은 각! 포단이 삐져나오지 않도록 잘 정리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부대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포단이나 침낭은 장병들이 원할 때 세탁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개인 뿐 아니라 부대 전체의 위생을 위해 청소와 세탁을 게을리해서는 안되겠죠?


참고로 군대를 다녀온 장병들은 하나같이 치약의 놀라운 세정력과 항균력(?)을 극찬하곤 하는데요. 치약이 단순한 세면용품을 넘어서는 기적을 목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치약, 그 치명적인 매력 속으로! 만능 청소 용품, ‘치약’


군대 청소를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치약’입니다. 군대에서 치약은 단순한 세면도구가 아닙니다. 보급되는 치약의 잔여량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답니다. 사용되는 곳은 침상, 창틀, 창문, 화장실, 세면대, 소변기 및 대변기, 걸레 세탁 등 매우 광범위합니다. 

치약을 물에 풀어 사용하면 각종 찌든 때를 없애는 데 그만이고 창틀과 창문을 반짝거리게 만드는 것은 물론 소변기의 이른바 ‘황태(소변으로 누렇게 변한 부분) 제거’에도 탁월한 효능을 발휘합니다. 




특히 화장실 청소를 담당하는 장병들에게 치약은 그야말로 구세주와 마찬가지죠. 변기 청소부터 악취 제거까지 한 방에 해결해주는 치약에 대한 고마움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한편, 누렇게 변한 소변기를 청소하다 보면 매우 서글퍼지곤 합니다. 필자 역시 누렇게 변한 소변기를 솔로 문지르며 눈물 흘렸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한데요. 그래도 치약 덕분에 좀 더 수월하게 청소를 할 수 있었으니 이래저래 치약은 참 고마운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외에도 오래 사용해 새까매진 걸레를 빨 때 치약을 살짝 짜 넣으면 마치 새것과 같은 뽀얗게 재탄생되며, 장병들이 사시나무 떨 듯 두려워하는 ‘위생점검’도 치약 하나면 거뜬히 치러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치약은 그야말로 만능 청소용품인데요. 치약을 만든 제조사들조차 이러한 치약의 무궁무진한 효능을 예상 못 했을 것 같습니다. 




<올바른 군문화 만들기 캠페인>


병영 내 일본어 잔재 타파!



여러분은 ‘미싱’이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아마 많은 현역병들이 이 단어에서 추억을 떠올릴 텐데요. 재봉틀을 뜻하는 일본어인 미싱(mishin)은 그 본래 의미와는 달리 군대 청소를 대표하는 단어로 쓰입니다. 

군대에서는 모든 일과가 끝나고 책임 선임의 ‘미싱 하자’라는 한 마디에 본격적인 청소가 시작되는데요. 침상에 신발을 올리고 물을 뿌린 후 빗자루를 든 두 명이 물을 다시 밖으로 빼내는 ‘바닥 미싱’, 침상을 청소하는 ‘침상 미싱’, 생활관 구석구석 찌든 때를 제거하는 ‘치약 미싱’, 화장실 청소를 일컫는 ‘화장실 미싱’ 등 다양한 ‘미싱’이 존재합니다. 쉽게 말해 ‘미싱=청소’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여전히 남아 있는 병영 내 일본어 흔적이 그리 달갑지는 않습니다.   

미싱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우리나라 군대에서 사용됐는지는 불분명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병영 내에서 사용되고 있는데요. 반드시 바뀌어야 할 말이라고 확신합니다. 참고로 지난 2013년 실시된 국방홍보원의 <군 용어 순화 캠페인>에 따르면 미싱을 물과 걸레로 순화해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군대 청소의 생명은 ‘각’



마지막으로 군대 청소의 ‘마무으리’ 입니다. 이에 대한 대답은 ‘각’이라는 한 마디면 충분할 것 같은데요. 모포 및 전투복의 각에 따라 청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정도니 각의 중요성이야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대마다 이 각을 잡는 노하우가 따로 존재하는데요. 참고로 필자가 근무했던 강원도 철원군의 모 부대에서는 ‘샘터’라는 책을 이용한 각 잡기 방법이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일단 손으로 대충 모포에 각을 세운 후 샘터 책으로 다림질을 하듯 수차례 왕복하게 되면 손이 베일 정도의 ‘칼각’이 잡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과거에는 샘터의 역할을 하는 도구로 반합 뚜껑을 사용하기도 했다는데요. 혹시 반합 뚜껑을 사용해 칼각 잡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관물대에 걸린 전투복 역시 부대 마크가 나란히 정렬되게 정리해야 합니다. 자신이 속한 부대를 상징하는 마크인 만큼 어떤 것보다 깨끗하고 소중하게 다뤄야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많은 노하우와 경험이 필요한 ‘각 잡기’는 생활관 내에서도 제법 계급이 높은 선임들이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군대에서 청소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생활공간의 위생을 지킴으로써 장병들의 건강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자연히 청소야말로 군 생활의 기본수칙이 됩니다. 만약 입대를 앞두고 있는 예비 장병이라면 오늘 어머니를 대신해서 집안 청소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이 성큼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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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NO TRACKBACK / Comments 3

  • 여창재 2015.06.23 09:45 신고

    옛날 생각을 하게 해주는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 김상호 2015.06.29 15:31 신고

    글 중에 미싱이라고 표현된 부분은 일본말 미즈 마우시에서 온 것으로 물로 문질러 닦아내는 청소를 의미 합니다. 저의 군시절 옆 중대장님은 미신 하우스라고도 했고 고참들은 미숑호스라고 하여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무간지옥 2017.10.09 21:44 신고

    ㅋ 개공감.....특히 막내때 청소시간에...
    나는 언제 젤 선임처럼..부대마크 각만 잡고 끝내는 시기가 오나했는데..벌써 민방위 끝나가네 젠장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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